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스타] 빨리 바꾼다고요? 저 쿠에바스인데요

고척=한동훈 기자 / 입력 : 2020.11.1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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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에바스가 12일 고척에서 열린 두산과 플레이오프 3차전서 8회를 마치고 들어오며 포효하고 있다. /사진=뉴스1
멋있었다. 이 한마디로 충분했다.

KT 위즈 외국인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0)가 팀을 벼랑 끝에서 구했다.


쿠에바스는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출격, 무결점 완벽투를 펼쳤다. 8이닝 동안 103구를 던지며 3피안타 1실점했다. KT는 5-2로 이겨 시리즈를 4차전으로 끌고 갔다. 쿠에바스는 데일리 MVP에 등극했다.

KT는 내일이 없었다. 시리즈 2패에 몰려 이날이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몰랐다. 선발투수 쿠에바스의 어깨가 무거웠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전 "쿠에바스의 구위가 너무 안 좋으면 빠르게 움직이겠다"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이강철 감독은 괜한 걱정을 했던 것이었다.


쿠에바스는 수비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모습을 뽐내며 두산 타선을 밀봉했다.

3회까지 단 1피안타로 순항한 쿠에바스는 4회 2사 후 첫 위기를 맞았다. 투수 땅볼서 자신이 송구 실책을 범했다. 2사 2루에서 대타 최주환을 2루 땅볼로 정리해 불을 껐다.

6회가 절정이었다. 탈삼진 이닝 종료 후 어퍼컷 세리머니가 이날 경기를 요약했다.

쿠에바스는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2-유간 깊은 타구를 허용했다. 유격수 심우준이 힘겹게 건져냈지만 송구가 부정확했다. 1루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박건우에게 베이스 2개를 줬다. 순식간에 무사 2루에 몰렸다.

두산 선발 알칸타라도 무실점 역투 중이었다. 1점은 컸다. 실점 없이 막아야 했다. 정수빈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됐다. 범타를 유도해도 무실점을 장담할 수 없었다. KT 내야진은 전진 수비를 펼쳤다.

쿠에바스는 페르난데스에게 유격수 정면 타구를 이끌어내 큰 산을 넘었다. 2사 3루에서는 오재일과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다. 변화구 스트라이크로 오재일을 얼어붙게 만들며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6회를 마친 쿠에바스는 주먹을 불끈 쥔 채 어퍼컷을 날리며 포효했다.

KT가 7회초 1사 2루 기회를 놓치며 쿠에바스의 부담은 가중됐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7회말 김재환, 최주환, 박세혁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삼자범퇴로 넘겨 흐름을 재차 뒤집었다.

KT의 막혔던 타선은 8회초 드디어 응답했다. 타자 일순하며 대거 5점을 뽑았다. 7회까지 버틴 쿠에바스가 드디어 승리투수 자격을 갖췄다.

투구수가 87개에 불과했던 쿠에바스는 8회에도 등판했다. 1사 후 오재원에게 솔로 홈런을 맞긴 했지만 박건우, 정수빈을 깔끔하게 막았다. KT는 5-1로 앞선 9회말 좌타 킬러 주권을 올려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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