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 양희종(왼쪽)과 문성곤. /사진=KBL 제공 |
김승기(49) 안양 KGC 인삼공사 감독이 6강 플레이오프 첫 판에서 웃었다. 수비가 강력했고, KT의 기를 꺾었다. 남은 경기에 대한 자신감도 보였다. 여차하면 3경기로 끝날 수도 있다.
KGC는 1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부산 KT전에서 전반은 뒤졌으나 후반 공수에서 압도하면서 90-80의 완승을 거뒀다.
일등 공신을 꼽자면 전성현이었다. 3점슛 5개 포함 21점을 퍼부었다.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자다. 김승기 감독도 "(전)성현이가 없었으면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치켜세웠다.
그리고 수비다. 일단 수치를 보면 스틸에서 9-5로 앞섰다. 턴오버도 14개나 유발시켰다. 반대로 KGC가 범한 턴오버는 7개. 공을 많이 뺏어냈고, 실수도 더 많이 이끌어냈다. 그만큼 KGC 선수들이 강하게 달려들었다는 의미다.
김승기 감독은 "전반은 경기가 제대로 안 됐다. 그래도 점수차가 크지 않았다. 후반 들어 수비가 괜찮아지면 된다고 봤다. 문성곤과 양희종이 수비를 너무 잘해줬다. 이재도와 오세근도 좋았다. 덕분에 후반은 무리 없이 잘 진행됐다. 그래서 이겼다"고 설명했다.
안양 KGC 김승기 감독(왼쪽)과 문성곤. /사진=KBL 제공 |
기본적으로 KT의 전력은 인정을 했다. 특히나 허훈-양홍석-김영환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수 라인이 강력하다. 허훈과 양홍석은 정규리그 베스트5에 들어갔고, 김영환 또한 탁월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선수다. 이 3명의 기록을 합하면 평균 42.5점 12.7리바운드 11.6어시스트가 된다. 강력한 창이다.
KGC는 이 창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패를 갖춘 팀이다. 양희종은 그 이름만으로도 무시무시하고,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오세근 역시 골밑 존재감은 강력하다. '블루 워커' 문성곤에 앞선에서 1차 저지를 맡는 이재도까지 있다. 실제로 KGC는 양홍석을 단 11점으로 묶었고, 허훈의 득점도 18점으로 제어에 성공했다.
김승기 감독은 "허훈과 양홍석, 김영환까지 KT 선수들 대단하다. 대단한데, 양희종-문성곤-이재도-오세근 등이 수비를 정말 잘해줬다. 나는 이번 시리즈를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4~5차전까지 생각하고 있다. 물론 우리 생각대로 된다면 일찍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생각대로'의 핵심이 결국 수비다. 자신감이 묻어났다. 1차전에서 보여준 것이 있다. 잔여 시리즈 KGC의 방패가 KT의 창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이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