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9개팀 중 오직 두산에만 열세... 참 기묘한 '8승 30패' [★잠실]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0.06.2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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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왼쪽) LG 감독.
참으로 기묘한 라이벌전이다. 좋은 기운을 내뿜었던 LG가 두산과 3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두산은 백업 위주의 선수들이 나섰지만 오히려 더욱 힘을 냈다. LG는 올 시즌까지 포함, 최근 3년 간 상대 전적에서 8승 30패로 밀리게 됐다.

LG 트윈스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LG와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4연승, LG전 5연승을 질주했다. 순위는 25승 16패로 LG와 함께 공동 2위다.


반면 LG는 3연패 늪에 빠졌다. LG는 올 시즌 두산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과 상대 전적에서 동률 혹은 우위를 점하고 있다. NC, 키움, 삼성과는 동률이며 KIA, KT, SK, 한화를 상대로는 우세하다. 특히 SK 상대로 5승 1패, 한화 상대로 6승 무패다. 그러나 두산 상대로 1승 5패를 거두며 벌어놓은 승수를 꽤 까먹었다. 그래도 LG 팬들에게 있어 5할 승률에 9승이나 더 벌어놓은 건 위안거리가 될 만하다.

단순한 싹쓸이 패배 이상의 아쉬움이 남는다. LG는 두산과 맞붙기 전까지 4연승을 달리며 기세가 참 좋았다. 3연전에 앞서 류중일 감독은 "두산을 넘어야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갈 수 있다. 최소 5할은 해야 한다"면서 전의를 가다듬었다. 반면 김태형 감독은 21일 경기를 앞두고 LG전에 강한 이유에 대해 "그걸 어떻게 알겠는가. 특별한 이유를 모르겠다. 누가 알 수 있을까"라고 답했다.

만약 이번 시리즈에서 LG가 승리를 거뒀다면 3위 두산과 승차를 더욱 벌리면서 1위 NC와 선두 싸움을 벌일 수 있었다. 그러나 LG의 바람은 물거품이 됐다. 이제 LG는 올 시즌 두산과 10차례 맞대결을 남겨놓고 있다. 가장 가깝게는 내달 7일부터 9일까지 주중 3연전이 열린다.


LG는 이날 팀 내 1선발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19세 루키' 이민호를 선발로 내세웠다. 이민호는 5이닝(110구) 4피안타 4볼넷 5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나름 제 몫을 다했다. 이닝마다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실점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공격이 문제였다. 7회까지 두산 선발 알칸타라의 투구에 꽁꽁 묶였다. 5회 무사 1,2루, 7회 무사 2루 기회를 모두 놓쳤다. 8회 무사 2루 기회서는 2사 후 오지환이 적시타를 치며 1점을 따내는데 그쳤다. 9회 2사 1,2루 기회도 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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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 대타 출전 당시 두산 더그아웃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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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공수 교대 때 류중일(오른쪽) LG 감독이 오재원의 교체를 놓고 전일수(왼쪽에서 두 번째) 구심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경전도 잠시 벌어졌다. 5회 2사 후 두산이 대타 오재원을 내는 과정에서 시간이 3분 정도 지체됐다. LG로서는 투수 이민호의 어깨가 식을 수도 있었기에 예민할 수 있었던 상황. 이때 LG 벤치에서 무언가 오재원을 향해 외치는 소리가 나왔고, 오재원도 LG 더그아웃을 쳐다보기도 했다. 오재원이 늦게 나온 이유에 대해 두산 관계자는 "화장실에 있어 준비가 안 돼 있던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설상가상, LG는 9회말 가슴 철렁한 상황을 맞이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채은성이 3루 방면 내야 안타를 친 뒤 1루를 밟는 과정에서 발목 부상으로 교체된 것. 트레이너의 등에 업힌 채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다. LG 관계자는 채은성의 상태에 대해 "우측 발목 통증으로 아이싱 중이다. 경과를 지켜본 뒤 22일 병원에 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기 후 7승을 따내며 다승 단독 선두에 오른 두산 알칸타라는 "LG와 라이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라이벌전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더그아웃 분위기가 달라지는 건 없다. 오히려 똑같이 평정심을 유지해 이번에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제 LG는 이번 주 키움과 안방에서 주중 3연전을 치른 뒤 인천으로 원정을 떠나 SK를 마주한다. 류 감독은 "시즌은 길다. 부상 선수들도 무리해서 당겨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두산전에서 흔들렸지만, LG는 선발과 불펜진 등 전열을 재정비해 다시 반격을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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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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