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민폐만 끼쳤다" 유희관, 시즌 첫 승에도 웃지 않았다 [★잠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5.0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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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잠실 SSG전에서 시즌 첫 승을 따낸 두산 유희관. /사진=김동영 기자
두산 베어스 '느림의 미학' 유희관(35)이 5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수비 실책이 나오는 등 어려움도 있었으나 방망이가 시원하게 터졌고, 승리할 수 있었다. 경기 후 만난 유희관은 의외로 담담했다. 마음고생의 흔적이 보였다.

유희관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0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2자책)의 역투를 펼쳤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전까지 유희관은 4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9.60에 그치고 있었다.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활약했지만, 이제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 크게 나왔다. '이젠 힘들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이날은 달랐다. 아주 압도적인 호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5이닝을 먹었다. 자책점도 이날이 최소였다. 유희관이 5이닝 이상-2자책 이하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29일 KIA전 이후 185일 만이다.

우여곡절은 있었다. 2회초 적시타와 희생플라이로 2점을 내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4회초 1사 1,3루에서 땅볼을 유도해 3루 주자를 런다운으로 몰았는데 수비 실책이 나와 추가 2실점이 올라갔다.


4회말 김인태의 3점포가 터지며 5-4 재역전에 성공했으나, 5회초 안타 2개와 실책으로 인해 2사 2,3루에 몰렸다. 투구수가 이미 110개였다. 또 한 번 4⅔이닝에서 끝날 위기. 그래도 교체는 없었고, 유희관이 5회를 오롯이 책임졌다.

경기 후 만난 유희관은 "5회 2사에서 내려간 경기가 있었는데 내 실력이고, 복이라 생각한다. 오늘도 투구수가 많았고, 5회를 다 막지 못하고 내려올 줄 알았다. 운 좋게 넘긴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시즌 첫 승이 기쁠 법도 했다. 동시에 통산 98승으로 100승까지 2승만 남긴 상황이었다. 그러나 유희관은 굳은 표정이었다. "지금까지 다른 선발투수들이 나가서 이기고, 내가 나가서 졌다. 민폐를 끼쳤다. 오늘도 승리보다는 5이닝을 넘긴다는 생각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 100승이 문제가 아니다. 시즌이 많이 남아있다고 하지만, 다음 경기 못하면 다시 욕 먹는 것 아니겠나. 다음 경기 준비 잘하겠다. 오늘은 내 승리보다 팀이 이겨서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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