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허문회 감독. |
허문회 감독은 지난 20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규칙은 지키려고 한다. 한 시즌에 65이닝 정도면 되지 않겠나. 그런 조절도 하면서 경기도 하려니 힘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3일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한 가운데 마무리 김원중(27)을 이 기간 기용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나온 이야기다.
롯데는 17일 키움전에는 9회말, 18일 키움전과 19일 KT전에는 10회말에 끝내기 안타를 맞고 1점 차로 졌다. 팀 내 가장 강력한 구원투수인 김원중을 아꼈다가 3연패를 당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허문회 감독은 "홈이었다면 동점 상황이라도 9회부터 (김원중을)투입할 수 있다. 19일 경기에는 10회를 막았다면 11회에 김원중을 내보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원정 팀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9회에 동점이면 홈 팀과 원정 팀의 마운드 운영은 달라진다. 홈 팀은 좋은 투수부터 나온다. 일단 막고 말 공격에 득점하면 끝나기 때문이다. 반면 원정 팀은 초 공격에 점수를 내고 홈 팀의 말 공격을 막아야 한다. 그래서 원정 팀은 보통 좋은 투수를 더 뒤에 배치한다.
물론 보다 과감한 운용이 필요하다면 순서는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자칫 마무리투수를 쓰고 9회, 10회를 넘겼다가 11회, 12회에 지는 최악의 상황이 나올 위험도 크다. 전력 소모만 하고 얻는 게 없다.
허문회 감독은 "지금은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 시즌을 30경기, 60경기, 90경기 이렇게 잘라서 보고 있다. 특히 김원중 선수는 마무리 첫 시즌이다.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구단의 미래이기도 하다. 선수 보호 차원"이라 힘주어 말했다.
즉, 시즌 초반부터 무리한 승부수를 던지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허 감독은 "구상을 그렇게 했다. 나도 (선수들을)막 쓰면 좋다. 하지만 내가 급해지면 선수들이 먼저 안다. 시즌은 길다. 감독, 코치는 떠나도 구단, 선수는 남는다. 구단의 자산은 감독, 코치가 아닌 선수들이다"라 강조했다.
지킬 것 다 지키면서 이기는 경기를 하려니 어려운 게 사실이다. 허문회 감독은 "(중간투수는)1년에 65이닝 정도면 되지 않겠나. 규칙은 될 수 있는대로 지키려고 한다. 힘든 부분도 있다. 그래서 초반에 최대한 많이 돌려가며 기용했다. 조금만 더 참고 버티면 좋아 질 것이라 믿는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