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애런 브룩스(왼쪽)와 다니엘 멩덴.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윌리엄스 감독은 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브룩스와 멩덴을 1~2선발로 붙여서 간다. 4일 휴식 후 등판으로 세팅을 했다.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미국 선수들은 4일 턴으로 해왔다. 시즌을 치르면서 몸 상태를 체크하고, 필요시 하루 휴식을 더 주는 쪽으로 가겠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KBO 리그 구단들은 5일 휴식 후 등판이 기본이다. 선발 5명이 필요한 이유다. 화요일에 등판하는 경우 4일 휴식 후 일요일에 나서게 되지만, 드문 케이스다. 반대로 메이저리그는 4일 휴식 후 등판이 기본이다. 대부분의 선발투수들이 그렇게 돈다. 이를 감안해 윌리엄스 감독이 외국인 투수 브룩스-멩덴을 '미국식'으로 등판시키기로 결정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5선발 세팅은 끝났다. 개막 첫 로테이션은 브룩스-멩덴에 김현수-이의리-임기영이 나선다. 이민우와 장현식 등이 롱릴리프로 들어가고, 필요시 선발로 나설 수 있다. 각자의 역할을 부여한 상태다"고 짚었다.
KIA 타이거즈 김현수-이의리-임기영(왼쪽부터).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파격적인 시도다. 이쪽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당연히 5일 휴식보다 4일 휴식일 때 브룩스-멩덴의 등판 횟수가 많아진다. 좋은 투수를 조금이라도 더 쓰겠다는 의도. 잘만 된다면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단, 생각할 부분은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미국에서 계속 4일 턴으로 던졌다"고 했다. 그러나 브룩스의 경우 지난 시즌 KBO에서 활약했다. 5일 휴식 후 등판이 익숙해졌다고도 볼 수 있다. 지난해 23경기 가운데 4일 휴식 후 등판은 4번이 전부였다. 5일 휴식은 13번이었다. 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멩덴도 마찬가지다. 작년까지 미국에서 뛰었던 것은 맞다. 그러나 등판 경기가 아주 많았던 것이 아니다. 2019년 메이저에서 59⅔이닝을, 마이너에서 64이닝을 던졌다. 합계 123⅔이닝이다. 2020년의 경우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았고, 빅 리그에서는 12⅓이닝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결국 '버텨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불는다. '4일 휴식 등판'을 이상없이 소화해준다면 최상이다. KIA 입장에서도 원투 펀치를 더 자주 쓸 수 있기에 승리 확률이 올라간다. 국내 투수들은 예비 자원을 많이 확보해 다양한 방법을 쓴다는 구상이다.
반대로 브룩스와 멩덴이 감당하지 못하게 될 경우 안 하는 것만 못하게 된다. 국내 투수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토종 투수들은 4일 턴 대상이 아니다. 브룩스-멩덴에 맞추다 보면 꼬박꼬박 5일씩 쉬면서 일정하게 등판하는 것이 어렵다. 선발투수의 등판이 들쑥날쑥해서 좋을 것이 없다. 그만큼 브룩스-멩덴의 '4일 턴'은 모험이고, 도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