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 대학 선수들이 5일(한국시간) 우승을 차지한 후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2008년 이후 14년 만에 미국 대학농구 정상에 오른 캔자스 대학은 사실 2년 전에도 NCAA 우승이 유력했었다. 당시 캔자스 대학은 정규시즌 28승 3패를 기록해 토너먼트 우승을 기대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대회가 열리지 않아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전통적으로 실력에 비해 토너먼트 우승 숫자가 적다는 평가를 받았던 캔자스 대학의 징크스가 계속되는 듯했다. 하지만 캔자스 대학은 2021~2022 시즌 전열을 재정비해 34승 6패라는 좋은 성적을 냈고 결국 토너먼트 우승까지 차지했다.
캔자스 대학의 우승 뒤에는 빌 셀프(59) 감독이 있었다. 지난 2003년 캔자스 대학에 부임한 셀프 감독은 팔색조 같이 변화무쌍한 수비 전술로 정평이 나 있는 농구 전략가다. 그는 2017년 농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 2021년 캔자스 대학과 종신계약을 맺었다.
제임스 네이스미스가 작성한 농구 규칙 원본. /AFPBBNews=뉴스1 |
캔자스 대학 농구의 역사는 농구를 발명한 제임스 네이스미스(1861~1939)에 의해 시작됐다. 네이스미스는 1891년 매사추세츠주 스프링필드에 위치한 YMCA(기독교청년회) 트레이닝 센터에서 겨울철 실내 스포츠 농구를 발명했다. 이후 네이스미스는 1898년 캔자스 대학에 부임해 같은 해 농구부를 창설했다.
이후 1907년까지 캔자스 대학 농구 감독을 지낸 네이스미스는 55승 60패의 성적을 남겼다. 이는 지금까지 캔자스 대학 농구 감독 가운데 유일하게 승리보다 패배가 많은 저조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네이스미스는 캔자스 대학을 미국 대학 농구 정상으로 이끌게 되는 제자 포그 앨런(1885~1974)을 키워냈다.
명장 앨런의 지도 아래 캔자스 대학은 1952년 대학 역사상 최초로 미국 대학 농구 패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왕조를 꿈꿨던 캔자스 대학은 1953년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앨런 감독은 1956년 훗날 NBA(미국프로농구) 무대에서 한 경기 100득점을 기록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농구 유망주 윌트 체임벌린(1936~1999)을 영입했다.
하지만 캔자스 대학은 1957년 토너먼트 결승에서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 세 차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53-54로 석패했다. 당시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은 '득점 기계'였던 체임벌린을 막기 위해 세 명의 수비수가 마크하는 '트리플 팀' 수비전법을 펼쳐야 했다.
캔자스 대학 농구장인 앨런 필드하우스 전경. /AFPBBNews=뉴스1 |
농구를 통해 캔자스 대학을 전국적으로 알린 앨런 감독을 기념하기 위해 캔자스 대학 농구장은 앨런 필드하우스로 명명됐다. 이 경기장 코트 표면에는 농구 종목을 발명했으며 캔자스 대학 농구부도 창설한 네이스미스의 이름이 선명하게 아로새겨져 있다.
이종성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