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완 감독 "'방법: 재차의' 운전하는 좀비 까닭은?" [★FULL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1.07.28 10:30 / 조회 : 1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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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재차의'를 연출한 김용완 감독. /사진제공=CJ ENM
김용완 감독은 영화와 드라마를 바삐 오가며 연출하는 한국영화계에 드문 감독이다. 양쪽 매체에 익숙한 감독이 드문 만큼, 그는 현재 한국영화계에 가장 바쁜 감독 중 한명이다. 드라마 '방법'을 찍고, 오는 28일 영화 '방법: 재차의'를 선보인 다음 올 하반기 지창욱 성동일 주연 드라마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연출을 맡는다.

영화와 드라마, 양쪽을 오가며 쉼 없이 연출을 맡는다는 건 그만큼 두 매체의 차이를 잘 안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용완 감독이 선보이는 '방법: 재차의'는 지난해 초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방법'의 스핀오프다. 시체가 사람을 죽이는 사건을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오컬트 미스터리다. 김용완 감독은 '방법: 재차의'를 준비하면서 영화에서만 보여줄 수 볼거리를 가장 먼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는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방법: 재차의'는 드라마 '방법'이 한창 방영 중일 때 이미 영화화 계획을 세웠다던데.

▶드라마 '방법'도 베이스는 영화였다. 제작진 상당수가 영화인이었다. 그런 까닭에 드라마를 4회 정도 연출했을 때 영화로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다가 '방법' 대본을 쓴 연상호 감독이 '재차의'라는 소재를 제안했다. 재차의는 조선 전기 수필인 용재총화에 수록된 사람이 조종하는 시체를 뜻한다. 재차의라는 소재는 시리즈보다는 영화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진행하게 됐다.

-드라마의 영화화는 양날의 칼날이다. 드라마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캐릭터를 설명할 필요 없이 곧바로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영화는 드라마보다 볼거리가 풍부해야 극장에서 볼 이유가 생기는 법일텐데.

▶사실 드라마 '방법'은 굿 장면 외에는 정적인 이미지였다. 아무래도 영화는 두 시간 안에 관객이 즐길 수 있는 볼거리를 줘야 하기에 동적인 액션을 고민했다. 그래서 드라마 이후 3년 뒤라는 설정을 넣어서 드라마 마지막에 사라진 백소진(정지소)이 변화된 과정들을 넣었다. '방법: 재차의'는 백소진이 자신의 방법으로 재차의와 대결을 펼치는 동적인 액션이 들어가야 차별점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재차의들의 액션 시퀀스도 그런 점에서 영화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다.

-백소진(정지소)의 등장이 영화 중반에 이뤄지는데. 물론 시작부터 백소진과 관련한 실마리가 나와서 그게 이상하지는 않지만 드라마를 안 본 관객들에게는 낯설 수도 있는데.

▶소진의 등장은 영화에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 중 하나이다. 소진이 주인공 중 한명인 건 분명한데 너무 늦게 나오는 게 아니냐에 대한 고민이 기획부터 있었다. 그래도 '방법: 재차의'는 사건의 용의자들을 추적하는 과정과 재차의와의 액션 시퀀스가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드라마를 안 본 관객분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소진의 활약이 인상적인데.

▶일단 외형적으로 드라마와 차별을 두고 싶었다. 드라마에서 소진(정지소)의 숏컷은 내가 설정한 것이었다. 좀 더 보이시하게 보이길 바랐다. 드라마가 끝난 뒤 3년이 지났다는 설정이지만 소진의 3년 뒤 모습이 너무 여성적으로 보이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드라마에선 주술사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여전사 같은 느낌이길 바랐다. '밀레니엄' 시리즈의 여성 캐릭터들을 너무 좋아해서 소진이 그런 모습이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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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재차의' 스틸
-재차의의 외형이 기존 좀비물에서 좀비와 사뭇 다른데. 특히 재차의의 눈이 여느 좀비물들의 좀비들과 달리 또렷한데.

▶용재총화에서 설명된 재차의의 원형, 예컨대 손 끝이 검다, 사람과 구분이 안되고 말도 할 줄 안다, 등을 가져 오면서 어떻게 기존 좀비와 구별할지 고민했다. 일단 재차의는 사람과 구분이 안된다는 설정을 살려야 전체 이야기와 균형이 맞고 관객들에게도 재미를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영화 초반 000을 사람과 별차이 없이 등장시켰다.

그래도 관객들이 극장을 나서면서 재차의와 관련한 선명한 이미지를 하나씩 갖고 가길 바랐다. 그래서 후드를 공통적으로 입혔다. 재차의 손목에 있는 문양은 두꾼(재차의를 조종하는 인도네시아 주술사)과 일종의 계약서다. 그리고 재차의의 또렷한 눈은 두꾼의 시선이기도 하고.

-재차의가 운전을 한다는 설정이 기발한데.

▶운전하는 좀비라고 하면 신기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재차의는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원형을 갖고 있는 존재라고 설정했다. 그리고 두꾼이 100명에 달하는 재차의를 조종하고. 두꾼은 토우를 바탕으로 재차의를 조종하는데, 자신과 가깝게 토우를 놓으면 놓을수록 더 재차의가 인간 같은 모습을 갖게 된다는 설정이다. 처음부터 재차의가 사람과 똑같이 행동하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운전을 할 수 있다는 것도 관객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원래는 재차의들이 택시를 여러 대 운전하는 게 아니라 한 대를 운전하고 나머지는 오토바이를 타든가 달려오든가 여러 추격 방법을 고민했다. 하지만 재차의가 군단처럼 움직이는 확실한 이미지를 위해 한 가지 방법으로 통일했다.

-'방법: 재차의'는 드라마 '방법' 스핀오프라 캐릭터들을 구태여 설명하지 않는다. 이미 캐릭터 빌딩이 돼 있으니. 그렇기에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다소 전형적인데. 전형적인 인물들은 관객에게 굳이 캐릭터를 설명할 필요가 없고 속도 있는 전개를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입체적인 인물들보다는 기능적으로 소비되기 마련인데.

▶드라마는 아무래도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쌓아갈 수 있는 시간이 많다. 시청자도 그 캐릭터 빌딩을 따라가면서 느끼는 재미가 있고. 반면 영화는 드라마보다 캐릭터 진입 장벽이 높다. 그래서 '방법: 재차의'는 캐릭터 빌딩을 어떻게 가야할지 사실 고민을 많이 했다. 이 영화는 선악구조가 뚜렷하지 않은데 너무 각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그리면 관객들이 서사를 스피드 있게 쫓아가는 데 헷갈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전개다. 그런 전개를 위해 캐릭터 빌딩에 너무 힘을 쏟지 않도록 했다.

-액션 설계는 어떻게 했나.

▶'방법: 재차의' 액션은 크게 수직적이고, 수평적인 액션으로 나뉜다. 그걸 교차편집해 액션이 주는 쾌감을 크게 하려 했다. 승일제약에서 재차의들의 액션은 수직적으로 달리는 장면과 다시 수평적으로 움직이는 장면으로 구분된다. 수평과 수직 액션을 병렬적으로 배치해 속도감을 극대화하려 했다.

달리는 재차의들은 전영 안무가팀의 본 브레이킹 전문 댄서분들이 함께 했다. 전영 안무가팀은 연상호 감독과 좀비 작품을 계속 해온 팀이다. 이 팀에서 10여명 정도, 그리고 좀비 움직임을 충실히 연습한 40여명 가량의 액션팀, 멀리서 움직임에 맞춰서 달려오는 보조출연자 등을 포함해 약 80여명 가량이 집단으로 움직였다. 그 군단 같은 움직임을 담으려 노력했다.

-풀 CG컷으로 이뤄진 액션도 있는데. 예산의 여유가 있어서 세트에서 찍고 합성했다면 그 액션도 상당한 쾌감을 줬을 것 같던데.

▶정확하다. 사실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뭔가를 얻으면 뭔가를 포기해야 하는 법이다. 그 장면의 풀 CG가 사실 더 있었는데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결국 편집했다. 풀 CG가 부정적으로 보일까 CG팀과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편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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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재차의' 정지소 스틸.
- 재차의 주술문양은 어디에서 착안했나.

▶정민경 미술감독과 상의를 많이 했다. 정민경 미술감독은 '곡성'과 드라마 '방법' 등을 해서 주술적인 부분을 굉장히 많이 공부한 분이다. 그 문양을 만들기 위해 '솔로몬의 열쇠'도 참고했다. 주술 문양이 새로우면서도 너무 어렵지 않게 느껴지길 바랐다. 그리고 양각으로 튀어나왔으면 했고. 두꾼의 아지트에 있는 주술 문양도 사실 미술팀이 흙으로 일일이 양각으로 구현한 것이다.

소진 같은 경우는 달의 이미지를 많이 활용했다. 극 중 은신 주술도 달의 힘을 빌어 한다는 설정이다.

-드라마 '방법'도 그렇고, 영화 '방법: 재차의'도 그렇고, '방법' 세계관에선 재벌은 악인가?

▶그렇지 않다. 선인지, 악일지, 순간의 선택이 잘못된 것일지, 그런 점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연상호 감독의 이야기에는 인간의 욕망을 상황과 처지에 따라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중요하게 담겨 있다. 나 역시 그런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드라마도 그랬지만 '방법: 재차의'에선 주요 서사들을 여성 캐릭터들이 다 이끄는데.

▶아마도 그런 점이 내가 '방법' 시리즈를 연출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챔피언'은 좀 다르긴 하지만 내가 연출한 독립영화와 단편영화들은 여성 주인공 이야기들이 많다. '방법: 재차의'도 초고에선 오윤아 역할이 남자 역할이었다. 그런데 메인 서사를 여배우들이 이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바꾸었다.

-'방법2'는 준비하고 있는가. '방법'은 미국에서 드라마로 리메이크되는데.

▶'방법2'는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가 수면 위에 올라오진 않았다. 연상호 감독과 여러 의견들을 교환하고 있다. 나는 백소진이 드라마와 영화 사이의 3년 동안 어떤 일을 겪었을지가 궁금하다. 미국에서 '방법'이 어떤 식으로 리메이크될지는 나도 궁금하다. 일단 그쪽은 한문으로 된 이름이 없는데 그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연출자로서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소진의 시티그마가 어떤 식으로든 잘 표현됐으면 한다.

-차기작은.

▶드라마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이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연출하는데. 양쪽의 차이가 있다면.

▶영화와 드라마가 다르다는 건 분명하다. 다만 매체적인 차이지, 과거처럼 영화와 드라마 중 어떤 걸 더 높게 평가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 매체 간의 경계가 없어지는 시대이기도 하고. 그런 시대에서 연출자로서 어떤 이야기를 잘 만들어야할지 고민하는 게 숙제라고 생각한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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