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일본만 좋은' 한일전 됐다... 한일전 여파 '극과 극'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4.01 00:37 / 조회 : 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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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일전이 끝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는 한국과 일본 대표팀. /AFPBBNews=뉴스1
한일전 여파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아무 것도 얻지 못한 한국에 비해, 일본은 한일전 승리 여세를 월드컵 예선 무대까지 이어갔기 때문이다.

모리야스 하지메(53)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지난달 30일 일본 지바 후쿠다 덴시 아레나에서 열린 몽골과의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F조 경기에서 기록적인 14-0 대승을 거뒀다. 1967년 필리핀전 15-0 대승에 이어 일본축구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점수 차 승리다.

일본 27위, 몽골 190위인 피파랭킹이 말해주듯 일본의 낙승이 예상됐던 경기이긴 했다. 그러나 2019년 10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경기 당시에 6골차 승리에 그쳤음을 돌아보면 눈에 띄는 격차다. 몽골은 이 경기 전까지 6경기에서 13골을 내줬는데, 이날 일본전 1경기에 더 많은 골을 내줬다.

닷새 전 한일전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린 데다, 한일전 3-0 완승으로 자신감까지 더해진 결과였다. 경기 전 일본 ‘사커다이제스트’는 “한일전에서 3-0으로 승리한 일본이 자신감을 얻고 월드컵 예선을 치르게 됐다”며 “몽골전 선발라인업은 한국전 선발명단을 토대로 꾸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일본은 한일전에 선발로 나섰던 11명 중 9명을 몽골전 선발로 내세웠다. 전반 13분 미나미노 다쿠미(사우스햄튼)의 첫 골을 시작으로 전반 5골, 후반 9골을 몰아 넣었다. 한일전에서 경쟁력을 인정 받은 모리타 히데마사(산타클라라), 카마다 다이치(프랑크푸르트) 등은 몽골전까지 거치면서 일본 대표팀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덕분에 일본은 월드컵 2차 예선에서 5연승을 달리며 F조 선두를 질주했다. 2위 타지키스탄보다 1경기를 덜 치르고도 승점 5점 앞선 1위다. 남은 3경기에서 1경기만 이겨도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다. 한일전부터 몽골전 대승까지, 일본에게 3월 A매치는 얻은 것이 참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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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일전 당시 엔도 와타루(맨 오른쪽)가 일본의 3번째 골을 넣고 있는 장면. /AFPBBNews=뉴스1
상처만 잔뜩 입은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코로나19 상황 속 일본 원정을 추진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논란이 많았던 데다, 손흥민(29·토트넘) 차출이나 대표팀-K리그 구단 간 소통 부재 등 온갖 잡음이 일었던 한일전이었다. 설상가상 무기력한 경기력과 0-3 완패라는 결과 등에 팬심이 들끓었다. 결국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대국민사과를 하는 일까지 번졌다.

소득은 아무 것도 없었다. 당초 축구협회는 한일전을 통해 6월 월드컵 2차예선, 하반기 최종예선에 대비해 경기력을 점검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이강인(20·발렌시아) 제로톱 등 파울루 벤투(52·포르투갈) 감독의 허망한 전술과 사라진 투지, 무기력한 경기력 탓에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초비상’만 걸렸다. 향후 대표팀에 경쟁력을 더해줄 만한 새로운 자원들마저 찾지 못했다.

뼈아픈 결과가 전부는 아니었다. 2명의 유럽파 이강인과 정우영(22·프라이부르크)은 한일전 단 한 경기, 이마저도 45분 출전만을 위해 약 2만km를 오갔다. 16명의 K리거들은 일본에서 귀국한 뒤 파주NFC에서 일주일 간 코호트 격리 중이다. 격리가 2일 정오에나 해제되는 상황이어서 K리그 각 구단들은 이들을 제외한 채 주말 K리그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일전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투지와 무기력했던 경기력, 충격적인 결과에 축구팬들의 실망감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일전을 통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일본에 비해 한국은 모두가 불편하기만 한 셈이다. 한일전 당시부터 제기됐던 ‘누구를, 무엇을 위한 한일전이었는가’에 대한 씁쓸한 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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