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위팀 백업→선두팀 조커 "정신 차려보니 내가 1위팀에..." [★인터뷰]

수원=한동훈 기자 / 입력 : 2021.08.04 18:44 / 조회 : 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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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wiz 오윤석이 4일 수원에서 진행된 팀 훈련에 앞서 인터뷰에 임했다. /사진=한동훈 기자
"정신을 차리고 현실을 보니 내가 1위팀에 와 있었다."

KT 위즈 오윤석(29)은 눈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고 인터뷰실에 입장했다. '수원 KT위즈파크'가 낯설지는 않지만 홈측 내부 시설은 죄다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위즈파크를 내 집처럼 드나들며 비로소 이적이 실감났다.

오윤석은 7월 31일 KT와 롯데 자이언츠의 1대 2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KT는 잠수함 유망주 투수 이강준을 롯데로 보내면서 즉시 전력 내야수 오윤석과 포수 김준태를 품었다. 전반기를 1위로 마친 KT가 우승을 위해 전력을 보강한 것이다. 오윤석은 김준태와 함께 KT의 우승청부사인 셈이다.

오윤석은 8월 2일 KT가 광주에서 연습경기를 했을 때 합류했다. 위즈파크 출근은 4일이 처음이다. 오윤석은 "야구장 주차장에 들어올 때까지도 원정 느낌이 났는데 출입문이 다르니까 아 여기가 홈이구나 싶었다"며 웃었다.

수원에 연고가 없는 오윤석은 구단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신인 권동진, 김건형이 룸메이트다. 아내와 16개월 된 아들은 아직 부산에 있다. 이사도 서둘러야 한다. 오윤석은 "집을 구하려고 여기저기 검색하며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오윤석과 일문일답.

-KT가 우승을 하려고 트레이드를 했다.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처음에 트레이드가 됐을 때에는 '다른 팀에 가는구나'라는 생각만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현실을 보니까 KT는 1위에 있는 팀이다. 어떻게 보면 내가 와서 민폐를 끼치면 안된다. 어떤 역할이 주어지든 최선을 다하겠다. 팀이 나를 필요로 할 수 있도록 내가 해낼 수 있는 몫은 반드시 해내겠다.

-제일 자신 있는 포지션 혹은 플레이는?

▶사실 나는 특출나게 무언가를 가진 선수는 아니다. 그래도 언제나 어떤 자리가 비면 그 공백을 잘 채웠다. 어디서나 필요성이 느껴지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프로야구 선수라면 당연히 모든 선수가 주전이 목표다. 의욕과 욕심만 가지고 성취할 수 없는 것도 있다. 눈앞에 과제부터 하나씩 풀어 나간다면 언젠가 원하는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믿는다.

-새로운 팀에서 각오는?

▶처음에는 내 야구만 하기에도 바빴다. 롯데에서 나에게 경험을 주면서 자신감을 쌓는 계기가 됐다. 특히 지난 시즌, 또 올해를 겪으면서 이제 '어떻게 하면 되겠다'라는 방법을 느꼈다.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팀 사정과 현실에 맞도록 포커스를 맞춰서 해내도록 하겠다. 이강철 감독님께서는 너무 잘하려고 욕심을 부리지 말고 하던대로만 해주면 된다고 하셨다.

-비록 연습경기 1경기지만 KT 유니폼을 입고 뛴 소감은?

▶왜 1위를 하는지 알겠더라. 1위를 하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롯데와 KT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롯데팬들은 지난 8년 동안 열정적인 응원에 정말 감사했다. 지금까지 그 응원이 없었다면 이만큼 성장을 했을지 모르겠다. 큰 동기부여를 주셨다. 감사하다. KT는 분명히 뜻하는 바가 있어서 나를 데리고 와주셨다. KT가 지금 이 자리에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팀에 큰 도움이 되겠다. 큰 기쁨으로 보답하겠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

오윤석은 지난해 63경기 197타석 타율 0.298, 출루율 0.388에 홈런 4개를 때렸다. 올해는 타율 0.232로 주춤하고 있지만 타격 잠재력은 증명된 선수다. 이강철 KT 감독은 "1루와 2루를 생각하고 있다. 타격 능력이 좋다고 봤다. 강백호와 박경수의 체력을 아낄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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