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영 감독의 불펜 철칙, 눈앞 1승보다 "계산된 운영" 지킨다 [★이슈]

고척=한동훈 기자 / 입력 : 2020.07.10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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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영 감독. /사진=삼성 라이온즈
"계산에 어긋나는 불펜 운영은 하지 않겠다."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48) 감독은 단호했다. 당장 1승을 위해 자신이 정한 큰 틀을 깨지 않겠다는 의지다. 바꿔 말하면 1승을 놓치더라도 '계획 고수'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허삼영 감독은 9일 고척 키움전에 앞서, 8일 경기 장필준 투수 교체 상황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은 8일 6-0으로 앞서던 경기를 6-7로 졌다. 3-6으로 앞선 7회말 장필준이 4점을 줬다. 장필준 교체 타이밍이 늦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허삼영 감독은 "이지영 선수까지는 무조건 장필준으로 밀고 나갈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장필준은 6-4에서 이정후에게 3점 홈런을 맞은 뒤 다음타자 이지영에게 다시 중전안타를 허용하고 우규민과 교체됐다.


허삼영 감독은 "우규민 선수가 뒤에 준비하고 있었다. 요즘에 많이 던졌다. 이닝을 길게 소화하기 힘들었다. 최소 이닝으로 조합을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즉, 허삼영 감독은 이날 9회 이전까지는 장필준과 우규민만 쓰려고 계획한 것으로 짐작 가능하다. 리드를 지켰다면 마무리 오승환이 9회에 출격했겠지만 역전을 당하는 바람에 김윤수가 마지막 투수로 나왔다.

하지만 7회에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우규민을 한 템포 빠르게 투입했다면 8회에 투수 한 명이 더 필요했다.

허삼영 감독은 "그런 상황에 불펜에서 누가 나갈지도 모르는 상태로 계속 몸을 푼다면 쓸모 없는 공을 던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만큼 손실이다. 그런 횟수를 줄여야 나중에 더욱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 계산에 어긋나는 불펜 운영은 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불펜을 추가로 소모해서 당장 이 경기를 잡았더라도 시즌 전체로 두고 봤을 때에는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장필준은 이전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이었다. 그런 장필준이 난타를 당했다. 투수를 바꿨다고 막았다는 보장은 없다. 기존 계획을 깨고 불펜을 더 투입했다가 똑같이 역전을 당했다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감독이 흔들리면 선수들이 제일 먼저 안다."

프로야구 감독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다. 사령탑이 조급해 하면 선수들도 금새 알아채고 팀 분위기가 흐려지기 마련이다. 허삼영 감독은 "모든 것을 쏟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미안하다. 역전패는 겸허히 받아 들이겠다. 결국은 내 불찰"이라며 만회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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