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윌슨과 결별의 시간 오나 '켈리·라모스와는 다른 처지'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11.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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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회 실점 후 아쉬워하는 윌슨. /사진=뉴스1
LG의 외국인 에이스 타일러 윌슨(31)은 잘 생긴 외모만큼이나 깨끗한 매너로 늘 LG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렇지만 결국 프로는 성적으로 모든 걸 평가 받는다. 특히 팀의 든든한 기둥이 돼줘야 할 외국인 선수에게는 기다림의 시간이 더욱 짧을지 모른다.

LG는 5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9로 패배, 2연패로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됐다.


앞서 1차전에서 0-4로 패한 LG는 더 이상 뒤가 없는 상황서 윌슨을 2차전 선발로 내보냈다. 경기 전 류중일 LG 감독은 "부상으로 빠진 후 첫 등판이다. 어떤 투구를 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던지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며 내심 기대감을 드러냈다.

LG 팬들은 에이스로서 위용을 보여줬던 윌슨을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투구를 펼쳤다. 3⅓이닝(59구)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4실점(4자책). 1회엔 무사 1, 2루 위기를 잘 넘겼으나, 2회 2사 2루서 오재원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허용했다.

결국 4회 1사 2루서 박세혁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준 뒤 김재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진해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진해수마저 흔들리며 스코어는 0-8이 됐고, LG는 이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2018년 LG에 입단한 윌슨은 첫 해 9승 4패 평균자책점 3.07로 활약했다. 이듬해에는 14승 7패 평균자책점 2.92로 팀 내 최고 에이스 역할을 맡으며 LG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0승 8패 평균자책점 4.42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초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팀 합류가 늦어지면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무엇보다 구속이 크게 감소했다. 2019시즌 시속 145.3km에 달하던 평균 구속이 142.2km(스탯티즈 기준)로 뚝 떨어졌다. 이에 대해 윌슨은 "과거 10년간 프리 시즌 때부터 똑같은 루틴으로 준비를 해왔는데, 올해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시즌이 한창이던 7월에는 투구폼과 관련한 부정 투구 논란에 휩싸이며 고전했다.

윌슨은 모범적인 사고방식과 행동으로 선수들은 물론, 구단 관계자들로부터도 칭찬을 많이 받았다. 광복절에는 태극기가 새겨진 양말을 신고 경기에 나서 한국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때로는 "매 경기 KBO 심판진이 애써주시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주심을 향해 모자를 벗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추석에는 상대 팀 선수단에도 커피를 돌리는 통 큰 마음씨를 보여줬다.

LG의 또 다른 외인 투수 케이시 켈리(31)는 올 시즌에 앞서 윌슨과 똑같이 자가 격리 생활을 했다. 그는 15승 7패 평균자책점 3.32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외인 타자 라모스는 LG 구단 역대 최다인 38홈런을 때려내는 등 타율 0.278, 86타점 장타율 0,592로 활약했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홈런 2개를 때려내는 등 4타수 3안타로 맹활약했다.

켈리와 라모스는 내년 시즌에도 LG와 함께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윌슨은 이들과는 다른 처지에 놓여 결별의 기로에 서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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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윌슨이 4회 강판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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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6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LG 윌슨이 태극기가 새겨진 양말을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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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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