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김성오가 밝힌 #빌런 #애잔멜로 #특공대액션[★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1.03.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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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성오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영화에선 '아저씨', 드라마에선 tvN '루카 : 더 비기닝'(이하 '루카'). 배우 김성오(42)가 수많은 악역 중 유달리 빛난 순간이다. 그동안 '아저씨', 드라마 '자이언트', '싸인' 등에서 사이코패스, 범죄자를 선보였던 그가 이번 '루카'에선 국정원이 만든 병기로 악역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가 분한 이손은 국가의 시나리오에 이용당한 희생양이었고, 같은 처지의 공작원 유나와 슬픈 로맨스를 보여줘 여운을 안겼다.

'루카'는 특별한 능력 때문에 쫓기게 된 지오(김래원 분)가 유일하게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강력반 형사 구름(이다희 분)과 함께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스펙터클 추격 액션극.


김성오는 극중 L.U.C.A. 프로젝트를 진행한 국정원 김철수(박혁권 분)의 공작원 이손 역을 맡았다. 이손은 특수부대 훈련 도중 수류탄을 섬광탄으로 오인해 투척하고 9명을 죽여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후 그는 자신을 꺼내준 김철수의 말을 믿고 조국을 위한 일이라며 지오를 목숨바쳐 추격했다. 이손은 자신과 같은 공작원 유나와 '사약길 로맨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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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성오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


-'루카'에서 서사와 액션 모두 주목 받은 역을 선보였다.


▶'루카'가 사전제작으로 찍은 후 조금 지나고 방영이 됐다. 찍을 때 액션신도 많아서 고생했는데 방송을 보면서 '저때 고생 많았지', '저때 재미있었지' 생각하며 봤다. 실시간으로 촬영하는 드라마였으면 힘들다는 느낌이 컸을 텐데, '루카'는 나도 보면서 추억을 되살릴 수 있었다. 김성오라는 사람의 과거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힘들다기 보다 재미있는 기억만 있다.

-이손에 대한 주목도가 컸다. 시청자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댓글 중에 '제발 좀 손이를 죽여줘라'고 쓴 걸 봤다. 나도 찍으면서 '얘는 빨리 죽어야 편안해지는데' 생각했다. 이손은 죽지 못해 산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그 반응을 보고 기분이 좋았고 기억에 많이 남았다. 시청자들이 감정 이입을 한 것 같았다. 이손에게도 다양한 선택의 방향이 있었을 텐데, 이손은 자신의 임무를 마쳐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루카'는 장르물임에도 불구하고 5~6%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렇게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줄 예상했는가.

▶많이 좋아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초반에는 더 잘 될 줄 알았다. 꿈을 더 높게 가지고 찍은 것도 사실이다. 공을 많이 들였고 배우, 스태프들이 만들면서 고생도 하고 더 많은 걸 보여주려고 했다. 시청률에서 아쉬움도 있어서 내 꿈을 또 안고 다음에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상황으로 '루카'가 종영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결말에서 지오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물이 죽음을 맞이해 충격을 줬다.

▶12부 대본이 나왔을 때, 내가 12부 초반에 죽을 수도 있다고 듣고 그 뒤 결말을 일부러 안 봤다. 방송으로 보려고 몇 개월 동안 뒤의 대본을 안 봤는데, 이런 결말을 보여줬다는 것에서 충격을 받았다. 나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말이어서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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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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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이손을 연기할 때 중점을 둔 포인트는?

▶이손은 순수하고 세상 물정을 몰라서 사기를 당한 거라 생각했다.

-제목이 '루카 : 더 비기닝'이다 보니 시즌의 서막인 느낌도 든다. '루카' 시즌2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는지.

▶그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은 건 없다. 나도 드라마를 보니 시즌2가 나오면 이 세계관이 더 커져서 어떻게 할까 궁금증이 들긴했다. 만약 시즌2가 제작된다면 지금의 '루카'보다 우주로 세상을 넓힌 더 큰 세계관이 생기고 엄청난 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유나와의 서사는 어떻게 연구했나.

▶유나가 이손과 함께 있으면 불행해질 걸 알기 때문에 일부러 멀리했다. 이손은 연애도 안 해봤던 인물이다. 임재범의 '고해' 가사처럼 이손은 '나는 불완전한 사람이야. 네가 내 옆에 있으면 안 돼'라고 생각했다. 여담이지만, 원래 유나랑 이손이랑 키스신이 있었다.

-그동안 많은 악역을 한 상황에서 '루카'로 또 한 번 악역을 맡았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희망과 역할이 충돌하진 않았는지.

▶내가 배우의 꿈을 안고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배우 한다'고 말하기 시작한 작품이 영화 '아저씨'였다. 그때 배우를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악역을 많이 했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나는 다른 것도 하고 싶은데'라는 고민도 했다. 30대가 지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기면서 '아빠 김성오'가 되면서 성숙해진 것 같고 생각도 바뀌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이런 역할을 해달라고 의뢰가 들어오는구나. 얼마나 좋은가'라고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 때만 해도 '잘할 수 있다'고, '시켜달라'면서 오디션을 봤는데 지금은 이런 역할이 가만히 있어도 들어오는구나 생각하게 됐다. 바둑알도 검정 알, 흰 알만 있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반점과 깨진 게 있을 수 있겠구나, 내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구나 싶었다. 나쁜 사람은 전 세계에 너무 많은데, 내가 모든 악역을 다 표현하지 못하겠지 싶었다. 역할을 준 것 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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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성오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이손은 어떤 악역으로 표현하려고 했는가.

▶악역이라 해도 과연 좋은 일은 한 것인가 나쁜 일을 한 것인가 고민했다. 이손은 사람을 죽이는 임무를 가졌는데, 이손으로서는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 것일 뿐이다. 이손은 수많은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해 회의감이 있었지만 그 죄책감을 티 안나게 눌렀던 것 같다.

-고난이도의 액션 준비는 어떻게 했나. 특공대 출신이어서 액션 습득이 다른 배우보다 빨랐을 것 같긴 한데, 부상은 없었는지?

▶큰 부상은 없었다. 어깨 수술도 하고 목 디스크가 있어서 촬영하면서 안 다치기 위해 근육의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했다. 운동도 안 하다가 하면 알이 배듯, 헬스장에 다니면서 긴장감을 주려고 했다. 특공대 출신이어서 특별히 액션을 금방 배운 것은 아니고, 내가 액션을 유용하게 써먹기 위해 복싱을 한 적이 있다. 복싱을 배우다 보니 합을 외우는 게 점점 쉬워지면서 만화책처럼 상대방의 주먹을 보고 피할 수 있게 됐다. 복싱을 한 게 '루카'에 도움이 된 것 같다.

-'루카'에서 멜로 눈빛을 보여줬다. 멜로에도 관심이 있는지?

▶과거 내 연애사를 보면 어마어마하다.(웃음) 멜로도 시켜주시면 당연히 하고 싶다. 사람은 엄마를 통해 사랑하는 감정, 좋아하는 감정을 가장 먼저 취득하는 것 같다. 이후에 그걸 느끼면서 가는 게 인간인 것 같다. 나에게 어떤 감정을 제일 잘 알고 있냐고 물으면 사이코패스 감정이라기 보다 나 또한 인간이기 때문에 멜로의 감정을 제일 잘 안다고 얘기할 수 있겠다.

-그동안 '아저씨', '자이언트', '싸인' 등에서 사이코패스, 범죄자 같은 역을 많이 맡아 악역 이미지가 강하다. 이로 인한 연기나 일상 속 편견에 힘든 적은 없었는지?

▶시청자들도 나를 악역으로만 봐주시지 실제 나쁜 사람으로는 안 본다. 내가 빌런을 연기하면 어린 친구들이 나에게 함부로 하는 건 없더라. 조심스럽게 '형님, 안녕하세요'라고 하는 건 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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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성오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


-김성오만의 악역은 어떻다고 정의할 수 있을까.

▶자기만의 루틴이 있고 자기만의 생각으로 역할을 대하는데, 단어는 '악역'이지만 기본적으로 악역이든 선한 역이든 내가 악한 걸 하는지, 선한 걸 하는 지 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할을 볼 때 '악랄하게 해야지'라기 보다 '이 캐릭터의 일은 이거지'라고 생각하고 연기한다.

-최근 tvN '놀라운 토요일'에 출연해 노래 맞추기 게임을 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또 어떤 예능에 출연해보고 싶은가?

▶예능에서는 적당히 쑥스러워하는 김성오를 보여주는 것 같고 배우로서는 욕심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내가 맛집을 좋아해서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는 예능을 해보고 싶긴 하다. 나의 가족이 나오거나 사생활을 얘기하는 예능은 조금 부담스럽다.

-김성오에게 '루카'란?

▶'루카'는 내가 많은 액션을 보여준 작품이다. 아직 내 몸이 살아있구나 느꼈다. 앞으로 다른 작품을 더 잘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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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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