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센 당겨쓰기 실패, 알칸타라 컨디션 나아졌을까

고척=심혜진 기자 / 입력 : 2020.11.2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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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
두산 베어스가 가을 에이스 크리스 플렉센(26)을 내고도 패했다. 순리가 아닌 변칙을 택했는데 꼬이고 말았다. 진짜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28)의 호투가 간절해졌다.

두산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0-5로 패했다.


이날 선발 플렉센은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108개의 공을 던지며 역투했지만 NC 타선을 막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뒤집혔다. 이제 1패만 더 하면 한국시리즈는 끝이 나게 된다.

변칙이 통하지 않았다. 김태형(53) 두산 감독은 5차전 선발투수로 알칸타라가 아닌 플렉센을 선택했다. 순번대로라면 5일 휴식을 취한 알칸타라가 나서는 게 맞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4일밖에 쉬지 못한 플렉센을 먼저 내보내기로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플렉센이 더욱 위력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고, 알칸타라는 컨디션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알칸타라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4⅓이닝 4실점)과 지난 17일 한국시리즈 1차전(5이닝 4실점) 모두 흔들렸다. 반면 플렉센은 포스트시즌 4경기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21로 가을 에이스로 거듭났다.


김태형 감독은 "알칸타라가 하루라도 더 쉬어야 하는 상황이라 플렉센이 먼저 들어간다. 알칸타라 몸 상태가 피로도가 많이 누적돼 있어서 회복이 힘들다. 하루라도 더 뒤로 미루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알칸타라는 10월에만 6경기 40⅓이닝을 소화하면서 팀의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탰다. 평균자책점 1.34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그 여파는 컸다. 컨디션 난조를 보인 데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 등판을 앞두고는 목에 담 증세까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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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알칸타라.


그렇게 플렉센이 5차전 선발로 나섰다. 플렉센이 등판한 만큼 두산은 5차전을 반드시 잡았어야 했다. 2승 2패에서 3승 고지에 먼저 오른 팀의 우승 확률은 81.8%(11차례 중 9차례)나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승부수는 통하지 않았다. 플렉센은 4회 2아웃까지 11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쳤지만 5회부터 흔들렸고, 알테어에게 선제 적시타, 양의지에게 투런포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으나 득점 지원 부족에 울어야 했다. 최악의 결말이다.

결과적으로 6차전 선발 알칸타라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알칸타라는 이번 페넌트레이스에서 유일하게 20승을 찍은 투수다. 가을에서는 1승도 수확하지 못했다. 사령탑의 배려에 하루 더 쉬었다. 일주일 만에 등판하는 알칸타라가 자신의 명예회복에 성공하고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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