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퇴장에 상대팀 '위로' 진풍경... 그만큼 의욕 넘쳤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1.10.2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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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맨 오른쪽)이 스페인 발렌시아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발렌시아 원정 경기에서 후반 9분 레드 카드를 받고 주심에게 말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이강인(20·마요르카)이 파울 직후 퇴장을 직감한 듯 그라운드에 몸을 뉘였다. 그리고 그의 주변에는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현 동료들보다 하얀색 유니폼을 입은 전 동료들이 더 모여 위로했다.

이강인은 23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발렌시아와 2021~2022 스페인 프리메라라리가 10라운드 경기에서 2선 측면 공격수로 출전했다. 이 경기에서 시즌 1호 도움을 기록했지만, 동시에 시즌 1호 퇴장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도 추가했다.


마요르카는 앙헬 로드리게스-안토니오 산체스-다니 로드리게스-이강인-이니고 루이스 데 갈라레타-아드리수 바바-브라이언 올리반-마르틴 발렌트-프랑코 루소-파블로 마페오-마놀로 레이나로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발렌시아는 막시 고메스-곤살로 게데스-엘데르 코스타-다니엘 바스-우고 두로-우로스 라치치-디미트리 폴퀴에르-가브리에우 파울리스타-호세 가야-무크타르 디아카비-야스퍼 실레선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 경기는 2011년 유스로 입단해 10년간 발렌시아의 보석으로 사랑받았던 이강인의 친정팀 복귀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강인은 적은 출전 시간 등을 이유로 지난 여름 발렌시아와 재계약 대신 마요르카 이적을 선택했다. 그 후 리그 6경기 연속 출전 및 5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다.


이적 후 첫 방문에 설렌 것은 발렌시아 팬들만이 아니었다. 이강인도 시작부터 의욕적인 플레이를 여러 차례 선보였다. 전반 초반에는 번뜩이는 롱패스를 보여줬고, 전반 13분에는 위협적인 프리킥으로 골 찬스를 만들었다. 몇 번의 돌파와 중거리슛 시도도 보여줬다. 전반 30분에는 공을 지키는 과정에서 가야의 얼굴을 팔꿈치로 가격해 경고를 받았다.

그러던 전반 31분 결국 성과를 얻었다. 발렌시아 우측 진영에서 패스 미스가 나왔고, 바바가 가로채 이강인에게 건넸다. 이강인은 우측면에서 수비수 한 명과 경합하며 엔드라인까지 드리블했다. 태클도 가뿐히 피했다. 엔드라인에서 수비수 두 명과 맞닥뜨리자 이강인은 먼저 두 번의 드리블로 수비수 한 명을 제꼈다. 그런 뒤 또 다른 수비수 우측 측면에 공간이 난 것을 보고 패스를 질렀다. 그 패스의 끝에는 아무런 수비도 달고 있지 않은 앙헬이 있었고, 앙헬은 발렌시아의 골문을 흔들었다. 이강인의 시즌 1호 도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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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왼쪽)이 스페인 발렌시아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발렌시아 원정 경기에서 상대 태클을 피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후반에도 이강인은 의욕적이었다. 발렌시아 진영 좌측에서 후반 7분 프리킥을 얻었다. 이강인이 직접 골문을 노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하지만 의욕이 과했다. 이강인은 후반 9분 발렌시아의 바스에게 향하는 공을 막기 위해 발을 뻗었으나, 발이 너무 높았다.

이강인의 태클은 바스의 정강이를 직격했고, 바스는 고통을 호소했다. 이강인도 태클 직후 전반전에 받은 경고를 떠올린 듯 경기장에 그대로 누웠다. 주심은 쓰러진 이강인에게 옐로우 카드와 레드 카드를 차례로 꺼냈다.

이때 이강인에게 다가온 것은 발렌시아 선수들이었다. 발렌시아 선수들은 얼굴을 감싸고 누운 이강인의 주위를 맴돌았고, 이강인이 일어나자 어깨와 머리를 토닥이며 달랬다. 이때 중계화면에는 박수를 보내는 관중들의 모습이 잡혔다.

한편, 마요르카는 이강인이 퇴장당한 후 수적 열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전반 38분 디아카비의 자책골까지 묶어 2-0으로 앞서던 마요르카였지만, 후반 추가시간을 버티지 못했다. 후반 45분까지 실점 없이 잘 막아내던 마요르카는 후반 49분 발렌시아의 게데스가 때린 중거리 슛이 수비수 머리를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들어가는 불운을 겪었다. 후반 추가시간도 다 지난 55분에는 발렌시아의 가야가 골문 앞에서 바이시클 킥을 작렬시키며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었고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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