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시대'가 임영웅 없는 '더트롯쇼'에 뿔난 이유 [문완식의 톡식]

문완식 기자 / 입력 : 2021.04.2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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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MTV, SBS FiL '더트롯쇼' 화면 캡쳐
가수 임영웅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강력한 지지 세력인 팬덤 '영웅시대'가 '국내 최초의 순수 창작 트롯 차트쇼'를 표방하는 SBS FiL·SBS MTV '더트롯쇼'에 단단히 뿔이 났다.

지난 2월 10일 첫 방송한 '더트롯쇼'는, 월간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1개월 간의 음원 점수 및 투표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트로트 순위를 집계한다. 제작진은 앞서 지난 2월 초 '더트롯쇼' 첫 방송을 알리며 "'더 트롯쇼'는 본인의 이름으로 발매한 자신의 곡으로 무대에 선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이며, 그만큼 긴장감 있는 진검 승부가 펼쳐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3월 31일 첫 순위 발표에서는 사전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에 올랐던 임영웅이 최종 1위 선정에서도 출연하지 않았음에도 실시간 투표에서 무려 2000점을 얻으며 1위를 차지, '트로트 제왕'의 자리를 재확인했다. 1위 임영웅이 총점 8551점을 얻은 것과 비교, 2위 송가인 3470점, 3위 영탁 2630점으로 2위와 3위의 점수를 합쳐도 1위 임영웅 점수의 71%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격차가 컸다. 임영웅은 이날 '더트롯쇼' 3월 1위 오르며 명예의 전당에 직행, 4월 1위 후보에서 제외됐다.

임영웅은 '더트롯쇼'에 앞서 MBC '쇼! 음악중심'에서 14년 만의 트로트 가수 음악방송 1위 대기록을 세웠고, 연이어 SBS MTV·SBS FiL '더쇼'에서 인기 K팝 아이돌과 겨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에 더해 '더트롯쇼' 1위 트로피까지 챙기며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로 음악방송 3관왕 기록을 세우는 기쁨을 맛봤다. 팬들의 기쁨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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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MTV, SBS FiL '더트롯쇼' 화면 캡쳐



하지만, 그러한 팬들의 기쁨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트롯쇼'에 대한 불만과 불신, 분노로 바뀌고 있다.

애초 3월 1위 발표 당시 기쁨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MC 도경완이 3월 1위를 한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가 4월 1위 후보에서 제외된다는 말부터 팬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무리 월에 한 번 1위를 가린다지만 3주 연속 1위, 5주 연속 1위 시 1위 후보에서 제외하는 다른 음악방송들과 견주어도 단 1번의 1위를 했다고 해서 1위곡을 바로 1위 후보에서 제외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였기 때문이다. 팬들은 "어느 음악방송에도 없는 행태"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팬은 "이래서야 '더트롯쇼'가 어떻게 트로트로 글로벌화를 하겠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했다. '더트롯쇼'는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대신 2020년 4월 3일 발매된 '이제 나만 믿어요'를 2021년 4월 후보로 올렸다.

팬들이 이러한 '이해불가'에서 나아가 '더트롯쇼'에 불만, 불신, 분노까지 이른 데에는 '임영웅이 없다'는 데 있다. 방송 출연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팬들에 따르면, '더트롯쇼' 사전투표가 진행되는 스타패스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면 '임영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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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타패스(STARPASS)


실제 스타패스 3월 1위 산정 실시간 투표 결과를 알려주는 1회 실시간 투표 결과 페이지에는 '임영웅(Young-Woong Lim)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라는 1위 알림과 함께 마이크 이미지만 덩그라니 있을 뿐이다. 의미 있는 첫 1위 기록인 데 임영웅의 얼굴이 나와있지 않은 것. 팬들은 스타패스 측에 이에 대해 문의했고 "1위 이미지는 방송사의 요청에 따라 마이크 이미지로 대체하여 올려드림을 안내드린다"는 답을 받았다고 한다. 팬들은 "임영웅이 출연을 안해서 사진을 안쓰고 마이크로 대체 된 거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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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팬의 질문에 스타패스 고객센터에서 한 답변


'더트롯쇼'에서 '임영웅이 없는' 부분은 또 있다.

생방송 중 1위 산정 부문과 점수 등을 공개하기는 했지만 방송 후 '더트롯쇼' 홈페이지에서 순위 관련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도 불만 사항 중 하나이다. '쇼! 음악중심'을 비롯해 앞서 여러 음악방송들을 경험해 본 팬들은 "여기(더트롯쇼)는 진짜 너무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영웅시대'의 한 팬은 "임영웅이 의미 있는 '더트롯쇼' 첫 1위를 했는데도 이와 관련해 '더트롯쇼'에서 공식 보도자료를 내지 않아 팬들로서는 내심 서운한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에 이르러서도 '더트롯쇼' 관련한 여기저기에 임영웅이 없어도 너무 없다"고 하소연했다.

"'더트롯쇼'는 차트쇼인만큼 굵직한 규모의 팬들은 차트 순위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트로트 팬덤의 화력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더트롯쇼'는 첫 방송을 앞두고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이 전망, 아니 기대를 했다. 트로트 팬덤을 향한 일종의 '러브콜'이다. 임영웅의 팬덤 '영웅시대'는 카페 회원 수만 15만 명에 이르는 '굵직한 규모의 팬들'이고 음악방송 사전 투표, 실시간 투표 만점을 만들어낼 정도로 그 화력 또한 막강하다. '더트롯쇼'는 그러나 그러한 팬덤의 규모와 화력에만 초점을 맞췄을 분 정작 중요한 부분을 간과했다. '팬심(Fan心)'이다. 팬심을 아우르지 못하면서 규모와 화력을 논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팬심부터 귀 기울여야 한다. 들리는가, 그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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