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하이클래스' 조여정의 연기변신은 어디까지?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1.10.0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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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하이클래스' 방송화면


JTBC '스카이캐슬'이냐? 아니면 SBS '펜트하우스'냐? 과연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독립적인 새로운 드라마가 될 것인가? tvN '하이클래스'가 시작되었을 때 처음으로 들었던 궁금증이었다. 드라마 배경 자체가 제주도 국제학교다 보니 자녀들의 학교에 열정적인 학부모들 이야기가 예상되면서 그랬으리라.

그렇게 해서 10회까지 방송 된 지금 시점에서 보면 '하이클래스'는 '스카이캐슬'도 '펜트하우스'도 아닌 다른 색깔의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자녀들의 성공기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국제학교라는 곳에서 만난 학부모들 간의 관계와 주인공 조여정을 중심으로 한 그녀 남편의 죽음과 남편의 내연녀에 관한 이야기들이 주요한 스토리기 때문이다.


주인공 송여울 역을 맡고 있는 조여정은 일류 로펌의 변호사로 자산 운용사 투자가 김남희(안지용 역)와 결혼해 둘 사이에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다. 가정도 일도 잘 되고 있을 때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몰리지만 무혐의로 풀려나게 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들이 학폭 사건에 휘말리면서 그간 왕따를 당했음을 알게 된다. 하나뿐인 아들을 지키기 위해 조여정은 상위 0.1%의 제주도 국제학교로 향하는 데에서 일이 시작된다. 하지만 생각처럼 녹록치 않다. 그곳 엄마들 사이에 남편 사건에 대한 소문이 퍼지게 되고, 한편으로 죽은 남편에 대한 비밀들이 드러난다.

'하이클래스'에서 조여정은 드라마의 큰 축에 놓여있는 인물이기에 거의 원탑 주인공으로 극을 이끌어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영화 '기생충'의 세계적인 배우답게 그 무게중심의 역할을 톡톡해 하고 있다. 역시 조여정이구나, 싶은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송여울이라는 인물에 대한 캐릭터 연구를 꼼꼼히 했음이 보인다. 조여정이 분하고 있는 송여울이란 인물은 굉장히 복합적인 감정과 복합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앞서 얘기했듯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 게다가 무혐의로 풀리긴 했으나 용의자 선상에 놓여 살인자로 소문난 상황, 아들의 학폭, 게다가 남편의 여자까지... 어느 한 가지 소홀히 할 수 없는 무거운 상황들이 둘러싸고 있다. 이런 인물에 대한 연기를 어떻게 하게 될까?,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조여정이 선택한 방법은 굉장히 씩씩하고 당찬 아줌마, 엄마의 모습이었다. 상황은 충분히 우울할 수 있지만 전혀 우울한 분위기를 택하지 않고 오히려 밝고 씩씩한 면을 부각시키며 연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자체의 내용이 무거운데 조여정까지 우울하고 너무나 진지하게 연기했다면 전체적으로 어둡고 암울한 드라마로 갔을 것이다. 그러나 조여정은 드라마 색깔과 반대되는 분위기로 캐릭터를 설정했다. 물론 혼자 너무 튀어서 어색하지 않는 선을 잘 타면서.


둘째, 그녀의 연기 변신에 놀라게 된다. 조여정은 바로 직전 KBS의 '바람피면 죽는다'와 '99억의 여자'에 출연했다. '하이클래스'까지 포함하면 작년과 올해, 세 편의 드라마를 연속으로 출연한 셈이다. '바람피면 죽는다'에서는 추리소설 작가 강여주 역을, '99억의 여자'에서는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무시당하는 정서연이란 주부 역할을 맡았다. 세 개의 드라마 모두 캐릭터가 다르다. 그러니 연기도? 당연히 달라야 한다. 하지만 이게 말이 쉽지, 사실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배우라 해도 그 사람이 가진 고유한 성격과 말투, 몸짓 등이 어디 그렇게 말처럼 쉽게 변신이 가능하냐, 이 얘기다. 그런데 조여정은 변신했다. '99억의 여자'에선 정말 우울한 모드로, '바람피면 죽는다'에선 알 수 없을 만큼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차가움과 도도함으로, 그리고 이번 '하이클래스'에선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 말이다. 이렇게 변신하는 데에는 얼굴표정과 몸짓, 목소리 톤까지 전체적으로 확 바뀐다. 얼굴의 이목구비만 같을 뿐 완전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그러니 조여정이 드라마에 나온다, 하는 순간 '드라마 재미있겠다, 괜찮겠다.'하는 마음일 저절로 들게 된다. '믿고 보는 배우' 조여정, 그래서 '하이클래스'는 첫회부터 마지막회까지 볼 수밖에 없다. 분명 시청자를 실망시키지 않을거란 믿음이 있으니까.

? '하이클래스', 조여정이 주인공이니 무조건 보게 되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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