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의 아트마켓] 14. 예술 작품의 상속

채준 기자 / 입력 : 2021.05.26 08:45 / 조회 :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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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의 기증 작품 리스트에 포함된 작품인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수련 연못(Le bassin aux nympheas)', 1919. 사진제공= Botaurus via Wikimedia Commons/Public Domain.


최근 예술작품은 상속 또는 증여의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4월 말 삼성가(家)가 고 이건희 회장의 개인 소장 미술품 중 일부를 국내 박물관과 미술관에 기증한다고 발표한 뒤 미술계는 물론 사회 전반적 한바탕 떠들썩했다. 미디어의 보도에 따르면 삼성가의 전체 상속재산이 약 26조 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그중 미술품은 약 3조 원 정도로 그 일부인 1조 원 정도의 작품들을 기증한다고 한다. 이번 기증은 막대한 상속세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세금 부과 대상 재산을 줄이고, 동시에 기업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예술 작품은 어떻게 상속할 수 있는 것일까?

상속세, 증여세의 대상이 되는 예술 작품

상속이나 증여의 대상이 되는 재산에는 상속세나 증여세가 부과된다. 상속이나 증여의 대상이 되는 재산은 금전으로 환원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모든 물건과, 재산적 가치가 있는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모든 권리를 포함한다. 즉, 예술 작품도 상속세나 증여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다.

세금 부과를 위해서는 대상이 되는 재산의 가치를 먼저 평가해야 한다. 예술 작품의 가치 감정은 감정 전문 기관이나 전문 감정사들에게 위임하여 평가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속세와 증여세 세율은 동일하나 공제액이 차이가 나므로, 상속이나 증여의 대상이 되는 총자산의 규모에 따라 전문가와 함께 계획을 세워 증여나 상속 중 선택할 수 있다.

6년에 걸친 재판으로 나눠진 피카소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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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새벽의 연주자(L'Aubade)', 1942. 사진제공= Wisi eu via Wikimedia Commons.


상속이든 증여든 어느 쪽으로 결정을 하든 미리 세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무계획적인 상속은 이후 많은 법적 문제를 야기하거나 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스페인 출신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의 사례는 유서 없는 상속이 얼마나 복잡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보여주는 일례이다.

피카소는 45,000점 이상의 작품을 제작해 다작을 한 대가로도 유명하다. 1973년 프랑스에서 91세로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유품으로 남긴 작품들만 해도 1,885점의 회화와 1,228점의 조각, 7,089점의 드로잉, 30,000점의 판화, 150권의 스케치북, 3,222점의 도자기 작품들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생을 가난하게 활동하다 사후에 인정받은 많은 대가들과는 달리 피카소는 활동 기간 동안 유명세를 떨치며 그의 작품들 이외에도 많은 재산을 남겼다. 당시 법원 지정 감사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의 유산은 미화로 약 1억-2억 5천만 달러(한화 약 1천100억-2천77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피카소는 생전에 유서 작성을 거부하며 유서를 남기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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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다림질하는 여인(La Repasseuse)', 1911. 사진제공= Matthias Winkelmann via Wikimedia Commons/Public Domain.


피카소는 유족으로 두 번째 부인과 첫 번째 결혼에서 낳은 아들, 그리고 세 명의 혼외자를 두었다. 대가가 남긴 방대한 작품들과 막대한 재산, 복잡한 가족 관계, 그리고 특히 유서를 남기지 않은 사망은 결국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필연적인 소송은 6년에 걸친 긴 다툼 후에 종결되었다.

하지만 이후로도 오랫동안 피카소의 이름에 대한 권리와 초상권 등을 둘러싸고 유족들 간에 많은 분쟁이 이어졌다. 만일 미리 고인이 죽음에 앞서 이를 계획하고 유서를 마련해 뒀더라면 수많은 시간과 돈을 들인 가족 간의 법정 싸움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상속이나 증여 대비한 면밀한 계획 수립 바람직

개개인의 상황이 모두 다르긴 하지만 예술 작품의 상속이나 증여에 대해 미리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 관계와 세금과 재정적 계획, 그리고 소장 작품의 가치와 구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먼저 소장 작품의 현재 마켓에서의 가치와 보존 상태 등의 감정이 필요하다. 감정을 마치면 소장 작품들 전체를 함께 보존할 것인지, 누가 보존을 총괄할 것인지, 상속인이나 증여 대상자(수증자)들이 작품을 갖기 원하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 작품의 보존과 배분, 처분 등을 계획할 수 있다.

이 밖에 자산의 유동성 상태와 기증 여부 등의 요소를 참작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 전반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나중에 일어날 수 있는 복잡한 분쟁을 막을 수 있도록 예술 작품의 상속이나 증여 계획을 미리 마련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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