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1점차' 조상우 아낀 손혁 감독의 배짱, 베테랑 향한 예우 [★고척]

고척=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08.21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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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왼쪽) 키움 감독과 조상우.
막 경기를 뒤집으며, 9회초 1점 차로 앞서고 있는 상황. 당연히 키움은 클로저 조상우를 내보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손혁 키움 감독은 조상우 대신 베테랑 김상수를 내보냈다. 결과는 깔끔한 성공이었다.

키움은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 홈 경기에서 접전 끝에 6-5 역전승을 거뒀다. 키움은 54승 36패를 마크하며 1위 NC에 반 경기 차 뒤진 2위를 유지했다.


양 팀이 4-4로 맞선 8회초. 2사 후 LG 라모스가 우월 솔로 아치를 그릴 때만 하더라도 LG 쪽으로 승부가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키움의 저력은 대단했다. 8회말 2사 1,3루에서 LG의 바뀐 투수 고우석을 상대로 서건창이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진 만루 기회서 김하성이 0-2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3구째 슬라이더(137km)를 받아쳐 3유간을 가르는 좌전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쳐냈다. 경기 후 이에 대해 김하성은 "슬라이더가 실투로 와 운이 좋았다. 오늘 유독 컨디션이 좋았다"고 되돌아봤다.

이후 6-5로 앞선 키움의 9회초 수비. 당연히 '클로저' 조상우가 오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마운드에 오른 건 '베테랑' 김상수였다. 과거 키움의 뒷문을 책임져봤던 김상수였다. 그는 대타 김호은을 투수 땅볼, 대타 정근우를 3루 땅볼로 각각 아웃시켰다. 이어 홍창기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오지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점 차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럼 이날 조상우는 왜 9회에 출전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키움 관계자는 "전날(19일) NC전에서 마무리로 올라온 것도 있고, 이동을 하면서 피로감을 느껴서 내보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상우는 지난 19일 창원 NC전에서 세이브를 올리긴 했으나, 1이닝 2피안타 1실점(1자책)으로 조금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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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고척 LG전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키움 조상우(왼쪽). /사진=뉴스1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는 키움이었다. 살얼음 같은 1점 차 리드 상황. 거기에 상대는 7연승 파죽지세의 LG였다. 키움은 리그 세이브 1위인 조상우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서 최강 마무리 투수 기용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사령탑은 많지 않았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손혁 감독은 선수의 컨디션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과감하게 출전 불가를 결정했다. 손 감독의 배짱이 느껴지는 장면이기도 했다. 만약 조상우를 쓰지 않고 패했다면, 후폭풍도 만만치 않았을 터다.

그러면서 손혁 감독은 승리를 지켜준 김상수를 향해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손 감독은 "요키시가 6이닝을 깔끔하게 막아주며 선발 역할을 해줬다"면서 "김상수가 1점 차 리드를 잘 지켜줬다. 최근 4회부터 9회까지 상황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올라가느라 컨디션 조절이 힘들 텐데,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보여줘 고맙다"고 공개적으로 인사말을 전하며 베테랑을 향해 예우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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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왼쪽) 감독과 김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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