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레전드의 특별했던 은퇴식, K리그 새로운 스토리텔링 [★현장]

수원=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5.0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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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 포항스틸러스전을 앞두고 양 구단 합동 은퇴식을 치른 뒤 가족 등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신화용(가운데). /사진=수원삼성
지난 15년 간 포항스틸러스와 수원삼성 소속으로 K리그 통산 337경기에 출전한 골키퍼 신화용(38)이 은퇴했다. 수원과 포항 구단은 그를 위한 '합동 은퇴식' 무대를 만들었고, 팬들과 후배 선수들도 그라운드를 떠나는 그를 예우했다.

신화용은 1일 수원과 포항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13라운드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전 소속팀 수원, 친정팀 포항의 맞대결을 앞두고 진행된 뜻깊은 은퇴식이었다.


그는 포항제철중과 포항제철고, 청주대를 거쳐 지난 2004년 포항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했다. 이후 13년 동안 포항 유니폼을 입고 287경기에 나섰고, 2017년엔 수원에 새 둥지를 틀고 2시즌을 뛰었다. 그의 K리그 통산 기록은 337경기 356실점, 경기당 평균 1.06실점이다.

이후 허리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그는 결국 새 소속팀을 찾지 못한 채 올해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이날 수원과 포항전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아 팬들과 구단 관계자들에게 선수로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수원 구단으로부터 공로패를 받은 신화용은 "이렇게 빅버드에서 팬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돌이켜보면 행복한 선수 생활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주신 수원과 포항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리고, 부족한 저를 응원해주신 팬분들께도 뜻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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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은퇴식을 앞두고 전광판에 비춰진 자신의 은퇴 영상을 바라보고 있는 신화용의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그라운드 위에서 도열한 수원과 포항 선수들은 VIP 단상에서 은퇴를 선언하는 그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수원 벤치에 앉은 코칭스태프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신화용의 은퇴 순간을 지켜보고, 또 박수를 보냈다.

경기장 곳곳엔 신화용을 위한 현수막이 걸렸다. 원정 응원석 쪽에는 '우리의 골문을 든든히 지켜줘서 고마워요, 이제는 우리가 당신을 변함없이 지킬게요'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설치됐다. 현수막 양 끝엔 양 구단을 상징하는 색이 칠해졌다.

또 수원 서포터스는 '神과 함께 했던 설렘, Don't Forget'이라는 걸개를 펼쳐 보이며 떠나는 신화용을 향한 마지막 예우를 더했다. 포항 팬들은 신화용의 합동 은퇴식 소식을 전한 구단 SNS를 통해 그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포항 시절 신화용과 한솥밥을 먹었던 김기동 포항 감독은 "(신)화용이는 자기 관리가 뛰어나고,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그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선수로서 많은 활약을 해줬고 어린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돼줬다"며 "좋은 지도자로 거듭나지 않을까 싶다. 선배로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수원과 포항이 '레전드'를 예우하는 합동 은퇴식을 열면서, K리그에는 또 하나의 스토리텔링의 사례로 남게 됐다. 이날 축구인생의 1막을 마감한 신화용은 지도자로서 축구인생 제2막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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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용의 합동 은퇴식이 열린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설치된 현수막. /사진=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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