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비와 당신의 이야기' 아날로그 시대, 강하늘이 그린 순정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1.04.21 13:13 / 조회 : 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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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포스터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며 설렘을 안겼던 용식이의 모습은 없다. 강하늘은 용식이와 또 다른 얼굴로, 순수함 그 자체인 현재 3040세대들의 청춘 그 시대의 순정을 그려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아날로그 감성이 만연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게 만든다. 그렇기에 1990년대생이 느끼고, 봐왔던 감성과는 거리가 멀다.'비와 당신의 이야기'(감독 조진모)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 영호(강하늘 분)와 소희(천우희 분)가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라는 가능성이 낮은 약속을 한 그들의 이야기다.

2003년 영호는 입시 학원에 등록했지만, 뚜렷한 꿈과 목표도 없이 삼수에 도전한다. 자신과 비교되는 잘난 형의 비아냥에도 입시 학원으로 향한다. 입시 학원의 강사도, 수진(강소라 분)도 초면이 아니다. 수진은 먼저 영호에게 말을 걸게 되고, 영호는 수진을 알고 있지만 선뜻 대답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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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스틸


계속된 수진의 구애에 영호는 점차 마음을 열고 가까워진다. 그러던 어느 날 영호는 가슴 한 켠에 있던 초등학교 운동회 당시 자신에게 손수건을 건네준 한 소녀의 기억을 소환한다. 마음이 가는대로 그녀에게 볼펜으로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편지를 작성한다. 소희(천우희 분)는 영호의 편지를 받게 되고, 고민 끝에 언니 대신 답장을 쓰게 된다.

그렇게 영호는 서울에서, 소희는 부산에서 편지를 주고 받는다. 소희는 서울에 없는 부산을 느낄 수 있는 바다 등을 편지에 꾹꾹 눌러 담는다. 영호는 소희의 편지에 더욱 설렘과 기쁨을 느낀다. 물론 소희는 두 사람만의 편지 규칙을 정한다. 그래서 영호는 더 애가 탄다. 결국 영호는 소희에게 만남을 제안하고, 소희는 '비가 내리는 12월 31일에 만나자'고 한다.

2002 한일월드컵이 지나고 2003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해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변화가 찾아왔고, 홍콩영화의 상징 같았던 배우 장국영이 하늘로 떠났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헌책방, LP판 등을 통해 아날로그적 감성이 만연했던 그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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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스틸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서 돋보이는 건 강하늘이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속 용식이로 설렘을 안겼던 그가 용식이와는 또 다른 얼굴로 가슴 설레고 불완전한 청춘을 그려냈다. 강하늘은 러닝타임 117분을 이끈다. 순수한 설렘을 관객석으로 전달한다.

영호와 소희의 편지는 기다림이라는 설렘을 안겨주는 매개체다. 손편지는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80년대생에게는 익숙한 향기겠지만, 90년대생에게는 이런 기다림이 낯선 건 부인할 수 없다.

영호와 소희의 소통은 아날로그 시대를 몰랐던 이들에겐 생소하지만, 그럼에도 기다림이라는 설렘을 느끼게 한다. 사랑 이야기에는 늘 결과가 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서는 결과 보다는 한 사람의 사랑이 상대방에게 향하는 과정을 심도있게 다뤘다. 추억이라는 그 자체에 포커스를 맞췄다. 아날로그 시대의 사랑 그리고 순정은 지금의 청춘보단 그 윗세대에게 더 공감을 자아낼 듯하다.

4월 28일 개봉. 러낭타임 117분.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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