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불·승천"..'나훈아쇼' 나훈아, 코로나 터뜨린 '美친 에너지'[★밤TView]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9.30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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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2TV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방송화면 캡처


가수 나훈아가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로 안방의 팬들을 찾아왔다.

3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쇼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는 나훈아의 공연이 전해졌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지난 23일 언택트 방청객 1000명과 함께 진행됐다. 나훈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힘을 내자는 뜻에서 노개런티로 공연을 했다. 그가 TV로 모습을 드러낸 건 15년 만이다.

국내와 덴마크, 사할린, 짐바브웨, 호주, 러시아, 일본 등 해외의 팬들이 안방극장 1열에 모인 가운데, '가요무대'의 역사 김동건이 MC로 나섰다. 팬들은 나훈아와 그의 노래에 대해 "엄마가 생각나는 곡", "고향이 그리워진다", "내가 본 오빠 중 가장 멋있던 오빠"라고 말했다.

이날 1부 공연은 '고향'을 주제로 꾸며졌다. 관객이 집적하지 못하는 대신 스크린에 수많은 관객의 얼굴이 비춰져 뭉클함을 전했다. 검은 벨벳 의상을 입은 나훈아는 2020호의 배를 탄 웅장한 설정으로 무대에 등장해 '고향으로 가는 배'를 첫 곡으로 불렀다. 이어 무대에 거대한 기차가 등장했고, 나훈아는 오케스트라 연주 속 합창단과 함께 '고향역'을 구성지게 불렀다.


나훈아는 '명자' 등 9곡의 신곡을 최초 공개했다. 김동건은 '명자'에 대해 "이산가족을 그리는 곡"이라고 소개했고, 가수 하림이 하모니카 연주로 무대를 꾸몄다. 나훈아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피난민들의 애잔한 마음을 담아 구슬프게 노래를 불렀다.

나훈아는 "저는 오늘 같은 공연을 태어나서 처음 해본다. 우리는 지금 별의별 꼴을 다 보고 살고 있다. 공연을 하면서 서로 눈도 좀 쳐다보고, 거기다가 '오랜만입니다' 라면서 손도 좀 잡아보고 이거 뭐 보여야 뭘 하든지 하지, 눈빛도 잘 안보이고 이걸 우짜면 좋겠노"라며 너스레와 함께 인사했다.

이어 그는 "뜨거운 응원이 느껴지면 할 것은 천지빼까리다. 오늘 밤새도록 할 수도 있다"며 "여러분 정말 우리에게는 영웅들이 있다. 코로나 때문에 난리를 칠 때 우리 의사, 간호사 여러분, 그 외의 관계자, 의료진 여러분들이 우리의 영웅이다. 이분들이 없었으면 우리는 이걸 어떻게 헤쳐나갔을까 싶다. 의료진 여러분들을 위해 큰 박수와 대한민국을 외쳐달라"며 2부 '사랑'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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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2TV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방송화면 캡처


이와 함께 천지가 개벽하고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오는 연출이 이뤄졌고, 나훈아는 '아담과 이브처럼'을 다음곡으로 불렀다. 나훈아는 하늘을 나른 모습을 보여줘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는 '사랑', '무시로'에 이어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노래를 부르기 직전에는 무대 위에서 가림막 하나만 놓고 옷을 갈아입고 거울을 보는 익살스런 퍼포먼스로 웃음을 자아냈다. 나훈아는 피아니스트 신보라의 연주와 함께 '사모'를 불렀고, '웬수'까지 열창했다. '사랑' 테마에선 하프 연주, 각설이 등장, 디스코 댄스 등 뮤지컬 같은 종합 예술이 펼쳐져 시선을 강탈했다.

김동건은 막간의 인터뷰에서 나훈아에게 "지금까지 공연 중 가장 힘든 공연 준비였다고 했다"고 질문했고, 나훈아는 "코로나 때문에 아무것도 안 돼서 애먹었다. 기타하고 피아노만 줘도 내가 하려고 했다. 그만큼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김동건은 "훈장을 사양했다는 얘기도 있다"고 물었고, 나훈아는 "세월도 흘렀고 가수란 무게도 무거운데 훈장까지 주면 무게가 얼마나 무겁겠냐. 노래하는 사람들은 영혼이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건이 "노래는 언제까지 할 것 같냐" 물어보자 그는 "내려올 자리나 시간을 찾고 있다. 이제 내려와야 될 시간이라 생각한다. 언제 내려와야 할 지 마이크를 내려놔야 할 지 보고있다. 길지는 못할 것 같다"고 했다. 김동건은 "노래는 100살까지 해야 한다"며 응원했고, 나훈아는 "고맙습니다"라며 웃었다.

나훈아는 관객들에게 "나보고 사람들이 신비주의라 한다. 가당치 않다. 어떻게 보면 언론에서 만든 얘기다. 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꿈이 가슴에 고갈이 된 것 같아서 11년 동안 여러분 곁을 떠나 세계를 돌아다녔다. 그랬더니 잠적했다, 은둔생활 했다고 별 소리를 다 한다. 이제 뇌경색에 말도 어눌하게 하고 걸음도 잘 못 걷는다고 하니 내가 똑바로 걸어 다니는 게 미안해 죽겠다"고 농담과 함께 진심을 전했다.

이어 "신곡을 만드는 데 작게는 6개월 이상 걸린다. 1년 정도 내가 안 보이면 신비주의라 하고 잠적했다고 한다. 나는 이번에 공연을 하면서 처음 겪는 일이 많다"며 "나는 지금까지 직업은 '가수' 하나였다. 그래서 노래를 하고있다"며 통기타 연주를 하며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을 불렀다. 이후 무대에서 황금용이 CG로 무대와 객석을 가로지르며 등장, 국악단의 연주가 이어졌고 나훈아는 직접 북을 치며 '잡초'를 열창했다. 노래 중간 관객들과 "대한민국" 응원도 외쳤다.

3부 테마 '인생'에서 나훈아는 부채춤과 가야금, 태평소, 장구, 징 등의 국악기의 연주 속 신곡 '한 번 딱 한 번'을 선보이는가 하면, 일렉기타 연주 속 신곡 '테스 형'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뽐냈다. '테스 형'은 철학자 소크라테스에게 인생의 의미를 묻는 내용을 담은 곡이다.

나훈아는 신곡 '공' 무대 후 "신곡을 만들기 위해선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사람들이 주름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이 '스트레스'라 하더라. 테스 형에게 '세월이 왜 그래?' 물어보니 테스 형도 '모른다' 카더라. 세월은 너나 나나 할 거 없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모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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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2TV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방송화면 캡처


이어 "내가 잘 모르긴 해도 이렇게 살다 보니 세월은 누가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가게 되어있으니 이왕 세월이 가는 거 우리가 끌려가면 안 된다. 우리가 세월의 모가지를 딱 비틀어서 끌고 가야하는데, 그러려면 안 하던 짓을 해야 세월이 늦게 간다. 지금부터 나는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갈 거다. 여러분도 저와 같은 마음이 돼주셔야 한다"고 호응을 돋웠다.

나훈아는 겉옷을 벗고 찢어진 진에 민소매 셔츠만 입은 채 '청춘을 돌려다오'로 에너지를 쏟았다. 나훈아는 고생한 대한민국 가장들을 위해 쓴 신곡 '남자의 인생'을 공개했다. '고장 난 벽시계'를 부른 나훈아는 관객들의 쏟아지는 호응에 "오늘 밤새도록 합니까?"라며 웃었고, '자네'(8자는 뒤집어도 8자)로 분위기를 탔다.

끝으로 나훈아는 "여러분, 우리는 지금 힘듭니다. 우리는 많이 지쳐있습니다. 저는 옛날의 역사책을 보든 제가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이 나라는 여러분들이 지켰다"라며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래,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모두 보통 우리 국민이었다. 여러분들은 IMF 때도 집에 있는 금붙이를 다 꺼내나와서 이 세계가 깜짝 놀라지 않았냐.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 없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세계 1등 국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 국민들이 말을 잘 들었다. 여러분 긍지를 가지셔도 된다. 분명히 이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 그래서 제가 제목을 '대한민국 어게인'이라고 만들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며 록스피릿을 담은 트로트 '사내'를 열창했다. 무대 말미엔 코로나 바이러스가 CG로 터졌고, 나훈아가 물에 뛰어들어 '희망'을 건져 올렸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은 10월 3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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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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