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안우진. /사진=OSEN |
안우진(21·키움)은 시속 150km를 훌쩍 넘는 공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다. 그러나 현재의 투구 폼으로는 부상 우려가 크고 구종이 단조롭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투수 출신의 손혁(47) 키움 감독은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몸에 밴 습관을 하루 아침에 고칠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손 감독은 더 길게 보기로 했다.
손 감독은 LG전이 우천 취소된 24일 잠실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우진은 궁극적으로는 선발이 맞는 투수"라면서도 "하지만 올 시즌을 포함해 2년 정도는 불펜 투수로 뛴 후 선발로 나서는 게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먼저 안우진이 공을 던질 때 보폭이 좁아 상체 위주의 투구를 하다 보니 힘이 빨리 떨어지고 부상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또 직구-슬라이더의 '투 피치'에 의존해 새로운 구종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손 감독은 "짧게 보지 않겠다"며 "앞으로 1~2년간 불펜투수로서 투구시 보폭을 늘리고 새 구종을 배우면 선발로도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우진은 허리와 어깨 부상으로 지난 23일 잠실 LG전에서야 올 시즌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결과는 흡족했다. 8회 구원 등판해 1이닝 동안 3명의 타자를 공 9개로 범타 처리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5km에 달했다.
그럼에도 아직은 좀더 세심하게 관리하고 보호할 계획이다. 손 감독은 "일단 만족스런 투구였다. 구속이 150km 이상 나왔고 스트라이크(7개)-볼(2개) 비율도 좋았다"고 평가한 뒤 "무엇보다 투구 후 부상 얘기가 없어 다행"이라고 했다. 이어 "연투는 아직 안 된다. 앞으로도 1이닝 투구 뒤 하루 휴식을 주겠다. 좀더 적응이 된다면 2이닝도 생각해 보겠지만, 그러면 하루 이틀 더 쉬게 하겠다"며 "또 3~4점 차의 여유 있는 상황에서 등판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우진도 손 감독의 의견에 동감을 나타냈다. 그는 아직 21살, 2018년 프로 데뷔 후 키도 3cm 더 자랐다고 한다. 안우진은 이날 인터뷰에서 "시즌 들어가기 전부터 감독님과 이야기를 했다. 2~3년 동안 불펜투수로서 안 다칠 수 있는 투구 폼을 만든 뒤 선발로 나서는 게 나도 좋은 것 같다"며 "구종도 커브와 체인지업을 열심히 연마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