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멩덴 '4일 휴식' 도박, 못 버티면 선발진 '통째로' 꼬인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4.05 10:27
  • 글자크기조절
image
KIA 타이거즈 애런 브룩스(왼쪽)와 다니엘 멩덴.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맷 윌리엄스(55) KIA 타이거즈 감독이 2021시즌 '초강수'를 둔다.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31)와 다니엘 멩덴(28)을 '4일 휴식' 로테이션으로 돌리기로 했다. 메이저리그식 운영이다. 좋은 투수를 더 자주 쓸 수 있다. 반대로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브룩스와 멩덴을 1~2선발로 붙여서 간다. 4일 휴식 후 등판으로 세팅을 했다.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미국 선수들은 4일 턴으로 해왔다. 시즌을 치르면서 몸 상태를 체크하고, 필요시 하루 휴식을 더 주는 쪽으로 가겠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KBO 리그 구단들은 5일 휴식 후 등판이 기본이다. 선발 5명이 필요한 이유다. 화요일에 등판하는 경우 4일 휴식 후 일요일에 나서게 되지만, 드문 케이스다. 반대로 메이저리그는 4일 휴식 후 등판이 기본이다. 대부분의 선발투수들이 그렇게 돈다. 이를 감안해 윌리엄스 감독이 외국인 투수 브룩스-멩덴을 '미국식'으로 등판시키기로 결정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5선발 세팅은 끝났다. 개막 첫 로테이션은 브룩스-멩덴에 김현수-이의리-임기영이 나선다. 이민우와 장현식 등이 롱릴리프로 들어가고, 필요시 선발로 나설 수 있다. 각자의 역할을 부여한 상태다"고 짚었다.

image
KIA 타이거즈 김현수-이의리-임기영(왼쪽부터).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어 "브룩스와 멩덴은 4일 턴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몸 상태를 계속 체크할 것이다. 사실 4일 턴이라고 해도 중간에 휴식일(월요일)이 있기 때문에 추가 휴식이 있을 수도 있다. 일단 올스타 휴식기 혹은 올림픽 휴식기까지는 이렇게 간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검토를 다시 하겠다"고 덧붙였다.


파격적인 시도다. 이쪽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당연히 5일 휴식보다 4일 휴식일 때 브룩스-멩덴의 등판 횟수가 많아진다. 좋은 투수를 조금이라도 더 쓰겠다는 의도. 잘만 된다면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단, 생각할 부분은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미국에서 계속 4일 턴으로 던졌다"고 했다. 그러나 브룩스의 경우 지난 시즌 KBO에서 활약했다. 5일 휴식 후 등판이 익숙해졌다고도 볼 수 있다. 지난해 23경기 가운데 4일 휴식 후 등판은 4번이 전부였다. 5일 휴식은 13번이었다. 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멩덴도 마찬가지다. 작년까지 미국에서 뛰었던 것은 맞다. 그러나 등판 경기가 아주 많았던 것이 아니다. 2019년 메이저에서 59⅔이닝을, 마이너에서 64이닝을 던졌다. 합계 123⅔이닝이다. 2020년의 경우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았고, 빅 리그에서는 12⅓이닝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image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BO 리그는 외국인 투수에게 좋은 성적을 요구한다. 특히 이닝은 최소 150이닝 이상 필요하다. 많게는 190~200이닝도 던진다. 등판 경기도 30경기 수준이다. 멩덴의 경우 확실히 미국 시절보다 더 많이 던지게 된다. 역시나 체력이 걸린다. 게다가 지난해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까지 받았던 선수다. 윌리엄스 감독이 "말처럼 잘 달렸고, 지치지 않는 선수다.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결국 해봐야 아는 법이다.

결국 '버텨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불는다. '4일 휴식 등판'을 이상없이 소화해준다면 최상이다. KIA 입장에서도 원투 펀치를 더 자주 쓸 수 있기에 승리 확률이 올라간다. 국내 투수들은 예비 자원을 많이 확보해 다양한 방법을 쓴다는 구상이다.

반대로 브룩스와 멩덴이 감당하지 못하게 될 경우 안 하는 것만 못하게 된다. 국내 투수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토종 투수들은 4일 턴 대상이 아니다. 브룩스-멩덴에 맞추다 보면 꼬박꼬박 5일씩 쉬면서 일정하게 등판하는 것이 어렵다. 선발투수의 등판이 들쑥날쑥해서 좋을 것이 없다. 그만큼 브룩스-멩덴의 '4일 턴'은 모험이고, 도박이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