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랍게', '자백' '노무현입니다' '너에게 가는 길' 잇는 JIFF 화제작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2.03.0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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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선의 위안부 다큐멘터리 '보드랍게'가 관객들의 차분한 호응과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 달 23일 개봉한 여든둘 왈패 순악 씨의 삶을 오롯이 담아내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보드랍게'가 꾸준한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보드랍게'는 박문칠 감독의 세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로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상과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아름다운 기러기상을 석권하며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보드랍게'는 기존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수많은 작품들을 경유해 보다 새로운 시선으로 대중에게 덜 알려진 새로운 얼굴을 소환하고, 새로운 방식의 접근을 통해 동시대와 호흡하는 현재의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주인공 김순악을 단순한 '피해자' 프레임으로만 가두지 않고, 삶을 입체적이고 통시적으로 조명해 여성 김순악의 20세기 과거와 21세기 동시대 여성들의 현재가 스크린에서 연결되어 교감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나아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역사와 우리 시대 다양한 여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직조해가며, 21세기 '여성'에 대한 시대적 화두를 보다 깊고 새롭게 제시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보드랍게'는 '자백' '노무현입니다' '너에게 가는 길'에 이어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발굴한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과 넷팩(NETPAC) 상을 동시에 수상하여 화제를 모은 최승호 감독의 '자백'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는 탈북한 공무원 유우성 씨가 국정원에 의해 간첩으로 내몰린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며 3년간의 끈질긴 추적 끝에 완성됐다. 언론인 출신 감독의 진실을 향한 용기 있는 시도에 14만 관객의 지지를 얻었다.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전회 상영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호응을 받은 이창재 감독의 '노무현입니다'는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정당 최초로 국민경선제를 실시해 정계에 파란을 일으킨 새천년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국회의원, 시장선거 등에서 번번이 낙선했던 만년 꼴찌 후보 노무현이 2002년 대한민국 정당 최초로 치러진 새천년민주당 국민경선에서 대선 후보 자리까지 오르는 드라마틱한 과정을 생생하게 되짚으며 신선한 관점과 섬세한 연출로 휴먼 다큐멘터리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았다. 전주국제영화제 전석 매진에서 시작한 뜨거운 열기는 극장까지 이어져 185만 관객이라는 경이로운 관객 수를 달성했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변규리 감독의 '너에게 가는 길'은 국내 성소수자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활동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생의 황혼기에 자녀들의 커밍아웃을 마주하고, '성소수자'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부모들의 고민을 통해 성소수자들이 처한 현실을 되돌아보고 전통적인 '부모 자식 관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며 코로나19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관객수 1만 8000명을 돌파하며 유의미한 결과를 기록했다.

'보드랍게'가 전주국제영화제 화제작으로 시작해 유의미한 극장 스코어를 기록해온 다큐멘터리들에 이어 관객들에게 세대를 초월하는 위로와 공감을 계속 전할 수 있을지,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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