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낙원의 밤' 스틸컷 |
배우 전여빈이 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을 통해 느와르 영화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낙원의 밤'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다. 전여빈은 영화 속에서 재연 역할을 맡아 연기했다. 전여빈이 연기한 재연은 전형적인 느와르 영화를 한 순간에 새로운 영화로 만드는 캐릭터다. 말 한마디 없이 쉴새 없이 총을 쏘는 영화의 마지막 10분은 그야말로 재연의 독무대다. 전여빈은 자신만의 날카로운 눈빛과 캐릭터에 몰입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총격씬에서 인상적인 것은 재연의 의상이다. 우리가 그동안 봤던 느와르 영화 속에서는 이 같은 총격씬에 힘을 주기 위해 가죽의상이나, 인물의 매력을 살리는 의상을 입는다. 어떤 영화 속에서는 선혈이 낭자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흰 수트를 입기도 하고, 하이힐에 치마를 입고 가는 여성 주인공도 있다. 하지만 재연은 가장 힘을 준 마지막 장면에서, 가장 편한 의상을 입고 총을 쏜다. 영화 내내 입던 카고 바지와 연보라색 후드짚업을 입고. 후드까지 둘러쓴 그녀는 겉모습에는 전혀 힘을 주지 않았다. 멋지게 보이기 위한 복장이 아니라 막 집에서 나온 듯한 모습이라 더욱 새롭고 눈에 띈다.
이에 대해 전여빈은 "촬영 전 몇번의 의상 피팅이 있었는데, 그 옷은 감독님이 픽스해 주셨다. 재연은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을 신경쓰는 인물이 아니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재연은 최소한의 것을 누리며 미니멀 라이프를 살고 있다. 이 친구는 뭔가 보여줄 필요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모습으로 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아마 후드티가 가장 총을 편하게 쏠 수 있는 복장이 아니었을가. 얼굴도 가려야 하는데 모자를 쓰면 시야가 가리니, 후드를 쓰는게 편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박훈정 감독의 연출과 전여빈의 연기가 만나, '낙원의 밤' 속 '멋을 내지 않아도' 멋진 엔딩이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