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이트' 박훈, 아픈 가족사·갑상선 항진증 이겨낸 긍정의 아이콘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1.06.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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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배우 박훈(40)이 영화 '미드나이트'를 통해 악역이 아닌 현실 오빠 모먼트를 그려냈다. 자존감은 높지만 자기애는 낮은 그는,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했다.

'미드나이트'는 한밤중 살인을 목격한 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 분)가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 분)의 새로운 타겟이 되면서 사투를 벌이는 극강의 음소거 추격 스릴러다. 박훈은 극중 종탁 역을 맡았다. 종탁은 동생을 찾기 위해 놈의 덫에 걸린 파수꾼이다.


영화 '골든 슬럼버'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박훈은 "복귀라고 하면 거창하다. 영화를 많이 하고 싶은데 드라마를 하는 과정에서 스케줄이 힘들어 아쉬웠다. 그래도 지난해부터 대여섯작품의 영화 작업을 하고 있다. '미드나이트'는 (그 작업의) 시작이다. 더군다나 소중한 작품이기에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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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미드나이트'는 오는 30일 OTT 서비스인 티빙(TVING)과 극장에서 동시 개봉한다. 이에 대해 박훈은 "OTT 관련한 플랫폼에 있어서 저는 익숙하지 않은 세대다. 세상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 문화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생겨나고 잇다. 그것의 일환으로 저희 작품을 세상에 알릴 수 있어 감사한 일이다. 또 좋은 일이고 좋은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다.


박훈은 '미드나이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진기주, 위하준, 길해연 선배님, 김혜윤 배우가 캐스팅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고 싶은 작품이고, 해보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보기 전이었는데 좋은 배우들과 같이 작업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냥 하시죠'라고 말했다. 이 배우들과 함께 하면 느낌도 좋고,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뒤쳐지지 않게, 누가되지 않게 캐릭터를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특전사 최우근 중사로 대중에게 각인된 박훈. 그는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해치', '아무도 모른다' 등에서 선과 악을 넘나드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그랬던 박훈이 '미드나이트'를 통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덩치와 체력을 소유했지만, 오직 동생 바라기로 열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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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박훈은 "제 주변의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들로부터 제보를 많았다. 판타지적으로 강한 힘을 발휘하는 슈퍼 히어로 오빠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집안에 있는 극혐 오빠, 꼴보기 싫은 오빠로 그려냈다. 그분들이 제일 싫어하는 모습으로 구현했다. 현실에서 '빨리 와봐. 불 끄고 가'라고 말하는 오빠의 모습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중 박훈은 동생에게 잔소리하는 게 유일한 즐거움인 동시에 동생 밖에 모르는 동생 바라기의 면모를 자랑했다. 그는 동생으로 호흡을 맞춘 김혜윤에 대해 "'너한테 묻어갈꺼야'라고 이야기 했다. 혜윤 배우가 마음껏 연기하면 저는 리액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종탁은 무엇을 하든 좋아할 것 같았다. 혜윤 배우가 마음껏 연기하는 게 만드는 게 종탁을 연기하는 데 유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퉁명스럽게 '미친 짓을 하고 있네'라고 받아쳐도 케미스트리가 살 것 같았다. 계속 혜윤 배우가 편하게 연기 할 수 있게 장난을 걸었다. 최근에 세 명이 나온 화보에 대해서도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약을 올렸다. 사실 잘 어울리고 선남선녀지만 말이다. (웃음) 전 오빠된 입장에서 일부러 약 올리고 장난을 쳤다. 지금도 너무나 잘 지내고 있다. 좋은 배우기도 하고 단역부터 해와서 경험치가 있어 배울 게 많은 동생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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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박훈과 호흡을 맞춘 위하준은 13kg를 감량했다. 반면 박훈은 13kg를 증량했다. 위하준은 감량이 쉬웠다고 했지만, 박훈은 증량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 체중 증량이 굉장히 힘들었다.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젊고, (영화가) 영한 이미지라 부정적인 기운을 끼칠까봐 말을 하지 않았다. 촬영을 할 당시에 갑상선 항진증을 앓고 있었다. 지금은 치료를 해서 건강해졌다"라며 "병의 주된 증상이 급격히 체중이 빠지는 것이었다. 캐릭터를 위해서 반드시 증량을 해야했다. 묵직한 강자의 모습이 갖춰져야 했다. (위)하준씨와 대비가 되어야 했다. 저는 병이 있어서 강제적으로 체중이 빠지고 있는데 증량을 했어야 했다. 억지로 먹고, 식도염을 많이 달고 있었다"고 했다.

갑상선 항진증을 앓았지만 증량에 성공한 박훈이다. 그는 "(진)기주 배우, (위)하준 배우가 열심히 달려주고 있고, 그 당시에 바쁜 스케줄을 소화한 (김)혜윤 배우도 헌신적으로 연기를 하는 걸 보면서 연장자로서 당연히 좋은 기운을 끼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하고 싶었던 매력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했기에 친구들에게 좋은 분위기를 주고 싶었다. 몸이 좋지 않았지만, 제작진분들께서 스케줄적으로 굉장히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훈은 치료 덕분에 지금은 아주 건강하다고 웃었다. 그는 "덕분에 평소에 잘 먹지 않았던 탄수화물을 엄청나게 먹었다. 흔지 않은 경험이었다. 누군가는 행복한 경험이라고 하는데 저는 쉽지 않았다. 지금은 소름끼치게 건강하다. '미드나이트' 이후에도 다른 영화에서도 못지 않은 고난이도 액션을 소화하고 잘 연기하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금보다 더 고난이도 액션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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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최근 박훈은 진기주, 위하준과 함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가족사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번 이야기 하기도 했지만, 제가 일반적이지 않은 가족사를 지녔다. 형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그로 인해 부모님도 이혼을 하게 됐다. 가족이 해체되는 상황을 겪었다. 상처나 흉터들은 다행스럽게 주변 사람들 덕분에 잘 아물었다. 그 당시에 만났던 사람들이 저에게 용기가 됐고, 힘이 되어줬다. 나도 누군가에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그런 사람이 되도록 열심히 애를 쓰고 있다. 또한 감사함을 늘 갖고 살고 있다"고 했다.

박훈은 아직 자신에게 슬럼프는 없었다고 단호하게 이야기 했다. 그는 "슬럼프는 아직 없었다. 솔직히 슬럼프가 오게 되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청할 것 같다. 주변에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선배님들이 많다. 선배님들을 통해서 건강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선배님들에게 늘 감사하다"라며 "자존감은 높은 편이지만 자기애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제 사진이 있으면 보는 걸 못 견딘다. 저를 보는 걸 어색해 한다. 제 모습을 보면 오글거린다. 남만 나를 봤으면 좋겠다. 나라는 존재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되자고 마음을 먹고 있다. 나를 보고 일말의 작은 위로라도 죌 수 있었으면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드라마 '아무도 모른다'를 통해 처음 악역을 했던 박훈은 "저는 악역을 한 번 했다. 그런데 선이 굵게 생겨서 (모든 캐릭터를) 악역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특히 '아무도 모른다'가 대중의 뇌리에 박힌 것 같다. 주인공과 대립을 하지만, 사연있는 인물이었다. 악역은 아니었다. 제가 생각하는 이미지와 대중이 생각하는 이미지는 다른 것 같다"라며 "이런 이미지에 대해 섭섭하지 않고 감사하다. 악역은 배우에게 매력적이고, 도전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본다. 배우의 스펙트럼에 훨씬 좋은 느낌이 드는 것 같아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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