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감독·코치가 서있고...' 어린 선수들은 편히 앉아 있네, 왜 그럴까 [★현장]

대전=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3.2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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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연습경기를 마친 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미팅을 하고 있다.
올 시즌 LG 트윈스에는 특별한 구단 문화가 있다. 연습 경기가 끝난 뒤 실시하는 미팅에서 나이 많은 감독과 코치들은 선 채로 이야기를 한다. 반면 나이 어린 선수들은 더그아웃에 설치된 의자에 편안하게 앉은 채로 코칭스태프의 말을 경청한다.

다른 구단과는 차별되는 모습이다. 대개 훈련 후 혹은 경기 후 실시하는 단체 미팅에서 선수들은 빙 둘러서 선 채로 감독 혹은 코치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등 아마 야구에서도 지도자가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때로는 절도 있는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올 시즌 LG 트윈스는 다르다.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연습경기에서도 경기 후 두 팀의 모습은 확연히 차이가 났다. 두산은 여느 팀처럼 선수들이 둥글게 원을 그리며 선 채로 코칭스태프의 말을 들었다.

이에 반해 LG는 다소 자유분방한 분위기였다. 모든 선수들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 벤치 위에 앉았다.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마주봤다. 한정된 공간에서, 일부 벤치를 차지하지 못한 선수들은 서서 이야기를 들었다. 규칙적인 모습과 거리가 있었다. 이들과 마주한 코칭스태프는 더그아웃 난간 바깥쪽에 선 채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류지현 LG 감독이 그 이유를 설명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저희는 연습경기 첫날부터 그랬다. 선수들이 벤치에 들어가고, 코치들이 밖으로 나왔다"면서 "동그랗게 서 있는 상태서 조언이나 메시지를 전하면, 어느 정도 경직된 분위기가 될 거라는 점이 기본적으로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또 다른 이유를 들었다. "코치들은 많이 뛰지도 않았다. 그런데 선수들은 경기를 뛰었다"면서 "굳이 경기 끝나고 (선수들을) 세운 채로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라고 봤다"고 밝혔다.

올 시즌 처음 감독으로 부임한 류 감독은 가슴 속에 모토가 있다고 했다. 그는 "취임 후 선수들의 마음 속에 스며들겠다는 말을 했다. 제 야구관이 '이청득심(以聽得心·귀를 기울여 경청하는 것이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이라는 말씀도 드렸다.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선수들에게 일괄적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서 "말만 그렇게 해놓고 실천의 방향이 다르면 선수들도 다른 걸 느낀다. 경기 후 이야기를 할 때, 좋은 (칭찬의) 메시지가 있을 수 있고, 지적을 하는 내용의 메시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런 부분들을 잘 만들어주는 게 제가 해야 할 역할이다. 아마 제가 감독으로 있는 한, 이런 부분은 변하지 않고 똑같이 계속 할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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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왼쪽) LG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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