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스포츠 예능 붐, 이젠 옛말..힘 잃은 '블루칩' [최혜진의 혜안]

최혜진 기자 / 입력 : 2022.09.0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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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때리는 그녀들 /사진= SBS
여성 스포츠 예능 붐도 이젠 옛말이다. 한때 방송가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던 소재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여성 스포츠 예능은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이다. 지난해 2월 설 특집 파일럿으로 시작한 '골때녀'는 당시 1회 시청률 8.4%, 10.2%(닐슨코리아, 이하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정규 편성에 안착했다.


'골때녀'는 축구에 진심인 그녀들과 대한민국 레전드 태극전사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건강한 소모임이다. 인기 요인은 진정성이었다. 특히 축구를 사랑하고 진심을 다하는 모습들로 큰 사랑을 받았다. 시청률 성적도 안정적이었다. 정규 편성 후 평균 7%대의 시청률을 이어왔다.

그러나 곧 위기가 닥쳤다. 지난해 말, 일부 방송 장면에서 전·후반부 순서를 교차 편집한 사실이 드러나며 조작 논란에 휘말렸다. 논란의 여파는 컸다.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흔들리며 시청자들은 등을 돌렸다. 제작진들도 대거 교체됐다. 당시 책임 프로듀서 및 연출자가 바뀌는 등 제작팀이 재정비됐다.

논란 이후 시청률은 조금씩 하락 중이다. 7%대를 유지하던 시청률은 5월 기준 6%대로 떨어졌고 8월에는 5%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에서야 시청률이 소폭 상승하며 6% 중후반대를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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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체부, 씨름의 여왕 /사진=JTBC, ENA·tvN STORY
'골때녀' 인기에 편승하며 등장했던 스포츠 예능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골때녀' 화제 이후 방송가들은 너도나도 여성 스포츠 예능을 선보였다. MBC '컬링퀸즈', JTBC '언니들이 뛴다-마녀체력 농구부'(이하 '마체부'), ENA·tvN STORY '씨름의 여왕' 등이 그 예다.

1월 31일 파일럿으로 선보인 '컬링퀸즈'는 배우, 아나운서, 프로 골퍼, 코미디언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여성 스타들이 각 팀의 명예를 걸고 펼치는 국내 최초 여성 셀럽 컬링 리그다. 그러나 여정은파일럿 2회로 그쳐야 했다.

JTBC는 '마체부'로 여성 스포츠 예능 제작에 도전했다. 2월 첫 방송된 '마체부'는 각양각색의 이유로 운동을 멀리했던 운동꽝 언니들의 생활체육 도전기다. 처음 3.3%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던 '마체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순식간에 0%대 시청률로 하락한 '마체부'는 결국 4개월 만에 종영했다.

현재는 '씨름의 여왕'만이 고군분투 중이다. 7월 19일 첫선을 보인 '씨름의 여왕'은 0.8%(ENA·tvN STORY 합산)로 시작을 알렸다. 지난달 16일 1.2%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같은 달 30일 다시 0.9%로 하락했다.

처음 여성 스포츠 예능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남성 위주였던 스포츠 예능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았다. 또한 여성들이 보여주는 운동에 대한 열정과 진심이 시청 포인트로 다가왔다.

그러나 화제는 일시적이었다. '골때녀'는 조작 논란으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후 비슷한 포맷의 방송들이 등장했지만 좀처럼 이목을 모으지 못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신선하지 못한 설정들이 실패 요인이었다.

부진에도 불구하고 여성 스포츠 예능의 여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발걸음을 계속 내딛는 한 쇄신의 기회는 많다. 과연 '골때녀'와 '씨름의 여왕'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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