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구경이', 이영애의 변신이 흥미롭다!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1.11.1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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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시청률이라는 녀석, 방송 제작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기에 참으로 얄궂다. 시청률에 그렇게 마음 졸이는 이유는 시청자들이 내리는 평가임과 동시에 방송사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당연하다. 시청률이 좋다는 건 시청자들이 많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의미이고, 시청자가 많다는 건 상품을 광고하는 효과가 크다는 것이니까.

그런데 요즘은 이 시청률을 종잡기에 참 어려운 시대가 됐다. 그건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매체들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TV에서만 프로그램을 방영하면 시청률이 비교적 정확하다. 하지만 요즘은 본 방송이 아니라 IPTV나 넷플릭스 등의 OTT를 통해 시간과 장소 구애받지 않고 현재 방영되는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때문에 시청률은 낮은데 인기는 높고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JTBC 드라마 '구경이'가 딱 그렇다. 시청률은 2%대로 낮은 반면 넷플릭스의 한국 탑10 드라마에선 1~2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첫 회부터 2%대로 시작해서 중반이 되기까지 그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에선 1~2위를 유지하고 있으니, 다시 말해 '시청자들이 외면한 드라마'는 아니라는 얘기다. 아니 더 솔직히 표현하면 드라마, 아주 재미있다. 그런데도 시청률이 낮다? 그 이유가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넷플릭스에선 상위 랭킹을 기록하는 것으로 볼 때 단순히 재미없다, 란 평가를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구경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배우 이영애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와 '대장금'의 히로인인 그녀가 이 드라마에 오랜만에 복귀했다. 물론 이영애라는 배우의 복귀작이라는 사실만으로 '드라마가 무조건 좋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이영애의 변신이다. 이영애란 배우를 어떤 이미지인가?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냉소적인 이미지가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대대적인 한류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대장금'으로 인해 단아하고, 우아하고, 청순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부터 떠오른다. 그런 그녀가 '구경이'에선 완전 달라졌다.


'구경이'란 드라마는 게임과 술에 찌들어 살던 적직 경찰 구경이가 보험조사를 하다가 완벽하게 사고로 위장된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을 파헤치는 탐정극이다. 주목할 점은 '게임과 술에 찌들어 살던' 전직경찰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간 이영애란 배우가 보여준 이미지와 정반대, 극과 극의 변신이라는 점이다. 구경이란 인물은 머리는 몇 날 며칠 감지도 않아 푸석푸석하게 엉켜있고, 후줄근한 트레이닝복에, 퀭하고 초점 없는 눈동자로 무기력해 보이는 연기를 한다. 말투도 거칠고, 상스럽다. '대장금'의 그녀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후각은 전혀 느낄 수 없는 TV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고약한 냄새가 날 것만 같은 이미지로 등장한다. 돌I 스러운 면모가 다분하지만 살해사건의 정황을 추리할 때면 순간 눈빛이 번쩍, 빛나며 날카로워지고, 그 추리는 거의 정확하게 일치한다.

시청자가 뻔하게 예상하는 인물, 혹은 시청자들에게 이미도 익숙해 진부한 인물이 아니라 '구경이'란 인물은 마치 탁구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만큼 독특한 캐릭터인데, 이영애가 '구경이'란 인물을 매력적으로 소화해내고 있다.

이것이 넷플릭스에선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이유 아닐까? 그렇다면 Jtbc 본방 시청률은 왜 저조하냐고 묻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구경이'란 드라마 내용이나 시청층이 본방 사수를 하는 연령층과는 좀 안 맞는 것 아닐까, 싶다. 그래서 한 번 권유하고 싶다. 속는 셈치고 한 번 시청해 보시라고! 그러면 분명 '구경이' 이영애의 매력에 퐁당 빠져들 것이다.

? '구경이', 이영애의 변신만으로도 눈을 뗄 수 없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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