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왕열·바티칸 끝 아냐"..'그알' 황하나 남편, 사망 이유 '쭈라'였다[★밤TView]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1.02.07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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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남양유업 창업자 외손녀 황하나 씨를 둘러싼 마약 범죄 조직의 실체가 드러났다. '전세계', '바티칸' 등 주요 피의자는 모두 검거됐지만, 범죄는 끝없는 '메두사급'이었다

6일 오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황하나와 숨진 남편 오 모 씨, 중태 상태인 남 모 씨, 텔레그램 마약방 '바티칸'과의 관계를 추적했다.


황하나는 지난 2015년 5월~9월까지 서울 자택 등지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2019년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하지만 집행유예 기간인 지난해 8월부터 남편 오 씨 및 지인들과 마약을 투약했다는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바티칸 킹덤은 황하나 사건을 통해 드러난 국내 최대 마약 유통 조직. 지난달 MBC '뉴스데스크'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황하나는 조직 총책의 이름인 바티칸을 언급했다. 이번 사건 핵심 증인인 오 씨는 지난해 12월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했고, 황하나의 마약 유통책이자 바티칸 킹덤 조직원으로 알려진 남 씨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의식불명인 상황이다.

제작진은 오 씨와 남 씨를 알고 있던 지인 등의 제보를 받았다. 오 씨는 지난해 9월 차량을 도로 한복판에 주차하고 경찰에 "나 마약 했으니 자수하겠다"라고 말했다. 제보자는 "마약하고 혼자 누가 나 신고한 것 같다고 했다. '쭈라'(은어)다"라고 당시 오 씨가 망상에 빠져있는 것 같다고 했다. 당시 차량엔 황하나가 함께 타고 있었고, 오 씨는 초기 진술에서 자신이 혼자 마약을 투약했다고 했지만 급하게 황하나와 결혼식 없이 혼인신고를 했고, 황하나가 본인에게 마약을 투약한 거라며 진술을 번복하고 이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 씨, 남 씨 지인은 "황하나가 너무 괴롭히는데 이간질도 너무 심하게 하고 미치겠다. 도둑들이니 살인자들이니 하면서 혐박, 괴롭힘이 엄청 심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황하나와 오 씨의 이웃 주민은 "고함을 새벽에 너무 질러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무서웠다"며 "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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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황하나 아버지는 "이번에 내가 보는 사건은 마약 판매자들이 의도적으로 하나한테 다가간 사건"이라며 "마약 조직이 관련됐다고 느낀 게, (황하나가) 구속되기 전에 거기서 전화로 혼자 불러냈다"고 말했다. 지인들의 제보를 통해 음성파일을 입수, '바티칸'의 존재를 파악했다. 지난달 경찰 조사 결과, 마약 공급 총책이며 '바티칸' 닉네임을 사용한 사람은 20대의 청년 이 모 씨로 밝혀졌다.

황하나의 아버지는 딸에게 국내 최대 마약 조직인 바티칸이 의도적으로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바티칸'은 '그알' 제작진이 지난해 9월 텔레그램 마약왕을 취재하며 들었던 이름.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용의자 박왕열의 마약이 유통되던 또 다른 텔레그램 마약방이 '바티칸 킹덤'이었다. 이 마약방의 운영자가 '바티칸'이었다.

바티칸 체포 당시 같이 있었다는 제보자는 바티칸과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제보자는 당시 바티칸이 나이를 26세에서 35세로 속이고 사장님이라 불리며 다녔다고 했다. 그는 "바티칸은 군인 출신으로 알고 있다. 중위 출신이고, 건달 출신 아버지가 있는데 어디 생활하는 보스의 아들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바티칸이 두려워한 상대는 '전세계'다. 어디서 자는지 다 통보해야 했다더라"며 "바티칸의 물건이 도난을 당했다. 1kg랑 현금 1억이었는데, 남 씨 차에 실려 있었는데 그걸 남 씨가 갖고 도망갔었다"고 했다. 이는 황하나가 말한 녹음파일의 내용과 같았다. 제보자는 또 "남 씨를 향한 사냥이 시작됐고, 황하나를 직접 찾으러 호텔로 갔다. 내가 호텔로 데려갔다"며 "바티칸이 경찰에 체포된 것은 남 씨가 살기 위해 먼저 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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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남 씨의 가족들은 아들이 바티칸 킹덤과 관련이 없고, 오히려 마약 범죄 조직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황하나의 가족들 역시 황하나는 바티칸과 관련이 없으며, 마약 범죄 조직의 덫에 걸린 거라고 주장했다. 황하나의 아버지는 "12월 20일에 하나를 병원에다 집어넣어야되겠다고 생각했고 강남 모 호텔에서 하나를 만나려 했는데 설득하는 과정에서 자기도 모르게 자기도 마약상이었다고 말했다"며 "(황하나가) 자기는 바티칸이 누군지도 모르고 만난 적도 없다. '나는 남 씨가 바티칸인 줄 알았다'고 했다. (남 씨와 오 씨가)뭔가 압박을 받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남 씨 지인에 따르면 남 씨는 강남 클럽을 중심으로 엑스터시를 팔다가 바티칸을 만나고서 "잡아줘야 돼. 들어가있는 형이 서신도 오니까 잡아줄 수밖에 없어"라고 말했다고. 남 씨는 얼마 전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일반 병실로 옮긴 상태. 남 씨의 형은 "죄가 있다면 벌을 받아야겠지만 TV에 나올 정도로 큰 범죄를 저질렀냐가 궁금하다"며 억울함을 주장했다. 남 씨의 형은 "거래 루트가 없는데 그걸 잡아준 게 황하나라고 들었다"고 했다. 남 씨는 바티칸을 두 차례만 만난 적이 있지만 조직원은 아니었기 때문에 바티칸을 경찰에 제보할 수 있었다는 것.

이 씨의 집은 중산층이 거주하던 아파트. 이 씨의 어머니는 취재진에게 이 씨에 대해 "원래 운동 좋아하고 친구를 좋아했다.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던 애가 어쩌다가"라고 했다. 이 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해병대를 나온 후 경력을 쌓아갔다가 SNS로 스테로이드 정보를 주고 받던 사람과 얽혔다고 했다. 아들이 지난해 5월부터 외출이 잦아졌고 7월에 가출을 하고 부모에게 "난 이제 돌아갈 수 없다고 전화가 온다. 새벽에 한 번 씩 전화와서 엄마 아빠 조심하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 씨 부모는 "아들이 (마약 조직으로부터) 조선족이 손가락을 자른다, 바다에 던져 죽인다고 협박 당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제작진에 편지를 보내고 "전역 후 코로나19로 생활이 어려워졌고 스테로이드 약물에 대해 찾다가 '전세계'를 텔레그램에서 알게 됐다"며 "바티칸 킹덤과 관련된 딜러는 그 누구도 없으며 홍 씨와 최 씨는 딜러가 아니다. 남 씨, 홍 씨, 최 씨 외에는 만난 적이 없다. 바티칸 계정으로 나는 'K'와 대화한 적 없다. 바티칸 계정은 나 외에 다른 누군가와 여러명이서 사용했고 K와는 그 중 한 명이 대화한 것 같다"고 했다. 이 씨는 그를 '전세계'로 지목했다.

'바티칸 킹덤' 방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바티칸으로 알려진 '전세계'의 부계정으로 보였다. 이 씨는 "한 씨가 국내 최대 상선"이라며 "나는 황하나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마약과 관련된 게 없다. 마약과 관련해서 오 씨와 연락했고 황하나를 알게 됐다"라고 했다. 마약과 관련된 거래를 하면서 서로의 배신과 협박에 시달렸다는 게 이 씨, 남 씨, 황하나의 공통된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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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한 제보자는 "필로폰 부작용 중에 '상태'란 은어가 있다. '쭈라'(두려움이 극에 달하는 것)라고, 잠을 못 자고 하루 종일 눈 떠서 생각만 하다가 약기운이 떨어질 때쯤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마약 관련자들이 상대를 의심하고 배신하고 녹음과 증거를 모으는 이유는 '쭈라' 상태에 달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남 씨와 오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고 황하나가 구속된 것은 서로가 모아뒀던 증거 때문이다.

제보자는 "'전세계' 박왕열이 검거되면서 '전세계' 라인이 다 잡힌 게 아니고 하선들이 닉네임을 바꿔서 다시 활동을 하고 있는 거다", "다 잡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원격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필리핀에서 검거된 마약 총책 '전세계' 박왕열이 현재도 원격 조종을 할 가능성이 있었다.

'바티칸 킹덤'은 '가나시'로 대화방 이름이 바뀌었고, '단톡방'과 '오방'이 양대 대화방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용호상박'이 5개 주요 마약 거래방에서 유일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용호상박'은 과거 '사자'란 이름으로 활동하며 '그알' 제작진에 '전세계'와 '바티칸'을 제보한 바 있다. '용호상박'은 '전세계'와 '바티칸'이 경찰에 잡히면서 가장 이익을 본 자로 파악됐다.

경찰은 "주요 피의자들은 다 검거됐다. 메두사처럼 또 다른 판매책을 만드는데 그러면 또 검거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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