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능가했다' 역대급 슈퍼 캐치, 옛 동료는 쓴웃음을 지었다 [★승부처]

잠실=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6.04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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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초 2사 1루. 두산 정수빈의 더 캐치 순간. /사진=뉴스1
잠실 외야에 홍길동이 나타난 것인가. 두산 정수빈(31)이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하더니 외야 타구를 모조리 잡아버렸다. 경기 막판에는 메이저리그를 능가하는 '역대급' 슈퍼 캐치로 잠실 구장에 모인 두산 팬들에게 전율을 선사했다.

두산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홈 경기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26승22패가 됐다. 반면 SSG는 2연패에 빠졌다.


두선 선발 최원준은 6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그가 호투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정수빈의 호수비를 빼놓을 수 없다. 최원준이 잡아낸 18개의 아웃카운트 중에서 정수빈이 책임진 아웃카운트는 무려 7개나 된다. 이날 경기를 통틀어서는 7회와 8회 1개씩을 추가해 총 9개다.

두산은 2회 강승호의 적시 3루타, 김재호의 우익수 뜬공 때 추신수의 포구 실책을 묶어 2-0을 만들었다. 3회에는 허경민과 김인태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2, 3루에서 상대 포일로 손쉽게 1점을 추가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3-0 리드에서 두산 선발 최원준은 6이닝을 막고 내려갔다. 이어 올라온 홍건희는 7회 고종욱에게 안타를 맞긴 했으나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끌고 갔다.


8회가 하이라이트였다. 막 올라온 박치국이 2사 후 최정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다음은 옛 동료 최주환. 박치국의 3구째 145km/h 직구를 받아쳐 큰 타구를 만들어냈다. 한눈에 봐도 우중간을 가를 수 있는 타구였다.

바로 여기서 정수빈이 등장했다.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더니 팔을 쭉 뻗어 타구를 낚아챘다. 우익수 김인태는 빠질 줄 알고 백업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글러브에 들어간 공을 꽉 쥔 채 가속도를 못 이긴 정수빈은 펜스와 그대로 세게 충돌했다. 그러나 다행히 부상은 없었다. 안타를 빼앗긴 '옛 동료' 최주환은 쓴웃음을 지어 보인 채 모자를 벗었다. 툭툭 털고 일어난 정수빈이 더그아웃을 향해 들어오자 1루 측 두산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6년 56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정수빈은 올해 부진하다. 옆구리 부상까지 겹쳐 김인태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올 시즌 26경기에 나와 타율 0.208 6타점에 그치고 있다. 이날 역시 3타수 무안타에 그쳐 타율은 0.196까지 내려갔다. 결국 2할대 타율이 붕괴됐다. 비록 타격감은 저조하지만 수비력만큼은 빼놓을 수 없는 정수빈이다. 그리고 이날 경기서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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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수빈이 공을 잡기 직전의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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