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데뷔전 5실점에 고개 푹...' 19세 투수 위해 다가간 '외인' 반즈 [★대전]

대전=이원희 기자 / 입력 : 2020.10.3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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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든 반즈. /사진=OSEN
프로 첫 선발 데뷔전부터 대량실점을 범한 한화 이글스의 유망주 오동욱(19). 그를 위로한 이는 팀 외국인타자 브랜든 반즈(34)였다.

오동욱은 29일 대전 홈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홈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선발로 출격했다.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마운드에 섰지만 결과는 다소 아쉬웠다. 4⅓이닝(82구) 10피안타(1홈런) 4탈삼진 6실점(6자책)을 기록. 공을 던지면서 조금씩 안정감을 찾았지만, 출발이 너무 좋지 않았던 탓에 앞선 부진을 만회하기 쉽지 않았다. 결국 팀도 1-12로 패했다.


오동욱은 아직 19세의 어린 선수이다. 상대가 이를 놓칠 리 없었다. 마운드 경험이 부족한 오동욱을 향해 KT 타선은 맹수처럼 달려들었다. 1회초부터 1번 조용호(31)의 안타를 시작으로 황재균(33)이 몸에 맞는 볼을 골라냈고, 로하스(30)는 좌중간 적시타를 때려냈다. 4번 강백호(21)도 2타점 2루타를 날려 순식간에 격차는 3-0으로 벌어졌다.

한화 타선도 1회말 한 점을 만회했지만, 오동욱은 2회초에도 흔들렸다. 1사 후 심우준(25)에게 안타와 2루 도루를 연거푸 허용했고, 2사 후에는 황재균에게 투런포를 내줬다. 황재균의 타구는 빨랫줄 같이 날아가 왼쪽 폴대를 강하게 때렸다. 스코어 1-5. 오동욱으로선 최악의 출발이었다.

그 어떤 투수라도 선발 데뷔전만큼은 잘하고 싶을 터. 하지만 출발이 좋지 않은 탓에 오동욱은 실망감이 컸는지 2회말 팀 공격 상황에서 고개를 숙인 채 더그아웃에 앉아 있었다.


이때 한 명의 팀 동료가 오동욱에게 다가섰다. 19세 투수 앞에 선 이는 반즈. 그리고 오동욱의 무릎을 부여잡고 통역을 통해 무언가 얘기를 나눴다. 실망에 빠진 오동욱을 위로하기 위해 파이팅을 불어넣은 것으로 보인다.

반즈는 오동욱과 손을 뜨겁게 맞잡은 뒤 자리를 피했다. 풀이 죽었던 오동욱의 얼굴에도 미소가 활짝 폈다.

반즈의 진심어린 조언이 통해서였을까. 3회부터 오동욱이 달라졌다. 자신감 없는 모습은 사라지고 상대 4번 강백호를 유격수 땅볼, 베테랑 5번 유한준(39)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장성우(30)와 배정대(25)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2사 1,2루에 몰렸지만, 박승욱(28)을 2루수 직선타로 처리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4회에도 심우준(헛스윙 삼진), 조용호(중견수 뜬공), 황재균(좌익수 뜬공)을 차례대로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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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선발데쥐전을 치른 오동욱. /사진=OSEN
오동욱은 5회 1사 2루서 유한준에게 추가 적시타를 맞아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거침없이 무너지던 경기를 5회까지 끌고 간 것은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

반즈는 외국인선수임에도 언제나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하고, 팀을 향한 열정이 넘쳐 보인다. 이날 경기 전에도 최원호(47) 한화 감독대행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반즈는 시범경기 때부터 경기를 전혀 하지 못했다가 합류한 케이스이다. 다른 외국인선수들보다 적응에 애를 먹었을 것"이라며 "성격적인 부분, 훈련과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상당히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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