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준 "죽을 만큼 힘든 시간, 결국 헛되진 않아요"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1.01.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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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준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배우 신현준(52)이 단단해졌다. 마음 속 깊이 간직했던 울림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경험을 글로 옮겼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후회가 없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바쁜 활동을 잠시 접어두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진 신현준은 지난해 두 번째 에세이 '울림'을 펴냈다. '울림'은 신현준의 자전적 이야기다. 가족으로부터 얻은 사랑과 가르침, 사회생활을 하며 만난 사람들이 준 가르침과 교훈 등이 담겼다.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감독 임권택)으로 데뷔한 이후 32년차를 맞은 신현준은 학창시절부터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런 신현준은 자신이 끄적였던 메모들을 모아 '울림'을 펴냈다. 그는 "책을 읽으면서 어떨 때는 제가 힘들었을 때 일으켜 세워준 책도 많고, 지혜도 많이 줬다. 어떨 땐 아주 잊어버리기 쉬운 일상인데 책을 읽고 '이렇게 소중했구나'라고 다시 느끼게 하는 느낌이 많았다"며 "일상의 소중함, 내 가족의 소중함, 내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서 다시 느꼈으면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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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준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신현준은 "사실 사람들은 편안했던 순간을 잃어버리는 순간이 있다. 예를 들면 아이들의 웃음소리, 아버지와 마주 앉은 식탁이 일상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면 일상이 아니다. 제가 느낀 후회들을 통해 여러분들은 후회가 적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책이 주는 휴식이 있다. 책이라는 게 굉장히 묘한 힘을 준다. 내용을 떠나서 보는 순간 평온함을 느낀다. 또 어떨 때는 어머니가 주는 밥상 같은 느낌이 든다. 배우, 가수, 문화 등은 없어지지 않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책 역시 읽든, 읽지 않든 소중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7년 전에 아버지를 여읜 신현준은 "어머니가 섭섭해 하실 수도 있지만 아버지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 아버지와 함께 한 시간들이 저한테는 너무 좋은 기억이고 추억이다. 내 아이한테는 어떤 기억과 추억을 남겨줄까 고민했다. 사진으로도 남길 수 있지만, 나중에 아이가 어떤 판단을 할 때 정확하고 옳은 판단을 할 수 있게끔 책을 보고 지혜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에세이 제목이 '울림'일까.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했던 게 '가족'이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가족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울 때가 많다. 제가 만났던 사람들, 아버지, 어머니 등 생각해보니 저한테 많은 울림을 줬더라. 그래서 울림이 좋은 것 같아서 제목으로 지었다. 가족이 마침표라면 울림은 느낌표다. 고민 끝에 '울림'으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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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준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지난해 7월 전 매니저 김모씨가 신현준을 상대로 13년간 부당 대우를 받았다는 내용의 갑질 의혹,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 등을 폭로했다. 이로 인해 신현준은 약 6개월간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검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살면서 생각지도 못한 카테고리의 일이 터졌다. 너무 황당하고 너무 힘들었다. 버티고 있는데 그때 많은 동료들이 전화를 주셨다. 그중에서 박중훈 선배님은 제 마음이 다칠까봐 매일 전화를 주셨다. 동료들도 전화를 해서 욕도 해주고 '시간이 지나면 다 안다'고 위로해줬다. '내게 좋은 사람이 많았구나' 싶더라. 아내가 '오빠 선택이 맞다'고 응원해줬다. 어머니도 '네 선택이 옳아', 장인 어른, 장모님도 '신서방 생각이 옳다'고 해주셨다. 그래서 버텼다."

신현준은 "아내한테 너무 미안하고 고맙다. 힘이 됐고, 가족이 아니었으면 굉장히 버티기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셨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예전에 신앙 에세이 '고백'을 썼을 때 마지막에 요셉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어떠한 고난이 올지라도 저는 두렵지가 않다. 하느님이 준 고난은 버틸 수 있는 고난이며, 그 시간이 지나면 그 시간조차 헛된 시간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그래서 '왜 나한테 이런 시간을 주셨을까'하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버틸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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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준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쉼을 이어갔던 신현준은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낸 시간을 '화양연화'라고 말했다. '화양연화'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뜻한다. 신현준은 "매일 '감사하다', '고맙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나에게 왜 이런 시간을 주신걸까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분명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이 영원토록 치유가 되지는 않겠지만, 조금 웃을 수 있을 때 방송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신현준은 최근 예능프로그램 '더 먹고 가'를 통해 방송에 복귀했으며, '대한민국 1% 건강청문회' MC를 맡게 됐다. 그는 "첫 방송이 나가는 날 큰아들이 '어디가'라고 하길래, '촬영 간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큰 아들이 울더라. 너무 몰랐다. 아들을 안아주면서 토닥토닥 해줬다. 집을 나서고 차에 타서 아이가 왜 울까 생각했더니 내 마음을 느낀 것 같았다. 그래서 마음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이어 "녹화를 마치고 와서는 울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신나게 놀고 있었다"고 덧붙이며 웃음을 지었다.

마지막으로 신현준은 "지금까지 경험했던 모든 것 중에 좋은 느낌을 받은 것들을 제 생활에 적용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참 행복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울림'을 보는 독자들도 책을 읽고, 이상 내지는 작은 것들을 변화시켜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한다. 저보다 더 힘든 일을 겪으신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죽을 만큼의 힘든 시간도 분명 헛되지 않는다. 잘 견뎌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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