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무리수였죠" 그런데도 KT와 트레이드한 롯데 성민규 단장

심혜진 기자 / 입력 : 2020.12.0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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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KT가 신본기(왼쪽부터)와 박시영, 그리고 최건과 2022년 신인 2차 3라운드 지명권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사진=OSEN
"무리수였죠."

트레이드에 대한 성민규(38) 롯데 자이언츠 단장의 솔직한 평가다. 그러나 팀의 미래를 위한 큰 결단이었다.


롯데는 4일 KT와 2대 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내야수 신본기와 투수 박시영(이상 31)을 보내고 투수 최건(21)과 2022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구단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따라 미래 자원 확보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 두 선수의 공백으로 생기는 당장의 전력 손실보다는 미래를 위한 의사 결정이었으며, 이를 통해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성민규 단장은 이날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어제(3일) 밤에 최종적으로 합의가 됐다. 시즌 중반부터 맞춰왔었다. KT 쪽에서는 신본기와 박시영을 원했고, 우리는 유망주를 데려오고자 했다. 여러 카드를 맞춰 보다 트레이드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트레이드만 놓고 보면 KT 쪽에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다. 신본기와 박시영은 꾸준히 1군 무대를 밟았던 자원이다. 각각 1군 통산 706경기, 191경기를 소화했다. 유틸리티 내야수와 필승조로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반면 최건은 유망주 투수다. 1군 통산 3경기, 3이닝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 9.00에 불과하다. 더욱이 올해 초 군 입대해 내년 11월 제대하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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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규 단장./사진=롯데 자이언츠
아무리 롯데가 미래를 본다고 해도 이번 트레이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성과가 바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성민규 단장은 "지금 당장은 큰 비판이 없을지 몰라도 내년에는 분명 욕을 먹을 것이다. 박시영과 신본기가 잘 하면 바로 반응이 올 것이다. 그만큼 큰 각오를 하고 한 트레이드"라면서도 "우리는 4~5년 뒤의 미래를 보고 한 결정이었다. 솔직히 무리수를 둔 트레이드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는 정말 큰 의미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번 트레이드에서 핵심은 내년 2차 3라운드 신인 지명권이다. 지난해 8월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는 "전력 상향 평준화 차원에서 트레이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명권을 2장 이내로 선수와 트레이드할 수 있다"고 의결했다. 이번 트레이드로 롯데는 '역대 1호' 신인 지명권 트레이드의 주인공이 됐다.

성 단장은 "우리 쪽에서 먼저 지명권 이야기를 꺼냈다. 누가 먼저 '지명권' 카드를 꺼내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팀들마다 아직까지 지명권에 대한 가치가 정확하게 측정되지 않았다. 각 구단이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지명권이 어떻게 쓰일지는 롯데에 달렸다. 역대 2차 3라운드에서 지명 받은 선수들 가운데, 키움 김하성(25·2차 3라운드 29순위)와 SK 박민호(28·2차 3라운드 33순위), 김정빈(26·2차 3라운드 28순위), 한화 박상원(26·2차 3라운드 25순위), 정은원(20·2차 3라운드 24순위), LG 양석환(29·2차 3라운드 28순위), NC 김성욱(27·2차 3라운드 32순위) 등은 현재 각 팀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이다.

성민규 단장은 "지난 10년간 2차 3라운드로 뽑힌 선수들을 다 봤다. 좋은 선수들이 많았고, 주전으로 활약했는지도 봤다. 내년 신인드래프트도 기대가 된다. 다만 바로 주전급의 활약을 보일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내년에는 야수 풀이 좋기 때문에 지켜보려고 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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