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영, 첫 등판서 5이닝 1볼넷+8K... 호주에서 '오타니'로 거듭난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11.1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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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영의 투수(왼쪽)-타자 프로필. /사진=질롱 코리아 제공
호주프로야구(ABL) 질롱 코리아에 합류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장재영(20·키움)이 첫 등판에서 깜짝 쾌투를 펼쳐 다음 시즌에 대한 전망을 밝게 했다.

장재영은 12일(한국시간)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린 2022~23시즌 ABL 1라운드 멜버른 에이시스와 원정경기에서 질롱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1회말 2사 후 2루타를 맞으며 위기를 맞았지만 장재영은 아웃카운트 3개 중 2개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했다. 이어 2회에는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준 후 포수 김기연(LG)의 포일로 주자를 2루까지 내보냈다. 그러나 주자를 견제구로 잡아낸 뒤 연속 삼진을 솎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장재영의 위기관리능력은 3회에도 이어졌다. 선두타자 조지 카릴에게 제구가 되지 않으며 몸에 맞는 볼을 내줬고, 다음 타자 재러드 크루즈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무사 1, 2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변화구의 위력을 앞세워 2연속 삼진을 잡았고, 대릴 조지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이후 장재영은 큰 위기 없이 5회까지 던졌다. 2이닝 동안 크루즈의 몸에 맞는 볼(5회)을 제외하면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다. 장재영은 팀이 2-0으로 앞서던 6회말 시작과 함께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음 투수 이승관(한화)이 6회 2실점을 기록, 장재영이 승리투수가 될 기회는 날아가고 말았다. 승부치기까지 간 경기는 13회초 김주성(LG)의 2타점 적시타로 5-3으로 질롱이 앞선 상태에서 비로 인해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이날 장재영은 5이닝 2피안타 3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78구 중 50구를 스트라이크로 꽂으며 고질병인 제구 불안을 떨쳤다. 위력적인 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을 섞어 멜버른 타자들을 요리했다. 경기 초반 위기를 자초하기는 했으나 구위를 앞세워 막아냈다.

장정석(49) KIA 단장의 아들인 장재영은 2021시즌을 앞두고 키움에 1차지명된 선수다. 당시 구단 역대 최고인 9억 원의 계약금을 받아 화제가 됐다. 시속 155km를 넘는 강력한 패스트볼에 타격 재능까지 겸비해 덕수고 시절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장재영은 2시즌 동안 1군에서 31⅔이닝을 던지며 35개의 4사구(볼넷 31개, 사구 4개)를 내줬다. 이닝당 1개가 넘는 비율이었다. 공은 빨라도 제구가 흔들리니 타자를 요리할 수 없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도 42이닝 54탈삼진 44볼넷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삼진 아니면 볼넷' 투구를 이어갔다.

장재영에게 질롱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실전 경험을 쌓으며 선수로서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팀의 배려도 있었다. 이병규(48) 질롱 감독은 "장재영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선발로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장재영은 이번 시즌 타자로도 나설 예정이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같은 '이도류'(투타겸업)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질롱 측은 "장재영은 투구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타자로도 나선다"고 밝혔다.

입단 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장재영. 그러나 호주리그 첫 등판부터 희망을 보이면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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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장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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