잊어서는 안 될 '알제리 참사'... 8년 전과 너무도 비슷한 분위기 [월드컵 현장]

도하(카타르)=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11.26 14:37 / 조회 : 5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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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알제리에 2-4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는 선수들. /AFPBBNews=뉴스1
[도하(카타르)=김명석 기자] 한국축구 역사에 이른바 '참사'로 분류되는 경기 중 하나는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알제리전이었다.

당시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57위였던 한국은 19위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첫 고비를 넘겼다. 조별리그 2차전 상대였던 알제리는 대회 전부터 한국의 '1승 제물'로 불리던 팀이었다. 알제리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쌓으면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당시 홍명보호는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 이스타지우 베이라 히우에서 열린 경기에서 알제리에 2-4 완패를 당했다. 전반에만 무려 3골을 내주며 0-3으로 뒤진 채 후반을 시작했다. 후반 손흥민과 구자철의 만회골이 터지긴 했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결국 분위기가 꺾인 한국은 최종전 벨기에전에서도 져 1무 2패로 탈락해 씁쓸한 귀국길에 올랐다.

굳이 한국 축구의 쓰라린 기억을 되새기는 이유. 벤투호의 행보나 한국축구를 둘러싼 분위기가 8년 전 당시와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4일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겼다.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대등하게 싸우면서 귀중한 승점 1점을 쌓았다. 좋지 못한 여론 속에 월드컵 무대에 나선 홍명보호가 러시아전 무승부로 여론을 바꿨듯, 벤투호 역시도 대표팀을 향한 우려를 불식시킨 첫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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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손준호(오른쪽)가 24일 우루과이전에서 페데리코 발베르데를 향해 태클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공교롭게도 2차전 상대는 대회 전부터 한국의 1승 제물로 여겨졌던 가나다. 8년 전 알제리전을 앞둔 분위기와 비슷하다. 알제리와는 달리 이번 상대인 가나는 FIFA 랭킹이나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우위로 평가받지만, 2차전만 승리하면 16강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이 부풀어 있는 건 마찬가지다.

우루과이전 무승부로 들뜬 분위기, 가나의 전력을 과소평가하는 흐름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8년 전 알제리 참사를 교훈으로 삼아 방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당시의 아픔을 경험했던 손흥민(토트넘)이나 김영권(울산현대), 김승규(알샤밥) 등 베테랑들의 역할이 특히 중요해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철저한 전력 분석 역시도 필수적이다. 집요하게 파고들 만한 상대의 약점을 찾는 것만큼이나 가나 강점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가나와 포르투갈전을 지켜본 뒤 "이 경기 또한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준비를 더 단단히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는 송민규(23·전북현대)의 말은 그래서 더 다행스럽다. 8년 전 참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나아가 16강 진출을 위한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선 벤투호 모두가 품고 있어야 할 마음가짐이다.

한편 가나전은 오는 28일 오후 10시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앞서 우루과이전과 시간도, 경기장도 같다. 한국은 승점 1로 포르투갈(승점 3)에 이어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가나전 결과에 따라 조 1위로 올라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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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우루과이전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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