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수남 대표 "'싱크홀' 유머有, 신파無..유쾌한 재난영화" [★FULL인터뷰] ②

[빅4특집] 싱크홀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1.07.21 13:30 / 조회 : 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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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제작자 더타워픽쳐스 이수남 대표/사진=김창현 기자
이수남 더타워픽쳐스 대표는 한국영화 르네상스 시절부터 현재까지 왕성히 영화를 만드는 영화장인이다. '여고괴담' 시리즈를 만들 적에 커피 자판기 앞에서 만나곤 했던 김지훈 감독과는 '목포는 항구다'부터 '화려한 휴가' '7광구' '타워'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싱크홀'까지 거진 20년 세월을 동고동락하고 있다. "부부 같은 사이"라고도 했다. 그런 이수남-김지훈 콤비가 올여름 코믹 재난 블록버스터 '싱크홀'로 관객과 만난다. '싱크홀'은 11년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싱크홀로 갑자기 빨려들어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를 그린 영화다. 차승원과 이광수, 김성균, 김혜준 등이 출연한다. 재난영화 맛집 더타워픽쳐스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싱크홀'에 대해 들었다.

-'타워' 이후 9년여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물론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오달수 일로 개봉을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김지훈 감독과 '타워'를 만들고 난 다음 영화란 무엇인가를 놓고 서로 생각하는 시간을 갖자고 했다. 당시는 영화적인 영화와 상업적인 영화에 대한 관객의 반응이 격렬했고, 투자사들도 그렇게 움직이려 하던 시기였다. 더타워픽쳐스 영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2년여 동안 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답이 섰을 때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를 했다. 그 전과는 시나리오를 보는 결이 달라졌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더타워픽쳐스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영화라고 생각하며 작업했는데, 개봉을 못하고 있다. 그 역시 영화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차에 '명량' '군도' '주먹이 운다' 등을 집필한 전철홍 작가가 당시 '워터홀'이라는 가제의 시나리오를 제안했다. 원래는 전 작가와 다른 영화를 각색하려 했다. 원래도 재난영화, 전쟁영화를 좋아했는데, 그런 장르가 더타워픽쳐스의 특화된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터였다. 그렇지만 기존의 재난영화, 더타워픽쳐스가 해왔던 재난영화들과는 달라야했다. 새로워야 했다. 그런데 '싱크홀' 시나리오는 달랐다. 재난영화인데도 가벼웠다. 그 부분이 매력적이었다. 진지한 재난영화가 아니라 진지한 상황 속에서도 웃음이 있는 그런 이야기였다. 11년 동안 고생고생하며 마련한 내 집이 하루아침에 싱크홀에 떨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비극인데 희극적이다. 그래서 '싱크홀'을 하게 됐다.

-'타워'와 '싱크홀'의 차이가 있다면.

▶김지훈 감독도 이야기했지만 '타워'는 CG가 많이 들어가고 물량이 많이 투입된 재난영화다. 반면 '싱크홀'은 재난보다는 접근 자체가 사람이다. 서울 아파트 한 채 값을 세트에 투입했을 만큼, CG보다는 사실적으로 느껴지고 그 속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로 집중되길 바랐다. 또 '싱크홀'은 신파가 없다. 자연스러운 감정 흐름은 있지만 소위 한국형 재난영화에 공식처럼 있는 신파는 배제했다. 설경구가 나중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관객을 억지로 울게 하지 말고 저절로 울게 하자고. 나나 김지훈 감독이나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억지로 울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싱크홀'이 여느 재난영화와 다른 점 중 하나는 재난 발생이 영화 시작 이후 20여분 정도 지난 뒤 이뤄진다는 점인데.

▶재난이 빨리 일어나는 것보다는, 앞에서 각 캐릭터들에 대한 공감을 쌓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이야기했던 것처럼 '싱크홀'은 사람이 중심인 이야기니깐. 재난 발생 시점을 놓고 투자사에서 이야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놓치지 말고 가는 게 중요했다.

-재난영화인 만큼, 재난 밖에 있는 사람들과 재난 안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나뉠텐데.

▶싱크홀 안과 밖의 사람들 이야기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싱크홀 안에 더 집중하려 했다. 밖에서는 어떻게든 구조하려는 사람들 이야기인 만큼 비극적이라면, 안의 상황은 밖과는 다르다. 경쾌하면서도 유쾌할 수 있는. 그런 점이 코로나라는 재난을 직면한 상황에서 재난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해야할 몫이라고도 생각했다. 영화에서라도 다 같이 힘을 모아 유쾌하게 이겨내보자는 그런 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제 마을을 방불케하는 대규모 세트를 운용했다던데. 집이 흔들리는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엄청난 크기의 짐볼도 운용했고.

▶'화려한 휴가' 때 세트를 지어서 촬영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싱크홀'은 기획부터 세트 등 미술에 힘을 쏟자고 생각했다. 세트와 미술 비용만 17억원 이상이 들었다. 이 영화의 1차 승부는 첫 번째 침하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 장면의 설득력과 스케일이 중요했기에 미술과 세트에 힘을 쏟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케미가 설득력이 있으려면 더욱 세트가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게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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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스틸
-지하인 만큼 광원에 대한 고민도 컸을텐데.

▶영화적인 허용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하에서 빛이 있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컸다. 택시가 같이 싱크홀에 떨어져서 그 광원을 이용한다든지, 김지훈 감독이 광원을 놓고 연출적인 고민을 많이 했다.

-싱크홀로 추락하는 내 집이, 고급 아파트가 아니라 빌라인데. 그런 선택을 한 까닭은.

▶고급 아파트나 빌딩이 아니라 빌라가 추락하는 게 좀 더 서민들의 공간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고급 아파트나 빌딩이었다면 재벌부터 청소원까지 다양한 계급의 사람들을 그릴 수도 있었겠지만 그건 이미 '타워'에서 한 이야기다. '싱크홀'은 처음부터 하고 싶은 이야기가 관객과 공감도가 높은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게 더타워픽쳐스가 2년여 동안 했던 고민들의 결과 중 하나다.

-왜 차승원이었나. 또 왜 김성균, 이광수, 김혜준이었나.

▶차승원만이 할 수 있는 코미디가 있다. 진지함에서 나오는 유쾌함. 비극적인 상황에서 희극적인 요소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그러면서도 중심적인 배우다. 김성균은 이 영화에 리얼리티를 더한다. 11년 동안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아서 비로서 내 집을 산 직장인. 김성균이 그 역할을 맡으면서 굳이 영화에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광수는 매우 장점이 뛰어난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의 유쾌함은 차승원과는 또 다르다. 원래 다른 배우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광수가 시나리오를 보고 먼저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캐릭터와도 잘 맞을 뿐더러 현장에서 진지함, 노력, 태도 등등이 너무 좋았다. 김혜준은 똑부러진 이미지가 영화 속 캐릭터와 맞았다. 실제로 똑부러진 성격이기도 하고. 김혜준이 맡은 역할이 주체적인 인턴 사원이기에 그런 지점과 아주 잘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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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스틸
-일반적인 재난영화는 누구를 죽이고 누구를 살리느냐가 서사의 핵심인데.

▶'싱크홀'은 최대한 죽이지 말자고 처음부터 마음 먹었다. 어떻게든 살아나려고 하는 사람들 그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자고 했다. 탈출방법도 가장 서민적인 방법으로 고민했고.

-'싱크홀'은 원래 추석 개봉을 염두에 뒀다. 그런데 극장과 유료방송업계가 영화를 미리 관람하고 '모가디슈'와 함께 제작비 절반을 지원해주는 지원작으로 선정돼 8월11일 개봉을 하게 됐는데.

▶섣불리 이야기하기 조심스럽지만 영화를 잘 봐준 분들 덕분에 지원작에 선정될 수 있었다. 코로나19 여파가 상당한데 이 시기에 개봉하는 영화들은 모두 고민과 걱정이 클 수 밖에 없다. 찍어놓고 개봉을 못하는 심정이 어떤지도 너무 잘 알고 있다. 정말 소원이라면 '싱크홀'을 비롯해 올여름 개봉하는 한국영화들이 안전하게 관객들과 만나 의미있는 결실을 맺었으면 한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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