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일까? SK 핀토, "볼배합 내가 할게요" 이후 7전 7패 [★수원]

수원=한동훈 기자 / 입력 : 2020.09.04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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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핀토. /사진=뉴스1


나오면 진다. SK 와이번스는 외국인투수 리카르도 핀토(26)가 등판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진다. 공교롭게도 핀토가 볼 배합을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고 요청한 그날부터 전패다.


핀토는 3일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 5이닝 9피안타 6실점 난타를 당했다. SK는 2-6으로 패했다. 핀토는 시즌 12패(4승)를 떠안았다.

핀토는 7월 28일 LG전부터 7경기 연속 패전이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핀토는 이 기간 32⅔이닝 40실점, 평균자책점이 무려 11.02다. 퀄리티스타트는 한 차례도 없다. 6이닝 이상 버틴 적은 단 1경기다. 3경기서 5회 이전에 교체됐다.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핀토 등판 시 SK는 5승 16패다. 승률이 고작 0.238다.


사실 초반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볼배합 논란' 이전 14경기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4.60이었다.

핀토는 7월 28일 LG전에 앞서 박경완 수석코치(당시 감독대행) 찾아갔다. 볼 배합을 자기 뜻대로 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간혹 투수가 포수의 사인을 거절하는 경우는 있어도 애초에 자기 마음대로 던지는 일은 드물다.

특히 낯선 리그에 온 외국인 투수라면 더욱 포수에게 의존하는 게 자연스럽다. 축적된 데이터, 숫자에는 나오지 않는 습관, 타자의 성향 등은 포수가 잘 알기 마련이다. 또한 포수들은 실시간으로 타자를 관찰하며 의도를 추측하고 그에 대응해 사인을 낸다.

핀토의 무모한 도전은 당연히 실패였다. 첫 경기 LG전부터 쓴맛을 본 핀토는 이내 고집을 꺾었다. 박경완 코치에 의하면 핀토는 다시 찾아와 "포수가 던지라는대로 다 던지겠다"고 했다.

하지만 배터리 호흡에는 이미 금이 갔다. 이후의 결과가 말해준다.

SK도 울며 겨자먹기로 핀토를 내보내고 있다. 이미 다른 외국인투수 닉 킹엄은 타자 타일러 화이트로 대체했다. 핀토마저 로테이션에서 제외하면 국내 선수들로만 선발진을 구성해야 하는데 여의치 않다. 그야말로 계륵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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