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철' 염혜란, 경이로움 벗은 서늘한 매력(ft.밀리지 않는 김시은) [종합]

건대입구=강민경 기자 / 입력 : 2021.02.0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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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chmt@


경이로운 힐러 염혜란이 따뜻하고 걸크러시 넘친 모습을 벗어던지고 서늘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바로 영화 '빛과 철'을 통해서다. 염혜란과 대립하는 김시은도 밀리지 않는 파워를 선보인다. '벌새'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박지후는 덤이다.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빛과 철'(감독 배종대)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시사 후에는 기자간담회 대신 무대 인사가 진행됐다. 이들은 무대 인사를 통해 짧은 시간에도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빛과 철'은 남편들의 교통사고로 얽히게 된 두 여자와 그들을 둘러싼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단편영화 '고함', '계절', '모험'으로 주목받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배종대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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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날 배종대 감독은 '빛과 철'에 대해 "한밤 중 교통사고로 세 여자가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서로의 마음이 어떤지 풀어가는 미스터리"라고 소개했다.


배종대 감독은 염혜란, 김시은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그는 "'빛과 철'을 준비하면서 영남과 희주에 대해 중점을 둔 건 기존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였다. 염혜란 선배님 경우에는 지금은 다양한 역할을 했지만, '빛과 철'을 준비하던 당시에는 푸근하고 친숙한 역할을 많이 하셨다"며 "그 사이 사이 보이는 날카롭고 서늘한 눈빛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시은 배우가 한 다양한 역할 사이 사이에서 염세적이고 어떻게 보면 독기가 서려있는 그런 눈빛을 봤다. 희주와 영란에 잘 맞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빛과 철'이 가진 이야기의 힘을 받을 수 있겠끔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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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chmt@


박지후는 촬영으로 인해 현장에 참석하지 못했다. 배종대 감독은 자리에는 없지만, 박지후의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그는 "은영 역할을 한 박지후 배우도 중요한 역할이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벌새'가 공개되기도 전에 소문을 들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벌새' 첫 상영을 보고 직감적으로 '저 배우'라며 매력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배종대 감독은 "아무도 저 배우의 가치를 모를 때 가장 먼저 함께 하고 싶었다. 그리고 같이 하게 됐다. 은영 역할의 박지후 배우는 '벌새'에 나오는 은희와 차별점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다. 박지후 배우가 가진 다양한 매력, 미스터리한 느낌과 깊이 있는 눈빛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표현하려고 했다"고 했다.

드라마 '도꺠비', '슬기로운 감빵생활', '동백꽃 필 무렵',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증인', '걸캅스' 등 출연한 작품마다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염혜란. 그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경이로운 소문'에서 카운터의 정신적인 리더인 힐러 추매옥으로 분해 액션까지 소화했다. 그랬던 염혜란이 전작과 다르게 서늘한 매력을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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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chmt@


염혜란은 극중 영남 역을 맡았다. 영남은 교통사고 후 의식불명이 된 남편, 남은 딸을 위해 간병과 출근을 반복하는 고단한 일상을 버티고 있는 인물이다. 염혜란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이 병원에 눕게 되면서 하루 하루를 비춰나가는 인물이다. 태풍의 눈처럼 고요해보이지만, 엄청난 불안함과 비밀을 가진 인물이다. 태풍의 눈에서 조금씩 벗어나면서 폭풍 안으로 휘말리게 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배종대 감독에 따르면 '빛과 철'은 촬영 전 배우들끼리 만나 대본 리딩을 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만나 바로 연기하기를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염혜란은 "처음에는 감독님의 큰 그림인 줄 모르고 정중하게 물어보시더라. 극중 장면을 두고 '먼저 만나는 게 좋겠느냐, 현장에서 만났으면 좋겠느냐'고 물어보셨다. 저는 둘 다 좋은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염혜란은 "어떤 것도 상관이 없다고 했다. 답이 정해져 있었다. 서로 만나지 않고 스파크가 튀고 긴장감이 도는 그런 장면을 만들고 싶었다. 안 만났으면 좋겠다고 해서 만나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장에서) 만났다. 둘이 첨예하게 만나 대면을 하는 장면에서 보이지 않는 칼날이 날아다니는 느낌으로 첨예하게 나온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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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은 역시 "처음에 감독님께서도 그렇고 영남, 희주(김시은 분) 그리고 은영(박지후 분)까지 다 안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셨을 때 영화상에서도 관계를 쌓아가는 사이가 아니어서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효과를 봤던 영화인 것 같다. 응축되어 있던 에너지가 현장에서 나왔다. 감독님의 의도한 대로 나온 것 같다"고 힘을 보탰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로 데뷔한 김시은은 영화 '귀향'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극중 김시은은 희주 역을 맡았다. 희주는 교통사고로 인한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불행의 바닥으로 내쳐진 인물이다. 끊임없는 불안함과 이명 속에서 살고 있다. 김시은은 "그날의 교통사고로 인해 고통에 짓눌려 사는 인물이다. 2년 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영란과 그의 딸을 마주하고 그날의 사건을 파헤치려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고 소개했다.

김시은은 "희주를 연기하면서 희주가 처해있는 상황처럼 현장에서도 고군분투하면서 감독님과 선배, 후배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성장한 것 같다. 저한테도 귀한 영화다"라고 했다. 또한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지만, 풀어나가는 형태가 굉장히 치밀하다. 제가 나온 영화는 객관적으로 안 보이지만, '빛과 철'은 관객으로서 빠져드는 힘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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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chmt@


염혜란은 "관객분들을 만날 때마다 코로나가 심해질 때였다. 전주국제영화제 때도 그랬다. 많은 분들을 많이 못 만나는 상황이지만, 이 기회가 뭉클하기도 하고 영광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함께 보시고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 이 시나리오 받아을 때 그 느낌, 발을 한 발 들이면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흡인력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작지만 강렬한 영화에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시은은 "'빛과 철'은 힘이 있는 영화다. 어둡지만 빛을 발견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배종대 감독은 "코로나 시국에 개봉하게 됐다. 관객분들이 어려운 시기에 극장으로 발걸음을 하는 게 힘들 수 있지만, 힘들게 오신만큼 세 배우의 아끼고, 아껴뒀던 연기를 확인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빛과 철'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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