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의 아내' 감독이 밝힌 #아오이유우 #저예산 #봉준호 [종합]

용산=강민경 기자 / 입력 : 2021.03.09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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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스파이의 아내' 포스터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영화 '스파이의 아내'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스파이의 아내'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시사 후에 진행된 화상 기자간담회에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참석했다.


'스파이의 아내'는 1940년대 고베의 무역상 유사쿠(타카하시 잇세이 분)가 만주에서 목격한 엄청난 비밀을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하자 아내인 사토코(아오이 유우 분)가 이를 만류하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드라마.

이날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스파이의 아내'가 한국에서 개봉하게 되어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세계에 여러 영화가 있을텐데 이러한 영화가 있다는 것만이라도 여러분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첫 인사를 건넸다.

1940년 일본이라는 시공간의 불안과 불온의 공기를 배경이자 주제로 삼아 세 남녀의 얽히고설킨 애정과 신념을 스릴러로 완성시켰다. 구로사와 감독은 왜 1940년대 일본을 담아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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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스파이의 아내' 스틸


그는 "이 시대는 사회와 인간의 관계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지 않고 긴장된 시대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940년대라는 배경을 골랐다. 지금 현대 사회를 무대로 하면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 자유인지 또렷하기 제시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확실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영화 끝난 전쟁 배경이면 진정한 자유, 행복이 무엇인지 그려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예전부터 시대물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에게 '스파이의 아내'는 첫 시대물이다. 그만큼 남다르기도 했을 터다. 그는 "처음으로 작업한 시대물이었다. 현대 영화와 가장 달랐던 건 각본에 쓰여진 현대어와 다른 옛스러운 말투였다. 배우들은 완벽하게 외워서 임해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그런 점들이 달랐다. 다른 영화에서는 애드리브를 할 수 있고 현장에서 떠오른 걸 넣고 추가할 수 있는데, 이번 영화는 짜여진 각본에 있는 대사를 그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 현장에서의 즉흥적인 걸 넣지 않았다. 완벽하게 영화 전체를 컨트롤 해서 만든다는 것이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큐어'와 '도쿄 소나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첫 시대물인 '스파이의 아내'는 2020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베니스국제영화제 수상)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운이 좋았다. 일본에서는 전 세계 수많은 영화제에 나가지 않은 영화도 많고, 그 어디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도 많다. 제 영화를 영화제를 통해 많이 봐주시기도 했고, 한국 관객들이 보는 것 역시 고맙게 생각한다. 이번 수상은 그런 예로 좋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스파이의 아내' 극중 시대 배경은 1940년대다. 일이 일어나는 공간적 배경은 고베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고베에 대해 "원래 각본에 있었다. 고베는 항구 도시이기도 했다.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와의 무역이 빈번했다. 수많은 외국 정보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다. 그래서 매우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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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스파이의 아내' 스틸


배우 아오이 유우, 타카하시 잇세이, 히가시데 마사히로 등이 '스파이의 아내'에 출연했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모델이 된 실제 인물은 없다. '스파이의 아내'는 완전히 픽션으로 만들어냈다.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직접 만든 게 아니라 각본 작업을 미리 한 하마 구치 류스케, 노하라 타다시가 각본 단계에서부터 만든 인물이다. 특정인을 모델로 했다는 건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또한 "지금 일본에 많은 배우들이 있지만, 여배우 중에 가장 뛰어난 배우는 아오이 유우라고 생각한다. 남자 배우인 타카하시 잇세이 역시 최고의 연기력을 가지고 있다. 이건 비단 저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관객들도 그들의 실력을 알고 있을 것이다. 실력이 뛰어난 사람을 캐스팅하고 싶었다. 이 두 사람을 캐스팅 한 가장 큰 이유다"라며 "두 사람이 다른 영화들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느낌을 고려하게 됐다. 꼭 연극적이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연극적인 연기와 대사를 한다고 했을 때 이 두 사람이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원래부터 많은 예산이 준비된 영화는 아니었다. 큰 테마가 들어있기 때문에 그 이야기들을 설명하면서 일상 생활만으로도 무언가 보여줄 수 있고 일상을 많이 벗어나지 않으면서 주제를 전하려고 노력했다. 두 사람(유사쿠, 사토코)의 대사만으로 많은 것을 전달하려고 했다.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상상을 통해서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이상 표현하려고 해도 예산적인 문제가 있었다. 대신 영상을 통해 아내의 눈으로 설명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스파이의 아내'가 한국에서 개봉하게 된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영화의 대국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영화를 만들고 있는 한국에서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 봐주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도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일본 영화 중에 이렇게 특이한 영화가 있다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스파이의 아내'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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