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대투수가 아니죠" 양현종 자부심, 타이거즈 신인왕도 똑같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7.04 17:52 / 조회 : 1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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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사진=KIA 타이거즈
"다 느끼시지 않나요? 팬분들처럼 저도 똑같아요. 선배님 대단하다는 것. 괜히 대투수라 불리는 게 아니죠."

다친 것 같고, 무너진 것 같은데 별말을 안 한다. 마운드로 다시 뛰어 올라가 공을 던질 뿐이다. 그런 에이스 양현종(34)에게 타이거즈 팬들은 자부심을 느낀다. 뒤편에서 바라보는 '2021년 신인왕' 이의리(20·이상 KIA 타이거즈)의 마음도 여느 타이거즈 팬과 다르지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 '베스트 12' 명단을 4일 발표했다. 팬 투표(70%)와 선수단 투표(30%)를 합산한 점수로 선정된 이번 베스트 12는 코로나19로 2년 만에 열리는 올스타전인 탓에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이 이어졌다.

가장 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은 올스타는 양현종이었다. 전체 팬 투표에서 유효표 264만 8888표 중 가장 많은 141만 3722표를 받았다. 올스타 팬 투표 중 투수 포지션에서 최다 득표 선수가 나온 것은 지난 2013년 웨스턴 LG 봉중근 이후 역대 2번째로 투수 포지션이 세분화된(선발, 중간, 마무리) 2013년 이후 최초로 선발투수가 팬 투표 최다 득표의 영광을 안게 됐다.

압도적인 득표의 이유로는 인기 팀 KIA와 KBO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라는 상징성, 소속팀의 호성적 등이 꼽힌다. 하지만 인기 팀의 대표 에이스라는 위상도 지금의 팀 성적도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양현종은 4일까지 16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2.72, 96이닝 74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최다 이닝 7위로 그보다 많이 던진 국내 투수는 101⅔이닝의 고영표와 100이닝의 소형준(이상 KT)뿐이다. 헤드샷으로 2⅔이닝으로 퇴장당한 5월 13일 잠실 LG전이 아니었다면 양현종 역시 그들처럼 100이닝을 넘었을지 모를 일. 지금 페이스로만 가도 양현종은 시즌 종료 시점에서 30경기 179⅔이닝을 소화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정민태(52)와 함께 보유 중인 '7년 연속 170이닝' 기록을 8년 연속으로 자동 경신해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또한 지난 4월 14일 광주 롯데전에서는 2000이닝을 돌파한 최연소 투수(만 34세 1개월 13일)가 됐고 현재 KBO리그 역대 최다 이닝 6위(2082이닝)에 올라와 있다. 부상, 부진 등이 있었음에도 프로 16시즌 간 에이스로서 책임감을 갖고 달려온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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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사진=KIA 타이거즈


지난달 29일 고척 키움전은 '에이스' 양현종의 책임감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날 양현종은 두 번의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3회말 2사 이정후의 강습 타구가 왼손을 스치고 지나갔고, 4회말에는 송성문의 내야 안타 때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다 왼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꼈다. 이쯤 되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해도 이상하진 않은 상황. 하지만 양현종은 내려오지 않고 102개의 공을 던지며 결국 7이닝을 소화했다.

쓰러지지 않는 에이스 덕분에 KIA는 외국인 투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도, 7연패에도 포스트시즌 진출권인 5위에 올라와 있다. 김종국 KIA 감독으로서는 양현종에게 휴식을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그러나 선수의 의지가 강해 쉽지가 않다.

양현종은 키움전 등판을 마치고 "감독님은 내게 계속 휴식을 주고 싶어 하신다. 하지만 아직은 던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현재 아픈 데도 없고 오히려 10일 쉬다 오면 밸런스적인 문제가 있을 것 같다. 또 현재 선발진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나까지 빠져 버리면 타격이 클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은 것"이라고 소신 발언을 했다.

물론 양현종도 선발진이 안정되면 후반기에는 휴식을 받아들일 의사가 있다. 그는 "팀을 위해 빠질 수 있다. 내 성적이 좋지 않거나 부상이 있다면 당연히 빠져야 한다"면서도 "내가 선발 등판할 때 우리 선수들이 '이 경기만큼은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런 의지를 나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꾸준히 30경기 이상 나가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싶다"고 욕심을 냈다.

책임감 있는 에이스의 모습은 팀에 힘을 실어주고 차세대 에이스에게도 목표가 된다. 같은 날 이의리는 "그렇게 아프다는 말이 나와도 우리에겐 '(양)현종 선배는 6~7이닝을 던진다'는 믿음이 있다. 더그아웃에서도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다른 형들은 현종 선배의 강한 책임감을 오랫동안 봐왔고 (어린) 우리도 익숙해지고 있다. 선배님의 그런 모습이 선수들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가져다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 투수라면 다들 이닝을 길게 끌고 가 팀 승리에 도움이 되고 싶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아직 부족해서 (양)현종 선배처럼 안 되는 것 같다"면서 "그래도 앞으로 발전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보다는 나아진 것 같아 만족하고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해내려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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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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