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스튜디오스 설립과 전망..韓콘텐츠산업 새 바람 될까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2.04.0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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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이 새로운 콘텐츠 스튜디오 CJ ENM 스튜디오스(STUDIOS)'를 신설한다.

CJ ENM은 5일 자본금 700억 원 규모의 'CJ ENM 스튜디오스'를 신설하고 하용수 CJ ENM 성장추진실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CJ ENM이 엔더버 콘텐트 인수와 함께 발표한 제2 스튜디오 설립 추진을 5개월여만에 확정한 것이다.


이로써 CJ ENM은 2016년 설립한 스튜디오드래곤, 최근 인수한 미국 엔데버 콘텐트와 신설 CJ ENM스튜디오스로 멀티스튜디오 삼각편대 체제를 갖추고 글로벌 콘텐츠 강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용수 CJ ENM스튜디오스 대표는 2009년 CJ 그룹에 합류해 CJ 경영전략실장을 거쳐 2018년부터 CJ ENM 경영지원실장과 성장추진실장을 역임하며 경영전략 및 M&A 업무 등을 담당했다. 업계에서는 하용수 대표와 더불어 유명 감독이 공동 대표를 역임, CJ ENM스튜디오스 각 제작사들의 입장들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실 CJ ENM스튜디오스는 설립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해 여름 가칭 스튜디오타이거라는 이름으로 CJ ENM의 새로운 스튜디오가 설립된다는 풍문이 나돌았다. 풍문과는 별개로 CJ ENM이 여러 영화 제작사, 드라마 및 예능 제작사들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CJ ENM이 스튜디오드래곤에 이어 제2스튜디오 설립을 본격화한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CJ ENM이 2019년 11월 인수한 본팩토리를 중심으로 제2 스튜디오 산하에 윤제균 감독의 JK필름, 나영석PD 사단이 설립한 예능 프로그램 제작사 에그이즈커밍, 박찬욱 감독의 모호필름, 전지현의 문화창고, 김용화 감독의 블라드스튜디오, 최동훈 감독의 케이퍼필름, 용필름, 무비락, 애니메이션 제작사 밀리언볼트, 엠메이커스, 지티스트, 화앤담픽쳐스 등을 포함할 것으로 내다봤다. 본팩토리는 지난해 1월 엔더버 콘텐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추진, 일찌감치 큰 그림을 그려왔다.

CJ그룹은 지난해 10월 'CJ ENM STUDIOS'라는 상표권을 출원하며 제2 스튜디오 설립을 차곡차곡 준비해왔다. 당시 해당 상표권 설명에 '드라마, 애니메이션, TV시리즈 제작'이 첨부됐기에 CJ ENM스튜디오스가 관련 사업을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때마침 CJ ENM이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다는 풍문도 제기되면서 제2 스튜디오가 설립하면 SM엔터테인먼트까지 포함되는 거대 스튜디오가 탄생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많았다. 증권가에 제2 스튜디오 5조원 상장설이 파다했기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까지 염두에 뒀다는 설이 상당했다.

하지만 CJ ENM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설이 여러 사정 끝에 사그라들었고, 그와 별개로 CJ ENM은 11월 엔데버 콘텐트 인수와 함께 물적분할을 통한 신설법인 추진을 공식화했다. CJ ENM의 후계 구도까지 염두에 둔 제2 스튜디오 설립은 공식 발표와 함께 탄력을 받는 듯 했으나 곧 여론과 주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콘텐츠 사업의 주요 부문을 물적분할로 떼어낼 경우 CJ ENM의 일반 주주 가치는 훼손되는 반면 대주주만 이익을 보게 된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던 것. 마침 LG화학 등의 물적분할로 개미주주들의 원성이 상당했던 터였다. 대선 기간이라 정치권에서도 대기업의 물적분할을 예의주시했다.

이 같은 반대 여론에 CJ ENM은 2월 공시를 통해 "물적분할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 규제 환경 변화 등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바 스튜디오 설립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재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지난 3월 CJ ENM은 신규 스튜디오 설립을 현금출자 형태로 결정했다. 사업 부문도 '예능,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OTT 플랫폼 중심의 스크립트 및 논스크립트 콘텐츠 제작' 및 '웹툰·웹소설 포함 원천 IP 개발 및 콘텐츠 컨버전스'으로 바꾸었다.

이런 까닭에 CJ ENM스튜디오스는 출범 이후 단기적으로는 티빙을 비롯한 국내외 OTT플랫폼을 겨냥한 콘텐츠를 기획개발하고 제작할 것으로 보인다. 웹툰, 웹소설 등을 포함한 원천 IP를 확보해 엔데버 콘텐트와 협업도 예상된다. CJ ENM이 경기도 파주에 설립 중인 국내 최대 21만2883㎡(축구장 32개) 규모로 대규모 세트장인 'CJ ENM 콘텐츠 스튜디오'도 향후 CJ ENM스튜디오스와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CJ ENM스튜디오스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점에서 한국 콘텐츠 산업에 상당한 반향이 예상된다. 원스톱 제작 구조와 글로벌한 플랫폼을 통한 유통 시스템까지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과연 CJ ENM스튜디오스가 6일 기준 시가총액 2조 7043억원의 스튜디오드래곤 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 한국 콘텐츠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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