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모차르트!'..신이 선택한 남자가 기적을 노래하다

[강민경의 전지적 덕후시점]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0.06.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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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신이 선택한 남자, 기적을 노래하는 남자!"

가수 겸 뮤지컬 배우 김준수가 올해로 뮤지컬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그에게 '모차르트!'를 빼놓을 수 없다. 뮤지컬 데뷔 작품이기도 하지만 모차르트와 김준수는 닮았기 때문이다. 모차르트가 김준수였고, 김준수가 모차르트였다.


뮤지컬 '모차르트!'(제작 EMK뮤지컬컴퍼니)는 최고의 천재성을 지녔지만 자유를 끊임없이 갈망하는 모차르트의 자유롭고 빛나는 청년기부터 그의 비극적이고 쓸쓸한 죽음에 이르는 삶의 여정을 인간적인 시선에서 풀어낸 작품이다. 지난 2010년 한국 초연 이후 통산 여섯 번째 공연으로 돌아왔다.

김준수는 '모차르트!'에서 볼프강 모차르트 역을 맡았다. 볼프강 모차르트는 자유를 갈망하는 천재 작곡가다. 천재 음악가로서의 운명과 자유에 대한 갈망 사이에서 끝없는 내적 갈등을 지속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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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김준수는 딱 10년 만에 모차르트로 돌아왔다. 초연 당시 그는 마치 본인의 삶을 투영한 듯 연기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모차르트를 연기하는 그의 모습에서 여전히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연기로 진정성을 더했다.

'모차르트!'처럼 김준수가 무대 위에 내내 있었던 적도 없었다. 또한 10년간 무대에서 연기했던 캐릭터를 되짚어보면 '모차르트!'만큼 감정의 결이 점점 깊어졌던 캐릭터는 없었다. 극의 흐름이 진행될수록 김준수는 철 없이 자유를 갈망하는 모차르트에서 피폐해지는 모차르트를 완벽히 그려냈다.

김준수의 감정 연기가 돋보이는 '모차르트!'이기도 하지만, 볼거리 역시 시선을 압도한다. 당시 오스트리아의 궁정을 묘사했고, 의상도 화려하다. 무대에서는 시시각각 턴테이블과 리프트가 움직인다. 김준수는 움직이는 이 무대를 통해 넘버를 부르며 다양한 감정을 드러낸다. '모차르트!' 속에서 김준수의 의상은 1막에서 2번('서곡'에서는 김준수가 아닌 스윙이다), 2막에서는 3번 바뀐다. 1막에서는 재킷의 색이 변할 뿐 2막에서는 재킷의 색과 블라우스 그리고 청바지와 신발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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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모차르트!'의 대표적인 넘버는 '나는 나는 음악', '황금별', '너는 내 운명 피하고 싶어',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 등이 있다. 김준수는 '나는 나는 음악'을 통해 천재 음악가의 면모를 자유자재로 나타낸다. 여기서 눈 여겨봐야 할 부분은 김준수가 떠오르는 악상을 손짓으로 표현하는 것과 감정이다. 아이돌 출신답게 몸 쓰는 게 부드럽다. '나는 나는 음악'에 맞춰 머릿속에 그려지는 악상을 관객석까지 전달한다. '황금별'은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신영숙, 김소현 분)의 넘버지만 자유를 갈망하는 모차르트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 이를 듣는 김준수는 벅찬 감동을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그려낸다.

1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내 운명 피하고 싶어'를 통해서는 자유를 얻은 듯 환호하지만 결국 벗어날 수 없다는 걸 깨닫는 모습을 선보인다. "난 자유다"라고 외칠 땐 웃음을 짓게 만들지만 이내 안타깝게 만든다. '내 운명 피하고 싶어'를 열창한 뒤 자유를 향해 뛰어내리는 시그니처 동작도 눈을 떼서는 안될 장면 중 하나다. 1막에서는 밝은 모차르트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기에 곳곳에 김준수의 센스를 엿볼 수 있는 애드리브를 기대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굳이 꼽자면 넘버 '나는 쉬네카더', '신이 선택한 남자'에서 선보이는 동작과 콜로레도 대주교(민영기, 손준호 분)와 함께 '티키타카' 대사를 주고 받는 '빈에 남겠어'다.

2막에서 부르는 '사랑하면 서로를 알 수 있어' 넘버에서는 콘스탄체 베버(김소향, 김연지, 해나 분)에게 사랑에 빠진 느낌을 아주 사랑스럽게 표현한다.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윤영석, 홍경수 분)에게 상처 받은 마음을 노래하는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에서는 멘탈이 흔들리는 모습을 나타낸다. 10년 동안 겪어왔던 김준수의 감정이 여기에 모두 함축한 듯 했다. 2막의 클라이맥스는 단연 '레퀴엠 의뢰'다. 신영숙과 앙상블이 만들어내는 '레퀴엠 의뢰'는 전율을 일으킨다. 그 뒤로 김준수는 피아노 앞에서 1막에서 보여줬던 악상을 떠올리며 웃는 모습과 달리 괴로운 모습으로 작곡하는 걸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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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김준수는 그렇게 무대 위에서 모차르트로 150분을 꽉 채운다. 모차르트 내면에 존재하는 천재성을 상징하는 조그마한 아마데(이시목, 김승후, 이시준 분)와의 케미스트리도 좋다. 김준수는 '모차르트!'를 통해 모차르트가 김준수였고, 김준수가 모차르트였음을 증명했다. 앙코르곡인 '황금별'을 통해 김준수와 전 출연진이 함께 기적을 노래한다.

추신 : 1. '모차르트!'는 왼쪽, 오른쪽 가리지 않고 무대 전체를 폭넓게 사용한다. 김준수가 그리는 모차르트의 감정을 조금 더 세밀하게 보고 싶다면 오른쪽 블럭에 앉는 걸 추천한다. 물론 귀여운 모습도 오른쪽 블럭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다.

2. '모차르트!'가 공연되는 세종문화회관은 방역 등에 힘쓰고 있다. QR코드를 통한 자가문진표를 작성하고 있으며, 입장 시 꼼꼼하게 발열 체크하고 있다. 이에 관객이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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