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 재발견..입소문 제대로 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안윤지의 돋보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2.07.09 09:00 / 조회 : 2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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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ENA
ENA채널 개국 공신이나 다름없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입소문을 제대로 탔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 이하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다. 지난달 29일 첫 방송 당시 시청률 0.9%를 기록했다. 이후 2회 1.8%, 3회 4.0%, 최근 회차인 7일 4회는 5.2%로, 시청률 급상승을 보였다.(닐슨코리아 제공) 또한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는 시청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우영우'의 시청률 상승으로 인해 제작사인 에이스토리의 주가도 오르고 있다. 8일 기준 에이스토리의 주가는 전일 대비 13.96%(3,000원)가 상승해 27,400원에 거래됐다. 시청자들의 박수도 이어지고 있다.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장애인을 향한 동정이나 선입견을 제외한 '우영우'는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는 평이다. 또한 드라마 자체의 톤도 따뜻하고 힐링을 안기기 때문에 호평과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렇듯, '우영우'가 흥행 조짐을 보이는 이유가 여럿 있다. 첫 번째는 자폐를 다루는 시선이다. 자폐스펙트럼은 '굿닥터',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 드라마에서 이미 언급된 바 있다. 특히 최근 작품인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선 자폐스펙트럼, 발달장애 3급의 고기능 자폐인 문강태(김수현 분) 친형인 문상태(오정세 분)가 화제를 모았다. 문상태는 극 중 정신병원을 다니면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 그림을 잘 그려 동화 삽화 작가로 취업해 자신만의 길을 가기 시작한다. 문상태가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장애인의 성장을 그려낸다면 '우영우'는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장애인이 어떻게 사회에 녹아 들어가는지를 보여준다.

극 중 우영우는 변호사로 취직해 로스쿨 동기인 최수연(하윤경 뷴)을 만난다. 최수연은 우영우를 보고 "어설픈 모습에 도와주면 어느새 쟤는 1등이고 나만 뒤처진다"라고 말했다. 이 말의 속뜻은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마냥 도움을 받을 대상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온전히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를 증명하듯, 우영우는 사건을 직접 해결해 나아간다. 어릴 적 함께 살던 할머니의 고소 사건부터 친구 동그라미(주현영 분) 부친의 사기 사건 등까지 거침없다.

또한 고난을 겪기도 한다. 서울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해도 자폐가 있단 이유로 오랫동안 취업을 못하고, 변호사가 돼도 자폐인이란 시선은 여전하다. 길을 가다가 모르는 사람에게 불쾌한 응원을 받는다. 특히 우영우는 자신을 향한 시선을 인정하고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는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려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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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송 캡처
'우영우'의 스토리를 빛내는 건 주연인 박은빈의 연기력이다. 간혹 장애를 연기하는 배우들은 일부러 과장된 모습을 보인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안기기도 한다. 박은빈은 오히려 행동이나 감정을 절제하고 인물보단 상황을 극대화한다. 그래서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천재성을 부각시키기 보단 우영우란 캐릭터를 각인시킨다. 실제로 박은빈은 제작발표회를 통해 "사실 내가 가장 먼저 했던 건 미디어 매체를 통해 구현된 적이 있는 걸 모방하고 싶지 않았다. 실존 인물이나 캐릭터를 은연 중에 기억하고 잘못된 접근을 하게 될까봐, 내가 연기하면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게 될까봐 신중을 기해야 했던 작업이었다"라며 "모두가 불편함이 없도록 치열하게 심사숙고한 부분들이 대본에 있었다. 최대한 구체화하려고 노력했다. 또 자폐 스펙트럼 전문 자문 교수님도 대본을 보셨다. 적정선을 찾아서 합의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한 바 있다. 치열하게 만들어진 박은빈의 연기는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강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건 영화 '증인'(연출 이한)이다. '증인'은 민변 출신의 대형 로펌 변호사 순호(정우성 분)가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 분)를 증인으로 세우기 위한 과정을 그린다. '증인'을 본 영화 관람객들은 '우영우'를 보면 반가움을 느낄 것이다. '우영우' 1회에서 보인 분위기, 우영우의 방 등은 '증인'의 주인공 지우(김향기 분)를 닮은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우영우'를 연출한 유인식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영화 '증인'에서 지우가 엄마에게 '나는 변호사는 되지 못할 거야 자폐가 있으니까. 하지만 증인은 될 수 있을 거야'라고 대사를 한다. 그 대사를 쓴 작가님이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 이야기를 썼다. 이 드라마가 최선을 다해서 마련한 대답이다. 그 대답이 가치 있는 이야기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확실히 '우영우'는 '증인'의 확장판으로도 볼 수 있다. 증인으로 밖에 설 수 없었던 지우가 변호사 우영우로 성장해 그려질 앞으로의 스토리가 기대된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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