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지 않은 내연녀? 이민영 "나도 사랑에 실패했던 경험"[★FULL인터뷰]

TV조선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 송원 역

윤성열 기자 / 입력 : 2021.03.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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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지담
배우 이민영은 TV조선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극본 Phoebe(임성한), 연출 유정준·이승훈)에서 '불륜녀'를 연기했다. 10살 어린 판사현(성훈 분)과 외도하는 송원 역으로 분했다. 도덕적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을 만한 캐릭터였지만, 그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송원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사무실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이민영은 "불륜녀 역할이면 당연히 지탄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셨다"며 "오히려 내가 감동을 많이 받았다"고 뿌듯한 마음을 전했다.


"송원이 가진 아픔이나 내면의 상처를 시청자분들이 함께 공감해주시고 몰입해주신 것 같아요. 덕분에 큰 감동을 받으면서 이 역할을 연기했어요. 저에겐 선물 같고 행복했던 드라마예요."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보고 또 보고', '하늘이시여', '인어 아가씨', '왕꽃 선녀님', '신기생뎐', '오로라 공주' 등을 집필한 히트 작가 임성한의 6년 만의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민영은 "작품에 대한 정보가 많진 않았지만, 임성한 작가님의 작품이라 어떤 역할이든 하고 싶었다"며 "처음엔 어떻게 송원 캐릭터를 잡아야 할까 고민이 됐는데, 믿고 기다렸던 만큼 설득력 있게 잘 그려졌던 것 같다"며 임 작가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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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지담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30대와 40대, 50대 세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 송원은 30대 여성 부혜령(이가령 분)의 남편 판사현과 내연 관계로 그려졌다.

송원은 처음엔 다가오는 판사현을 밀어내려 하고, 부해령과 이혼을 하려는 판사현을 말리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판사현과 불륜 관계가 진전된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이민영은 "그래도 송원은 굉장히 이성적으로 판사현을 돌아가게 했던 노력이 엿보였기 때문에, 나만이라도 송원을 그렇게 욕하고 싶지 않았다"고 웃었다.

이민영은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으로, 시즌1 말미 송원과 판사현이 강릉에서 함께 밤을 보내는 장면을 꼽았다. "전날 한숨도 못 자고 촬영장에 갈 정도로, 마음의 부담이 굉장히 오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송원 캐릭터를 작가님이 그려주신 방향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됐어요. 시청자들이 '그럴 수 있겠다' '저런 사랑이 올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 정도로 표현하고 싶었죠."

송원은 강릉에서 당장이라도 돌아가 부해령과 이혼을 하려는 판사현에게 "내 실체를 알고 가라. 나에 대해 모른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며 그를 붙잡았다. 이민영은 해당 장면에 대해 "송원은 어떻게든 사현이 자신을 떠나가도록 노력했던 인물"이라며 "'내 나이듦에 대해 모르지 않느냐'라며 이 남자를 체념하게 하기 위한 슬픈 장면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민영은 송원과 판사현의 사이가 육체를 떠난 정신적 사랑 '플라토닉 러브'였다고 표현했다.

"송원과 판사현은 서로 부족했던 면들을 발견하고 채워주면서 정신적인 교감을 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사현이 그런 송원에게 이끌려 현실 연애를 한다면 나이와 상처 등 상황에서 오는 괴리감이 존재했을 거예요. 그래서 이 남자(판사현)를 말리고 싶었을 거예요. 그래서 마지막엔 굉장히 슬픈 마음으로 나이 듦을 보여주려 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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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지담
함께 불륜 연기를 했던 성훈과의 호흡에 대해선 만족감을 전했다. 이민영은 성훈에 대해 "정말 배려를 잘 해주고, 나보다 연하인데도 분위기를 편하게 이끌어가려고 노력했다"고 칭찬했다.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 편안하게 자연스럽게 이끌어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많이 놀랐고 칭찬해주고 싶었어요. 인간적으로 멋진 사람이고, 배우로서도 멋진 자세를 갖고 있어요.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 엄지 척이에요!"

이민영은 성훈의 열정적인 태도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민영은 "성훈이 스케줄이 많아서 피곤했을 거다. 촬영 끝엔 살이 쭉쭉 빠지더라"며 "그런데도 대본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더라. 정말 열심히 한다. 이런 분은 처음이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민영은 또한 "실제로 되게 스윗하고, 코믹하다"며 "완벽한 외모를 갖고 있음에도 자신을 망가뜨리면서 현장 분위기를 좋게 하는 모습을 보니, 더 멋있더라. '누가 봐도 반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구나', '그래서 인기가 많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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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지담


송원이 '불륜녀'임에도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이민영은 송원이 처한 아픈 현실에서 답을 찾았다. "송원은 부모처럼 생각했던 시부모님이 이혼을 종용했을 만큼 아이를 못 낳는 것에 대한 상처가 있었고, 가족이란 울타리가 사라지고 홀로 살아가고 있는 여자였어요. 그런 여자가 판사현의 결혼생활에 대한 모든 번뇌와 고민을 같이 풀어주면서도 자신의 고통과 슬픔을 바닥으로 깔아 앉혀 놓고 품어 주고받아 주고 했던, 따뜻한 면을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신 것 같아요."

이민영도 40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송원의 삶에 많은 공감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민영은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에 실패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라며 "나 역시도 사랑, 연애, 결혼에 실패해봤던 경험이 있어서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때문에 송원 캐릭터에 더 마음이 갔고, 애착이 갔고, 사랑이 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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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지담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지난 14일 16회를 끝으로 시즌1을 마무리했다. 이민영은 이미 올 상반기 편성될 시즌2 촬영에 한창이다. 이민영은 "시즌1은 시즌2를 보여드리기 위해 초석을 단단히 다진 것"이라며 시즌2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시즌2에서 시청자분들이 목말라하고 궁금했던 모든 것들이 폭발할 예정이예요. 시즌2 대본 초반부를 읽었는데, 굉장히 재밌었어요. 뭘 상상하시든, 기대했던 모든 것들이 발산되게 쓰셨더라고요. 되게 현실적이고 재밌게 표현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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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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