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베로(가운데) 한화 감독이 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선수단을 향해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
한화 이글스가 천신만고 끝에 10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2일 잠실구장서 펼쳐진 LG와 원정 경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5-0으로 앞선 9회 3점이나 내주며 턱밑까지 쫓겼으나 결국 리드를 잘 지켜냈다. 한화는 27승 46패의 성적으로 최하위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수베로 감독은 그라운드로 직접 나온 뒤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선수들은 수베로 감독을 둘러싼 채 사령탑의 메시지를 경청했다. 눈에 띈 건 수베로 감독이 직접 1루까지 뛰는 시범을 보이며 훈련을 진두지휘한 것. 한눈에 보기에도 프로의 기본 자세 중 하나인 '1루 전력 질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에 선수들도 1루까지 전력을 다해 뛰며 경기 전 특별 훈련을 소화했다.
이에 대해 수베로 감독은 "저도 야구를 해봐서 안다"면서 "타격의 결과가 좋지 않을 때, 또 평범한 땅볼을 친 뒤 1루로 가는 과정이 선수 입장에서는 짜증이 날 수가 있다"고 이해하는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계속해서 "그렇다고 해서 개인적 감정이 팀보다 앞서나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개인 감정들은 뒤로 한 채 해야 할 플레이들은 반드시 끝까지 마치자는 주문을 했다. 필드에 나가면 늘 100%로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한다. 그런데 가끔 그에 못 미치는 플레이가 나온다. 그런 부분들을 선수들에게 다시 주지시키기 위해 미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2일 잠실 LG전에 앞서 한화 선수단과 수베로 감독이 미팅을 하는 모습. |
수베로 감독은 기나긴 연패에 빠져있는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선수 시절, 그리고 코치 시절에도 긴 연패를 경험해본 적이 있다. 연패 시기에 큰 심경 변화는 없었다. 한국시리즈 7차전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어떻게 보면 정신적인 면이 크다. 선수들 사이에서 '꼭 이겨야 해', '무조건 끊자'라는 등의 생각이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 상대가 꼭 우리보다 빼어난 팀이라 패한 게 아니다. 연패는 선수단 내부에서 오는 거라 생각한다. 한 번 끊어내면 정상적인 흐름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수베로 감독의 바람대로 한화 선수단은 2일 LG전에서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발 김민우는 7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8승 달성에 성공했다. 정진호는 희생플라이로 2타점이나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정은원도 3안타로 펄펄 날았다. 기본을 강조한 수베로 감독의 메시지가 남은 시즌 한화 선수단에 더욱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2일 잠실 한화-LG전. 3회말 LG 이상호의 타구를 한화 중견수 이동훈이 다이빙하며 잡아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