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초 2사 1루. 두산 정수빈의 더 캐치 순간. /사진=뉴스1 |
두산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홈 경기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26승22패가 됐다. 반면 SSG는 2연패에 빠졌다.
두선 선발 최원준은 6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그가 호투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정수빈의 호수비를 빼놓을 수 없다. 최원준이 잡아낸 18개의 아웃카운트 중에서 정수빈이 책임진 아웃카운트는 무려 7개나 된다. 이날 경기를 통틀어서는 7회와 8회 1개씩을 추가해 총 9개다.
두산은 2회 강승호의 적시 3루타, 김재호의 우익수 뜬공 때 추신수의 포구 실책을 묶어 2-0을 만들었다. 3회에는 허경민과 김인태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2, 3루에서 상대 포일로 손쉽게 1점을 추가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3-0 리드에서 두산 선발 최원준은 6이닝을 막고 내려갔다. 이어 올라온 홍건희는 7회 고종욱에게 안타를 맞긴 했으나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끌고 갔다.
8회가 하이라이트였다. 막 올라온 박치국이 2사 후 최정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다음은 옛 동료 최주환. 박치국의 3구째 145km/h 직구를 받아쳐 큰 타구를 만들어냈다. 한눈에 봐도 우중간을 가를 수 있는 타구였다.
바로 여기서 정수빈이 등장했다.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더니 팔을 쭉 뻗어 타구를 낚아챘다. 우익수 김인태는 빠질 줄 알고 백업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글러브에 들어간 공을 꽉 쥔 채 가속도를 못 이긴 정수빈은 펜스와 그대로 세게 충돌했다. 그러나 다행히 부상은 없었다. 안타를 빼앗긴 '옛 동료' 최주환은 쓴웃음을 지어 보인 채 모자를 벗었다. 툭툭 털고 일어난 정수빈이 더그아웃을 향해 들어오자 1루 측 두산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6년 56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정수빈은 올해 부진하다. 옆구리 부상까지 겹쳐 김인태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올 시즌 26경기에 나와 타율 0.208 6타점에 그치고 있다. 이날 역시 3타수 무안타에 그쳐 타율은 0.196까지 내려갔다. 결국 2할대 타율이 붕괴됐다. 비록 타격감은 저조하지만 수비력만큼은 빼놓을 수 없는 정수빈이다. 그리고 이날 경기서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두산 정수빈이 공을 잡기 직전의 모습. /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