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삼킨 도쿄, '부흥 올림픽' 외쳤으나... 현실은 '잡음'만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7.19 05:31
  • 글자크기조절
image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건물 앞에서 올림픽 반대 시위를 하는 모습. /AFPBBNews=뉴스1
일본은 이번 2020 도쿄 올림픽을 '부흥 올림픽'으로 삼고자 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아픔을 딛고 '일본 부활'의 시작으로 삼겠다는 의도와 의지였다. 그러나 현실은 '코로나 올림픽'이다. 분위기는 최악이다.

2020 도쿄 올림픽은 말그대로 2020년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고, 1년 밀렸다. 1년 후에는 괜찮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여전히 세계를 뒤덮고 있다.


도쿄도 마찬가지다. 오는 23일 대회가 개막하는데 현재 도쿄도에 '긴급사태'가 발효된 상태다. 지난 14일부터 도쿄에서 10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는 중이다.

올림픽 분위기가 날 리가 없다. 마이니치신문이 17일 18세 이상 일본 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48%가 "올림픽을 즐길 기분이 아니다"고 답했다. 17%는 "애초부터 기대하지 않았다"고 했다.

도쿄에 9년째 거주중인 한국인 박모씨는 "솔직히 이쪽(도쿄) 분위기가 좋은 것은 아니다. 올림픽에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소위 말하는 '붐'이 일지는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현지 상황을 짚었다.


결국 코로나19 위험이 문제다.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 NHK에 따르면 선수촌 내에서도 확진자가 나온 상태다. 도쿄행 비행기 안에서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 그러나 일본 정치권과 IOC는 귀를 닫고 자기 할 말만 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73) 총리는 "안심·안전한 올림픽을 실현하겠다"며 공허한 말만 남겼다. 토마스 바흐(68)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선수단과 일본 국민은 분리된다. 일본 국민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은 0%다"고 호언장담했다.

또한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바흐 위원장은 스가 총리에게 "상황이 나아지면 관중을 들이는 것을 고려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일본 내에서도 '현실 파악이 안 된다'는 역반응이 나오는 중이다.

일본과 IOC는 올림픽을 무슨 수를 써도 개최하고, 마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취소할 경우 중계권료 위약금을 천문학적으로 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금전적 손해는 확정적이다. 일본 수도권에서 열리는 모든 경기가 무관중이고, 홋카이도의 삿포로에서 열리는 축구 경기도 관중 없이 치른다. 전체 관람권의 96%가 무효 처리됐다. 손실만 약 1조원에 달한다. 이 손실 보전을 놓고 정부와 도쿄도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4일 후면 올림픽이 개막한다. '부흥'이라는 구호와 맞지 않는 상황. 코로나19로 인한 '잡음'만 남는 모양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