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연속 역전패'..."불펜 투수들아, 조금만 버텨다오" 애끓는 사령탑

인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7.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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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형 SSG 감독./사진=SSG 랜더스
최대 위기 속에서도 버텨낸 SSG 랜더스다. 누구보다 투수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김원형(49) SSG 감독은 불펜진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전했다. 올림픽 브레이크까지 14경기. 그때까지 버텨주길 바라고 있다.

SSG는 5월말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선발 투수 박종훈(30), 문승원(31), 아티 르위키(29)가 동시에 부상 이탈했기 때문이다. 한 팀에서 선발 투수 3명이 거의 동시에 부상을 당한 것은 거의 드문 일이었다. 그렇게 맞이한 6월. 그래도 버텨냈다. SSG가 상위권에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6월 한 달 동안 25경기에서 12승 11패 2무를 기록했다. 승률 0.522로 5할을 넘겼다. 그렇게 SSG는 여전히 상위권 경쟁 중이다.


SSG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 중에는 불펜의 힘이 컸다. 6월 불펜 평균자책점은 3.72로 리그 2위를 기록했다. 리그 평균인 5.02에 비하면 충분히 좋은 성적이다.

이런 가운데 새 외국인 투수 샘 가빌리오(31)가 자가격리를 마치고 합류하면서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대체 선발들이 완벽하지 않은 터라 불펜 투수들의 과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달 30일 삼성과 더블헤더 2차전 선발 투수 정수민이 3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4실점을 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그리고 올라온 투수가 대졸 투수 장지훈. 올 시즌 루키 장지훈은 롱릴리프로 쏠쏠한 활약을 해주고 있다. 선발 투수가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갔을 때 김원형 감독이 1순위로 꼽는 투수가 바로 장지훈이다. 이날도 4이닝을 막아주며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이닝 소화력도 좋지만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를 기록하며 수훈 선수가 됐다. 이후 김태훈과 김상수가 나란히 1이닝씩을 막았다. 여기에 타선까지 폭발해 쉽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바로 다음날인 1일 삼성전서도 마찬가지. 선발 김정빈이 2⅓이닝만을 막고 내려갔다. 볼넷은 3개나 됐고 4실점했다. 또다시 불펜이 일찍 가동됐다. 이번에는 최민준이 올라와 2⅓이닝(3실점)을 소화했다. 최민준에 이어 김택형이 등판해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아쉽게도 7-7로 맞선 9회 올라온 마무리 투수 서진용이 10회 김상수에게 역전 홈런을 맞으며 패했다.

이틀 연속 불펜 투수 3명씩을 내보내느라 경기 운영에도 힘이 든다. 불가피하게 불펜진은 연투 혹은 멀티 이닝을 소화해야 했다. 이는 6월말 들어서 심해졌다.

다만 2일 경기서는 조금 달랐다. 새 외국인 투수 가빌리오가 5⅔이닝(4실점)을 막아줬다. 첫 등판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이후 박민호(1⅓이닝 1실점), 장지훈(2이닝 무실점)까지 좋았다. 하지만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고, 10회 올라온 김상수가 1이닝을 채 막지 못하고 지성준에게 역전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2경기 연속 역전패다.

SSG는 역전승의 팀이다. 6월 기록한 12승 중 6승이 역전승이었다. 그런데 7월 들어서는 모두 역전패를 하고 말았다. 그만큼 불펜 투수들의 힘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투수 출신이라 누구보다 김원형 감독이 투수들의 마음을 잘 알 터. 김 감독은 "이제 4경기(2일 경기 전)했는데 이번주가 너무 긴거 같다"고 토로한 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펜 투수들이 4이닝 혹은 3이닝씩 던지고 있고, 연투도 많다. 불펜 투수들이 정말 고생이 많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조금만... 올림픽 브레이크까지 14경기 동안만 버텨주면 좋겠다. 그러면 다시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 조금만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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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과 하이파이브하는 김원형 SSG 감독(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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