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도 강력 항의' 샬케04, 러시아 기업 로고 지운다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 입력 : 2022.02.2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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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프롬 로고가 붙어 있던 샬케 04 유니폼. 구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기 위해 로고를 제거하기로 했다. /AFPBBNews=뉴스1
24일(현지시간) 감행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은 유럽 축구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오고 있다. UEFA(유럽축구연맹)는 러시아에서 펼쳐질 예정이던 2021~2022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개최지 변경을 고려하고 있으며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인 가즈프롬과의 후원계약도 파기할 가능성이 짙다.

이 와중에 가즈프롬이 후원하고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리그 클럽 샬케 04는 가즈프롬의 로고를 유니폼에서 제거하고 후원 계약도 파기하기로 결정했다. 샬케는 가즈프롬 로고 대신 '샬케 04'라는 클럽 명칭을 유니폼에 달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에 대한 항의 표시다. 샬케가 가즈프롬의 후원금보다 정의를 택했다는 평가도 내려졌다.


샬케 클럽의 이 같은 결정은 독일 정부의 대러시아 제재 조치 이후 내려졌다. 독일 정부는 지난 22일 러시아에 대한 선제적 제재 조치로 러시아에서 독일로 연결되는 세계 최장길이의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 2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러시아의 노르트스트림 2 사업을 직접 관장하는 기업은 가즈프롬이다. 여기에 가즈프롬의 노르트스트림 2 독일 사업을 총괄하는 고위급 인사였던 마티아스 바르니히도 샬케 클럽의 감사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는 독일 정부가 노르트스트림 2 사업 중단을 선언하자 샬케 클럽 감사직에서 물러났다.

샬케는 현재 2부리그에 있지만 오랫동안 독일 축구를 대표하는 클럽으로 입지를 굳혀왔다. 샬케는 독일 프로축구 클럽 가운데에서도 가장 두꺼운 팬 층을 가진 팀이다. 2019~2020 시즌 샬케의 홈 경기 평균 관중 수는 무려 4만 6000여 명이었다. 이는 바이에른 뮌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이어 분데스리가 3위에 해당하는 숫자다.


샬케를 응원하는 팬들은 대부분 노동자들이었다. 클럽이 위치하고 있는 겔젠키르헨 시는 탄광과 공장지대에 둘러싸여 있어 전통적으로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했고 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는 축구였다.

이런 이유로 2007년부터 시작된 샬케와 가즈프롬의 후원 계약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했다. 서유럽 에너지 시장을 장악하려는 러시아 국영기업 가즈프롬의 홍보 전략에 독일 노동자의 클럽 샬케가 희생양이 됐다는 비판이었다.

하지만 1년에 2000만 유로(약 271억 원)에 육박하는 가즈프롬의 유니폼 후원 제안을 샬케가 거절하기는 힘들었다. 가즈프롬과 샬케의 유니폼 광고 금액은 독일 분데스리가 2위에 해당하는 액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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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세이 밀러 가즈프롬 CEO. /AFPBBNews=뉴스1
가즈프롬이 샬케 후원을 결정했던 이유는 독일이 회사의 최대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가즈프롬의 해외 시장 가운데 독일은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노르트스트림 2가 운영될 경우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가즈프롬은 샬케 외에도 축구 후원을 적극적으로 해왔던 대표적인 기업이었다. 지난 2013년 FIFA(국제축구연맹)의 후원사가 됐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FIFA와 후원계약을 체결한 셈이었다.

가즈프롬은 UEFA의 후원사이기도 하다. UEFA 챔피언스리그 후원에 가즈프롬은 연간 4500만 달러(약 541억 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즈프롬은 이외에도 러시아 클럽 제니트 상크트페테르스부르크와 첼시를 후원해 왔다.

흥미로운 점은 가즈프롬과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인연이다. 아브라모비치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러시아 석유회사 시브네프트의 지분을 모두 가즈프롬에 매각한 뒤 첼시 구단을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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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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