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 날개 모양 조각 '익상편'

채준 기자 / 입력 : 2021.03.2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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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중앙대병원


‘마음의 창’이라고 하는 눈은 불편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자칫 심각한 장애가 수반될 수도 있어서다.

44세 남성 A씨는 20대 때부터 눈에 이물감이 느꼈다. 거울을 보면 까만 눈동자를 흰자위가 날개 모양처럼 덮는 충혈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됐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눈이 자주 아프고 이물감이 심했으며, 충혈이 동반되었다. 병원 안과에 가서 검사한 결과, ‘익상편’으로 진단받고 병원을 옮겨 다니며 안약으로 치료하고 수술도 3번에 걸쳐 받았지만 익상편은 동일 부위에 수개월에 걸쳐 계속 재발하였다. 심지어 재발할수록 익상편은 그 전보다 점점 더 커지고 두꺼워져 사물이 둘로 보이는 복시 증상까지 발생하였다.


‘익상편’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으나 안과에서는 흔히 접하는 질환 중 하나로 눈의 흰자위 결막 조직에서 생겨난 섬유혈관성 조직이 각막을 덮으면서 증식하는 안질환이다.

흰자위에서 눈동자로 삐죽하게 증식하는 모양을 보고 ‘날개 모양의 조각’ 이라는 뜻으로 한자로 ‘익상편(翼狀片)’이라 부르고 한글 용어로 ‘군날개’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40세 이상의 익상편 유병률은 8.9%이며 60세 이상에서 유병율은 16.0%로 알려져 있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익상편으로 인한 불편감을 겪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익상편으로 수술한 환자는 29,780명인 가운데 남성 53.5%, 여성 46.5%였으며, 60대 32.7%, 50대 27.4% 순으로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년층에서 훨씬 더 많지만 외부 활동이 많은 30~40대 환자들의 비중도 적지 않다.

중앙대학교병원 안과 김경우 교수는 “익상편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자외선 노출, 건조함, 외부 이물에의 장기 노출, 유전적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진행성 안질환인 익상편은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나 수술 후 재발률이 매우 높은 질환이기 때문에 수술 방법의 적절한 선택과 세심한 수술 기법이 중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 특성상 수술 후 재발률이 매우 높으며, 단순 절제술 후 약 80~90%까지 재발할 수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중앙대병원 안과 김경우 교수는 “익상편은 단순히 각막을 덮거나 충혈이 되어 미관상 문제를 일으키는 것뿐만 아니라 진행 시 각막 변형을 일으켜 난시를 유발하여 시력을 저하시킬 수 있고, 심하게 진행하여 동공을 가린다면 최악의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익상편은 섬유혈관성 증식 조직이기 때문에 혈류가 풍부하여 다양한 염증 반응을 야기할 수 있다. 염증을 동반할 시 익상편은 더 빨리 자랄 수 있고 심한 충혈과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염증이 과도할 시 환자들은 원인 모를 눈의 지속적인 불편감과 이물감으로 고통을 받기도 한다.

초기 익상편에 대해서는 약물 치료를 하며 염증을 조절하면서 진행 속도를 늦추고 충혈을 완화시켜볼 수 있다. 이후 익상편이 진행하여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때는 우선 익상편의 크기, 두께, 혈관성, 눈꺼풀-눈알 유착, 안구운동장애 등을 고려하여 익상편의 중증도를 평가한다.

이외 환자의 나이, 안구건조증 및 마이봄샘 기능장애 등 동반 안질환 유무와 류마티스성 질환, 간염, 켈로이드성 피부 체질 등 비안과적 영역에서의 전신 평가 역시 시행하여 재발 가능성을 예측하여 최적의 수술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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